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 업고 튀어’에 오점 남긴 원초적 개그 코드[스경연예연구소]

김희원 온라인기자 2024. 5. 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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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선재 업고 튀어’ 포스터. 사진 tvN



“원초적 웃음 겨낭, 매번 성공적일까?”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로맨스를 잡았다면 코미디도 같이 보여야 할 터. 웃음 코드에 생리현상과 더러움 등 원초적인 개그를 택한 작품들에 시청자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최근 화제를 모은 드라마 tvN ‘선재 업고 튀어’는 2023년을 살아가던 임솔(김혜윤)이 15년 전인 2008년으로 회귀해 류선재(변우석)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tvN ‘선재 업고 튀어’



가수 윤하의 ‘우산’, 김형중의 ‘그랬나봐’ 등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그 시절 감성과 함께 김혜윤과 변우석의 설레는 로맨스를 담은 작품은 수많은 ‘선친자’(선재 업고 튀어에 미친 자)를 탄생시켰다.

그러나 두 사람의 로맨스에 열광한 시청자들은 드라마 전개 도중 사용된 개그 소재에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tvN ‘선재 업고 튀어’



앞서 ‘선재 업고 튀어’에는 속옷과 생리현상을 비롯해 민망한 장면이 여럿 보여졌다. 여기에는 임솔의 친구 이현주(서혜원)가 임금(송지호) 앞에서 바지에 대변 실수를 하는 장면부터 임솔(김혜윤)이 류선재(변우석)와 함께 탄 버스에서 소변을 참지 못 하고 중도하차하는 장면, 임솔을 괴롭힌 선배가 볼일을 보는 중 문이 열려 복수 당하는 장면 등이 전파를 탔다. 여기까지는 애교였다.

특히 14일 방영된 12회에는 단수된 상태에서 머리를 감은 류선재의 아버지가 화장실 문이 잠겨 변기 물을 사용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시청자들은 “더러운 개그 이제 그만하면 좋겠다” “이젠 뇌절이다” “코믹 요소가 너무 불필요하게 나와서 맥이 끊긴다”는 반응을 보였다.

JTBC ‘킹더랜드’ 포스터. 사진 JTBC



지난해 방영해 인기를 끈 JTBC ‘킹더랜드’ 역시 원초적 소재로 억지 개그로 아쉽다는 시청자들의 의견이 있었다.

호텔기업 ‘킹’ 그룹의 후계자인 구원(이준호)과 호텔리어로 일하고 있는 천사랑(임윤아)의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는 두 사람의 첫 만남부터 원초적 웃음 코드가 등장했다.

JTBC ‘킹더랜드’



천사랑은 호텔 헬스장에서 ‘똥습’(운동기구에 묻은 땀) 닦는 일을 하다 구원을 성희롱범으로 오해하는가 하면, 천사랑이 구원이 묵는 스위트홈 화장실에서 대변을 보다가 투명 유리창으로 재회해 민망함을 안겼다.

1회부터 등장한 생리현상 장면에 당시 누리꾼들은 “1회부터 대본이 이상하다” “기억나는게 똥밖에 없다” “구시대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



하지만 원초적인 장면이 늘 실패하는 것은 아니다. MBC ‘지붕 뚫고 하이킥’(2009)에 출연한 신세경의 대사 “준혁 학생~ 팬티 찾았어요!”는 아직까지도 회자된다. 이 작품은 대변, 생리현상, 속옷 등의 소재가 자주 나와도 ‘웃음’이 주요 목적이라는 시트콤의 특징 속에서 당당히 살아남았다.

웃음이 먼저냐, 로맨스가 먼저냐의 문제에서 이번 ‘선재 업고 튀어’ 시청자들은 억지스러운 웃음코드는 덜고 드라마 서사에 맞는 유머를 더하기를 원하는 반응이다. 임솔을 지켜보다 실수로 19금 비디오 테이프를 빌리는 웃픈 장면은 ‘주인공들의 서사를 연결하기 때문에 괜찮다’는 평가다.

‘선재 업고 튀어’는 큰 화제 속에 종영까지 단 4회를 남겨두고 있다. 작품이 무리한 개그 욕심에서 벗어나 달달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김희원 온라인기자 khil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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