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 망가질 대로 망가진 류준열, 영혼 갈아 넣은 한재림 감독의 '더 에이트 쇼'

장다희 2024. 5. 16.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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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에이트 쇼' 류준열, 배성우가 지질한 캐릭터를 찰떡 소화, 망가질 대로 망가진다.

iMBC 연예뉴스 사진

17일 넷플릭스 시리즈 'The 8 Show(더 에이트 쇼, 극본·연출 한재림)'가 공개된다. 8명의 인물이 8층으로 나뉜 비밀스런 공간에 갇혀 '시간이 쌓이면 돈을 버는' 달콤하지만 위험한 쇼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한재림 감독은 글로벌 누적 조회수 3억 뷰를 기록한 배진수 작가의 웹툰 '머니게임', '파이게임'을 자신만의 스타일로 새롭게 각색했다. 한 감독은 '더 에이트 쇼'에 대해 "인생에 나락에 빠진 8명의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포기하려던 순간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포기한 시간을 사겠다는 제안을 받는다. 어떻게 시간을 쌓을까를 고민하면서 벌어지는 희비극"이라고 소개했다.

거액을 받을 수 있는 게임에 참가, 쇼가 진행되는 장소, 통일된 의상, 부여 받은 번호 등 설정을 보면 456억 원의 상금이 걸린 의문의 서바이벌에 참가한 사람들이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목숨을 걸고 극한의 게임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담은 넷플릭스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올 상반기부터 넷플릭스는 이렇다할 히트작을 내지 못하고 있었다. 끝임없이 작품을 공개 했지만 극명한 호불호가 갈렸고, 각종 잡음 속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닭강정', '종말의 바보'가 그 대표적 예다. 이런 상황 속 '더 에이트 쇼'가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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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작품은 배우 한소희와 공개 연애 2주 만에 결별, 환승연애, 그린워싱 의혹으로 한창 화제가 된 류준열과 과거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빚은 배성우를 캐스팅, 또 이열음과 한재림 감독의 열애설 등으로 공개되기도 전부터 화제가 된 작품이다.

자연스럽게 제작발표회는 해명과 설명, 사죄의 장이 됐다. 작품에 대한 이야기 보다는 논란에 대한 해명과 사죄가 주를 이뤄 작품은 뒷전으로 밀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뭐 얼마나 재밌겠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간만에 넷플릭스에 볼 만한 작품이 나왔다.

언론에 선공개된 '더 에이트 쇼'는 여러 이해관계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 군상들의 이야기였다. 시간이 흐르면 돈이 쌓이고, 시간이 소진되면 쇼가 끝나는 독특한 규칙 안에서 류준열부터 천우희, 박정민, 이열음, 박해준, 이주영, 문정희, 배성우는 돈이라는 욕망을 손에 쥐기 위해 누구도 말릴 수 없는 불도저 같은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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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중 가장 눈에 띈 참가자는 빚 때문에 목숨을 포기하려 한 '3층' 류준열이었다. 빚쟁이에 쫓기다 한강 다리 위에서 목숨을 포기하려 했는데 기가 막히게 돈이 입금되고 '더 에이트 쇼' 초대장을 받게 된다. 다 포기하고 소정의 차비 2000만 원을 들고 나가려 했지만, 더이상 잃을 게 없고 엄청난 시급에 눈이 멀어 쇼에 참가한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죽어라 했는데 달랑 22만 원을 번 3층에게는 다시는 없을 일생일대의 기회였을 것.

