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뺑소니' 김호중, 공연 강행하나…"대체자 섭외 힘들어"(종합)

최주성 2024. 5. 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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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앞둔 공연만 3개…소속사는 강행 의사
KBS "김호중 출연할 경우 KBS 로고 빼라"
"뺑소니 별일아냐" 감싸는 팬·싸늘한 여론 극명히 엇갈려
김호중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최주성 임순현 기자 =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의 경찰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김호중이 출연하기로 예정된 공연의 진행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6일 가요계와 공연계에 따르면 김호중의 소속사는 공연에 출연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반면, 공연 주최 측인 KBS는 공연 주관사에 대체 출연자 섭외를 요구하고 있다.

김씨의 출연을 둘러싸고 팬과 대중의 반응이 선명히 엇갈리는 데다, 공연이 취소될 경우 막대한 규모의 위약금이 발생할 것으로 보여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포스터 [KBS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계 정상급 연주자 협연 어찌 되나…"혐의 따라 진행 여부 결정"

현재 김호중이 출연을 앞둔 공연은 3개다.

김씨는 오는 18∼19일 경상남도 창원 스포츠파크 실내체육관과 6월 1∼2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를 개최한다.

이 투어는 김씨의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가 주최하는 공연으로, 김씨는 사고 직후인 지난 11∼12일 경기도 고양에서 열린 투어 일정을 그대로 소화했다.

김씨는 오는 23∼24일에는 KBS 주최로 서울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클래식: 김호중&프리마돈나'(이하 '슈퍼 클래식') 무대에 선다.

이 공연은 빈필하모닉, 베를린필하모닉 등 세계 최정상 악단의 현역 단원들이 내한하는 공연으로 관심을 모았다. 김씨는 메인 게스트로 출연해 소프라노 아이다 가리폴리나와 함께 무대를 꾸밀 예정이다.

김씨 소속사는 정해진 일정을 모두 소화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소속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김호중은 예정된 공연에 그대로 출연한다"고 말했다.

앞서 소속사 측은 사고 소식이 알려진 지난 14일에도 팬카페 '트바로티'에 "예정된 공연을 일정 변동 없이 진행한다"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슈퍼 클래식'의 경우 주최인 KBS가 공연 주관사인 두미르에 김씨를 다른 출연자로 대체할 것을 요구한 상황이다. KBS는 오는 20일까지 두미르의 공식 답변이 없으면 'KBS 주최' 명칭과 로고 사용을 금지하는 등의 조치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주관사는 현재 공연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BS가 요구한 대체자 섭외에 관해서는 공연이 임박한 상황에서 대체자를 찾기 힘들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연 관계자는 "일정이 촉박해 대체자를 찾기도 어렵고, 찾더라도 합을 맞추기가 힘들다"며 "KBS가 20일까지 답변을 요청한 상황이라 내부적으로 대체자 섭외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호중 [생각엔터테인먼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별일 아냐" 감싸는 팬·싸늘한 여론 엇갈려

김씨의 출연을 바라보는 팬과 대중의 입장은 극명히 엇갈린다.

팬들은 김씨를 두둔하며 공연 출연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일부 극성팬은 뺑소니 혐의에 관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다'고 말하는 등 왜곡된 인식을 보이기도 했다.

이날도 팬카페에는 "우리는 호중이 믿는다", "우리 별님(김호중 별명) 힘냅시다" 등 김씨를 응원하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반해 여론은 김씨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뒤에도 자숙 없이 출연을 강행한다는 태도를 비판하고 있다.

일부 클래식 팬들은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공연을 주최하는 KBS를 상대로 김씨의 출연을 재고하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들은 지난 15일 온라인 클래식 커뮤니티인 'DC인사이드 클래식 갤러리'에 성명을 게재하고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성악가 김호중 씨가 공연을 강행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은 예술인으로서의 자질과 품격, 긍지를 심히 훼손시키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KBS가 클래식 음악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지켜나가 줄 것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공연 기획사는 공연을 취소해도, 강행해도 뒷말이 나오는 것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의 귀책 사유가 확실히 밝혀지기 전 공연을 취소할 경우 막대한 환불금과 위약금을 물어야 하는 것도 결정을 어렵게 한다.

일례로 티켓 가격이 15만∼23만원인 '슈퍼 클래식'은 예매 시작과 함께 양일 공연 2만석이 매진을 기록해 티켓 매출만 어림잡아 40억원에 달한다. 정상급 연주자와 성악가를 섭외하는데 들어간 출연료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연 관계자는 "환불과 위약금 문제가 있어 공연 전면 취소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DC인사이드 클래식 갤러리' 성명문 [DC인사이드 클래식 갤러리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김씨는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마주 오던 택시와 충돌한 뒤 달아난 혐의(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를 받고 있다.

그의 매니저가 사고 3시간여 뒤인 10일 오전 2시께 김씨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고 진술했고, 김씨는 사고 17시간 뒤인 다음 날 오후 4시 30분 경찰에 출석해 조사받았다.

경찰은 김씨가 음주운전 여부와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를 수사하고 있다.

김씨 소속사 대표는 이날 음주운전 의혹을 전면 부인하며 자신이 매니저의 대리 출석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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