"美 연내 2회 금리인하" 전망 재등장…원화값 5개월만에 최대반등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4. 5. 16.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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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인하론 확산
車값 하락이 이끈 美CPI 둔화
美 10년물 국채금리 '휘청'
장중 0.1%P 하락 4.3% 기록
원화값 24원 급등한 1345원
월가, 9월·12월 금리인하 예상
美고용시장 과열도 다소 진정

◆ 금리인하론 확산 ◆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둔화로 기준금리 인하 불씨가 되살아나면서 한미 증시가 큰 폭으로 올랐고 달러당 원화값은 5개월 만에 최대로 상승했다.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미국 금리 인하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된 가운데 핵심 지표인 CPI가 올 들어 처음 하락하며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기 때문이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4.1원 급등한 13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26일(1339.5원) 이후 최고치로, 종가 기준 전 거래일 대비 상승폭은 작년 12월 14일(24.5원) 이후 최대치다. 전날 뉴욕증시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으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등 3대 주요 지수가 모두 최고점을 경신한 영향이다. S&P500지수는 5300선을 처음 돌파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원화값이 1300원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생산자물가지수(PPI)에 이어 CPI까지 시장이 기대했던 수준에 부합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부각되자 그동안 과대평가됐던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금리 인하 기대감에 힘입어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하고 달러도 약세를 나타냈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CPI 발표 이후 장중에 전장 대비 0.1%포인트가량 떨어진 4.34%를 기록하기도 했다. 한 달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이날 104대로 5주 만에 최저치로 내려왔다.

초약세로 고전하던 엔화도 모처럼 올랐다. 달러당 엔화값은 미국 4월 CPI 발표 전 달러당 155엔 후반대에서 거래됐다가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153엔대까지 급등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트레이더들이 사상 최고로 마감한 미국 주요 증시를 보며 환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국내 증시에도 훈풍이 불었다. 16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0.83% 상승한 2753.00으로 마감했으며 장 초반에는 2770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4264억원, 593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CPI 상승률이 올해 처음 둔화한 배경으로는 상품물가가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좀처럼 꺾이지 않던 서비스 물가까지 둔화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15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4월 CPI 보고서에 따르면 CPI 상승률 둔화는 신차와 중고차 가격 하락 등 상품물가 안정이 결정적이었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음료를 제외한 상품물가는 지난달 전년 동월 대비 1.3% 떨어졌고, 전월 대비로는 0.1% 하락했다.

특히 중고차 값은 지난달 전년 대비 무려 6.9% 하락해 주요 항목 중 가장 크게 떨어졌다. 신차 값도 0.4% 하락했다. 팬데믹 당시 불거졌던 차량용 반도체 등 부품 공급망 문제가 해소되면서 자동차 값의 거품이 제거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너지를 제외한 서비스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3% 상승해 전월(5.4%)보다 소폭 둔화했다. CPI에서 단일 항목으로는 가장 비중이 높은 주거비는 지난달 전년 대비 5.5% 상승해 전월(5.7%)보다 둔화됐다.

다만 자동차 보험료는 지난달 전년 대비 무려 22.6% 상승해 주요 28개 항목 중 가장 많이 올라 물가 안정에 불안 요소로 분석됐다. 최근 기후이상에 따른 자연재해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미국 일부 지역 자동차 보험료가 크게 상승한 게 원인이다.

CPI 둔화에 따라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는 커졌다. 에버코어 등 월가 기관과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9월과 12월 두 차례로 점쳐졌다. 불과 며칠 전만 해도 많아야 한 차례라는 분위기에서 바뀐 것이다. 페드워치에서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은 전날 65% 수준에서 73.8%로 껑충 뛰었고 12월은 64%로 올랐다. 일각에서는 7월에 내릴 것이라는 가능성도 제기됐다.

다만 지난 1~3월 CPI가 예상보다 높은 상승세를 기록한 것을 감안할 때 4월 한 달 CPI가 둔화했다고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신하긴 이르다는 주장도 나온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한 차례 지표가 아닌 어느 정도 시간에 걸친 지속적인 지표가 금리 인하를 위한 확신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16일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5~11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전주 대비 1만건 감소한 22만2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시장 전망치 22만건은 상회했다. 또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5월 제조업활동지수도 지난달 15.5에서 대폭 줄어든 4.5를 기록했다. 시장전망치 7.7을 하회했다. 시장에서는 과열됐던 미국 노동시장이 식고 있고, 산업 경기 활황세가 줄어들고 있는 만큼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결정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 윤원섭 특파원 / 임영신 기자 / 명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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