류준열은 '쇼에 참가한 후 팬티 바람부터 페트병에 소변, 플라스틱에 대변, 폐박스를 깔고 폐신문지를 덮고 자는 등 파격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궁상맞고 지질해 보여 3층은 잠시 '현타'가 온 듯 영혼이 나간 표정을 지어 보였으나 1분에 3만 원씩 차곡차곡 쌓이고, 시급을 계산해 보니 180만 원이란 걸 깨닫자 처음과는 다르게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고 어깨는 점점 치켜 올라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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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의 팬티 바람, 대소변 연기를 보고 충격에 허우적 거리고 있을 때 참가자 중 유일한 브레인 '7층' 박정민의 '코코더'(코 리코더)가 나와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아마 이 작품에서 절대 놓쳐선 안 될 명장면으로 꼽힐 것. 박정민은 8명 중 가장 지적이고 분석적인 캐릭터의 참가자로 등장하는데, 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가장 먼저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한다. 매사 진중한 모습을 보이다 시간을 벌기 위해 자진해서 장기자랑으로 '코코더'를 선보이는데 그야말로 혼을 갈아 넣어 명장면을 탄생 시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자유분방한 '8층' 역의 천우희는 새로운 공간과 사람들, 상황에 강한 호기심을 느끼며 유일하게 쇼를 즐기는 인물이다. 남들은 휴지 한 장이라도 아끼려 노력하는데 8층은 옷에 탕진하는 등 상식 밖의 사고방식을 가져 참가자들을 곤혹스럽게 만든다. 욕망을 대변하는 캐릭터인 만큼 표현 수위도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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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층' 이열음은 눈치 100단에 야무진 기회주의자로 나온다. 자기 손해는 절대 보지 않지만 늘 찡찡거려 비호감 캐릭터다. '2층' 이주영은 초반에는 비호감으로 나오다가 점점 호감으로 바뀐다. 8명의 참가자 중 가장 뛰어난 운동 신경을 갖고 있고, 불의를 참지 못하는 인물이다. '5층' 문정희는 쇼의 평화주의자다. 모두가 갈등 없이 잘 지내기를 바라고 참가자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불화를 중재하며 주변을 항상 챙긴다. 세 사람은 모두 각자에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며 진짜 같은 가짜 컨셉을 아주 리얼하게 표현해 낸다.

배성우는 한 쪽 다리가 불편한 '1층'으로 등장한다. 사실 음주운전으로 논란을 빚은 후 캐스팅 돼 그가 어떤 역할로 나올지 궁금증을 높였다. 1층은 한 쪽 다리에 장애가 있어, 참가자 중 유일하게 몸이 불편한 인물이다. 묵묵하게 쇼를 이어가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찾는데 집중한다. 다 함께 계단 오르기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다리에 장애가 있는 탓에 늘 뒤쳐진다. 주먹으로 쇼를 이어가는 깡패 '6층' 박해준은 늘 뒤쳐진 1층이 눈엣가시였는지 주먹으로 패거나 다리를 짓밟는 등 거침없는 폭행을 가한다. 배성우는 한 쪽 다리가 정말 불편한 거 아니야?라는 느낌을 줄 정도로 리얼한 연기를 선보인다. 음주운전으로 작품에 폐를 끼친 건 사실이지만 최선을 다해 연기한 게 느껴질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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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림 감독의 감각적이고 세련된 연출이 눈에 띈다. 한 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전개와 매 화 새로운 서사를 품은 인물이 등장해 한 화가 끝나면 다음 화가 기대되는 상황이 펼쳐졌다. 한 감독은 인트로 영상도 대충 만들지 않았다. 한 회차마다 활약하는 인물을 인트로 영상에 배치, 평범한 줄 알았던 인트로 음악은 갑자기 템포가 빨라지더니 '렉'걸린 것 처럼 만들어 두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회당 재생 시간은 4~50여 분 미드폼으로 제작돼 호흡이 빠르고 끊임없이 긴장감을 안긴다. 짧지만 회차마자 각 인물들을 골고루 볼 수 있다. 각 인물의 관계와 내면을 세심하게 풀어가려 한 감독의 노력이 엿보인다.

이 작품은 한재림 감독의 첫 시리즈물이고 지난 2022년 개봉한 영화 '비상선언'이 호불호가 갈린 데다 '역바이럴' 의혹까지 제기되는 등 쓴맛을 맛본 뒤 내놓는 새 작품이라는 점에서 일찍이 주목을 받아왔다. 막상 보니 '비상선언'과는 다르게 '이를 갈고 작정하고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모든 면에서 디테일하고 섬세하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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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공개 전, 배우들의 사생활 논란으로 작품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라는 우려가 나왔으나 기상천외한 설정, 탄탄한 각본과 이야기에 빠져들게 만드는 실감나는 연출로 시청자들을 매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더 에이트 쇼'는 17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iMBC 장다희 | 사진 iMBC DB,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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