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중순 맞나요 … 설악산에 40㎝ 폭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5일 오후부터 강원 북부 산간에 대설특보가 내려지면서 고지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였다.
강원 산간에서 5월까지 눈이 내리는 현상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달 초에 폭우가 내리고 중순에는 처음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되는 등 때 아닌 날씨로 농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강원 산지에서 5월에 눈발이 날리는 일은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5월 중순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것은 1999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北찬공기·南수증기 충돌"
5월 중순 최초 대설주의보
강원 산간 10㎝ 이상 쌓여
고산지대 채소 농가 직격탄
지난 15일 오후부터 강원 북부 산간에 대설특보가 내려지면서 고지대를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였다. 초여름을 코앞에 둔 5월에 폭설이 내린 것이다. 강원 산간에서 5월까지 눈이 내리는 현상이 아주 드문 일은 아니지만, 이달 초에 폭우가 내리고 중순에는 처음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되는 등 때 아닌 날씨로 농가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16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인 15일부터 해발고도 1000m 이상인 강원 산지에서 10㎝ 이상의 매우 많은 눈이 쌓였다. 기상청이 레이더를 통해 측정한 강원 고성과 인제 경계에 있는 향로봉에는 이날 오전까지 14.9㎝의 눈이 쌓였다. 설악산국립공원사무소가 자체적으로 측정한 기록에 따르면 이날까지 설악산에도 중청대피소에 20㎝, 소청대피소에는 40㎝에 달할 정도로 많은 눈이 쌓였다. 평창 대관령면에 위치한 발왕산도 10㎝ 이상의 눈을 기록했다.
강원 산지에서 5월에 눈발이 날리는 일은 종종 발생하지만 이번처럼 5월 중순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것은 1999년 기상 관측 이래 처음 있는 일이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앞서 가장 늦게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기록은 2021년 5월 1일로, 전체 5월을 기준으로 보면 3년 만이다. 또 설악산에서는 2020년 5월 19일 이후 가장 늦은 시기에 눈이 내렸다고 한다. 대설주의보는 이날 오전 9시부로 해제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폭설이 내린 까닭은 시베리아 부근에서 남하한 영하 34도의 찬 공기와 남풍을 타고 남쪽에서 유입된 수증기가 충돌하면서 비가 내린 데다, 찬 공기의 영향으로 강원 북부 산지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서 눈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특히 15일 오후부터 북쪽의 찬 공기가 남하하고 동해수온의 영향으로 저기압이 폭발적으로 발달하면서 동쪽 지역을 중심으로 강수량이 증가했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내려와 한국 대기 상부를 지배하거나 기압 영향으로 남쪽에서 수증기가 유입되는 현상은 각각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며 "두 가지 원인이 동시에 만난 데다 해발고도가 높은 강원 산지 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면서 많은 눈이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현상이 이례적이기는 하지만 이상기후 현상은 아니며, 요인이 맞아떨어지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최근 찬 공기가 자주 남하하는 현상 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백민 부경대 환경대기과학과 교수는 "우연에 의한 폭설이 맞는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들어 꽃샘추위가 잦아지는 등 4~5월에 찬 공기가 자주 남하하는 경향이 있다"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2021년에도 5월에 폭설이 내리는 등 기록적이고 이례적인 현상이 연속해서 발생하는 것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2021년 5월에는 22년 만에 강원 산지에 대설특보가 내려져 대관령 등에 많은 눈이 내렸다.
잦은 비와 폭설로 전국에서는 농작물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해발고도 1100m의 강릉 안반데기 마을에도 많은 눈이 내리면서 산나물이 어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산나물은 5월 초순~중순이 수확기인데, 제때 수확하지 못하면 상품성이 떨어진다. 해발고도 1256m인 평창 미탄면 청옥산 정상 육백마지기에도 눈이 쌓여 고랭지 채소 재배 농가에 피해가 예상된다.
금요일인 17일에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전국이 다시 맑은 날씨를 보이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7∼15도, 낮 최고기온은 22∼28도로 예보됐으며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아침 기온이 10도 내외, 강원 내륙·산지는 5도 이하로 평년보다 조금 낮겠으나 낮부터 점차 기온이 상승할 전망이다.
[박동환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파탄”…결혼 7년만에 이혼소송 낸 매킬로이 - 매일경제
- “엄마! 어디 계세요!”…몇시간 동안 미동 없자 S24 울리고 로봇청소기가 찾았다 - 매일경제
- “보물섬이 따로없네”…600평에 천명 모여사는 ‘이 섬’ 대박났다, 뭐길래 - 매일경제
- 슬로바키아 총리에 암살기도…“생명 위독” - 매일경제
- 형제애 강조한 故조석래회장 "둘째도 상속재산 줘라" 유언 - 매일경제
- [단독] SK, 시총4조 SKIET 매각…“배터리 사업 재편나선다” - 매일경제
- “챗GPT가 써준 논문에 사기당해” 학술저널 줄줄이 폐지 - 매일경제
- [단독] 84만 女카페서 ‘여성판 N번방’…남성 나체사진 올리고 성희롱 - 매일경제
- [속보] 강원산지에 ‘5월 중순 대설특보’ 매우 이례적…최대 7㎝ 적설 - 매일경제
- 전 맨유 슈퍼스타, 제2의 음바페 찾는 영화 출연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