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의 창] 구글이 세계 최대 제약기업 되는 날

2024. 5. 1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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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오픈AI와 구글에서 하루의 시차를 두고 GPT와 제미나이 최신 버전을 발표했다.

2017년 구글에서 트랜스포머 어텐션을 발표한 이후 세상이 온통 생성형 열풍에 휩싸인 가운데 딥마인드는 집요하게 최적화 AI에 매달리고 있다.

2012년 AI 혁명과 2017년 AI 2차 혁명 이래 판을 주도해오던 구글은 한 수 아래로 보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대주주가 되면서 추격자 입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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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성공에 가려졌지만
바이오제약 등 복잡한 작업
기술혁신은 최적화AI가 담당
딥마인드의 알파폴드 필두로
구글 신약개발史 새로 쓸 준비

지난주 오픈AI와 구글에서 하루의 시차를 두고 GPT와 제미나이 최신 버전을 발표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질주하고 있다. 이제 사람보다 나은 콘텐츠 생성이 이상하지 않다. 필자는 여기에 한마디를 더하는 대신 생성형 AI의 질주에 가려 상대적으로 덜 드러난 최적화 AI 트랙 이야기를 하려 한다.

전형적 생성형 AI는 지금까지의 문맥과 확률적으로 가장 잘 어울리도록 출력을 순차적으로 내뱉는다. 예를 들어 단어 조각, 이미지 조각, 소리 조각 같은 것을 하나씩 차례로 내뱉는다. 반면 최적화 AI는 출력이 한꺼번에 나온다. 예로 단백질 3차원 구조 문제는 300개 아미노산 서열이 주어지면 3차원 실수 좌표 300개가 한꺼번에 나온다. 출력이 훨씬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이다. 최적화 AI 분야의 원톱은 단연 구글 딥마인드다. 원래 스타트업으로 구글에 인수돼 현재는 구글의 한 사업부가 되었다.

2012년 딥러닝(심층학습) 혁명을 점화시킨 당시 64세의 제프리 힌턴 교수는 그해 말 직원 3명인 회사를 등록만 해놓고 회사를 경매에 부쳤다. 사실상 자신을 경매에 부친 것이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바이두, 딥마인드 4개 회사가 참여해서 구글이 600억원 정도 가격에 힌턴을 차지했다. 바이두가 더 많은 액수를 베팅했지만 힌턴은 중국 회사에 자신을 팔고 싶지는 않았던 것 같다. 재미있게도 영국의 데미스 허사비스란 천재가 세운 조그만 스타트업이었던 딥마인드란 회사가 경매에 참여했다. 현금이 없으니 회사 주식으로 주겠다고 했다. 대단한 배포다. 1년 후 딥마인드는 8000억원 정도의 가치로 구글에 인수된다. 인수 2년 후인 2016년 딥마인드는 알파고로 파란을 일으킨다. 2018년에는 천년의 도전이란 별명이 붙은 단백질 3차원 구조 예측 대회(CASP)에서 압도적인 차이로 우승한다(알파폴드-1). 2019년에는 스타크래프트 게임을 프로게이머 수준으로 해내는 AI 프로그램을 선보인다(알파스타). 여기까지는 2차 AI 혁명을 이끌고 있는 트랜스포머 이전의 기술을 사용했다.

2017년 구글에서 트랜스포머 어텐션을 발표한 이후 세상이 온통 생성형 열풍에 휩싸인 가운데 딥마인드는 집요하게 최적화 AI에 매달리고 있다. 2020년 알파폴드-2(단백질 구조), 2022년 알파코드(코딩), 알파텐서(행렬곱셈 알고리즘), 2023년 알파데브(정렬), 2024년 알파지오메트리(기하학 증명)로 알파 시리즈를 계속 내놓는다. 이들은 모두 트랜스포머를 기반 기술로 한다. 딥마인드에서 진행 중인 최적화 문제들이 훨씬 다양할 것으로 짐작되는데 2020년부터 대략 1년에 하나꼴로 성공작이 나오는 것을 보면 만만치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

딥마인드는 이달 초 알파폴드-3을 발표하고 단백질뿐만 아니라 RNA, 분자구조 등으로 확장하고 사실상 제약 분야에 진출했다. 예사로 몇조 원이 들던 신약 개발은 10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다. 구글이 세계 최대 제약기업이 될 수도 있다. 엔비디아도 이미 다음 타깃으로 바이오 분야를 지목하고 바이오 플랫폼 바이오니모를 오픈한 바 있다. 프로그래밍, 공정, 스케줄링, 캠페인, 투자 분야 등이 그다음 후보들이 될 것이다. 학계에서도 각종 난제를 공략하는 트랜스포머 기반의 최적화 연구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2012년 AI 혁명과 2017년 AI 2차 혁명 이래 판을 주도해오던 구글은 한 수 아래로 보던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의 대주주가 되면서 추격자 입장이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주가가 날아가는 사이 구글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구글은 이제 역사를 다시 쓸 준비가 된 것 같다. 거기 최적화 AI의 원톱 딥마인드가 큰 자리를 차지할 것이다.

[문병로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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