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파동을 '색채'로 인식하는 뇌 회로 찾았다

이병구 기자 2024. 5. 1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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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는 빨간색이다." 우리는 매일 눈에 보이는 색깔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색이라는 개념은 우리 뇌에서만 존재한다.

신경과학자들이 초파리의 뇌에서 빛을 색깔로 인식하는 신경 회로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루디 베니아 미국 컬럼비아대 주커만연구소 수석연구원팀이 초파리의 뇌에서 빛의 파장을 색깔로 인식하는 회로를 처음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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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이 초파리의 뇌에서 빛을 색깔로 지각하는 신경 회로를 발견했다. Columbia's Zuckerman Institute 제공

"딸기는 빨간색이다." 우리는 매일 눈에 보이는 색깔을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사실 색이라는 개념은 우리 뇌에서만 존재한다. 색은 눈이 감지한 빛의 파장의 길고 짧음을 인지해서 뇌가 구성한 '지각'인 셈이다. 신경과학자들이 초파리의 뇌에서 빛을 색깔로 인식하는 신경 회로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루디 베니아 미국 컬럼비아대 주커만연구소 수석연구원팀이 초파리의 뇌에서 빛의 파장을 색깔로 인식하는 회로를 처음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16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신경과학'에 공개했다. 

감각 신호를 지각으로 전환하는 능력은 생물의 생존에 중요하다. 예를 들어 꿀벌이나 초파리 등 일부 생물에게 사람이 감지할 수 없는 자외선의 '색'을 지각하는 것은 중요한 능력이다. 많은 식물종이 곤충을 꽃가루로 유인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외선 영역의 색깔을 띠기 때문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동물의 뇌에서 빨간색, 초록색 등 특정 색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는 신경세포가 발견됐지만 색깔에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신경의 메커니즘을 추적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초파리 뇌에 있는 약 13만 개의 신경세포와 5000만 개의 시냅스가 어떻게 연결됐는지 자세히 나온 지도인 '초파리 뇌 커넥톰(Connectome)'을 참고해 초파리의 뇌세포를 관찰했다. 시냅스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신호가 전달되는 연결 부위다.

연구팀은 뇌세포 관찰을 통해 초파리의 색깔 선택성에 관여하는 신경 회로를 찾고 이를 수학 모델로 만들었다. 이어 회로를 시뮬레이션하며 신경 회로의 색깔 선택 기능을 확인했다. 초파리 유전자를 조작해 신경 회로 일부를 차단하자 색깔에 선택적으로 반응하던 신경 세포가 기능을 잃었다.

베니아 연구원은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인식하냐는 질문은 간단해 보이지만 답하기 어렵다"며 "색 인식의 신경 회로 원리를 밝힌 우리의 새로운 발견이 소리, 맛 등 모든 종류의 지각을 뇌가 어떻게 만들어내는지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병구 기자 2bottle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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