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남자’ 촬영지 ‘구준표 섬’ 프랑스령 뉴칼레도니아에 비상사태 선포

유재인 기자 2024. 5. 1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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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누벨칼레도니의 수도 누메아의 한 도로가 막혀 있다. 프랑스는 15일 프랑스령 해외 영토인 누벨칼레도니에서 유권자 확대 개정안 반대 시위가 확대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AFP 연합뉴스

2008년 인기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로 유명한 남태평양 프랑스령 누벨칼레도니(영어명 뉴칼레도니아)에서 프랑스 정부의 개헌 시도에 원주민들이 반대하며 대규모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15일 프랑스 정부는 누벨칼레도니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가브리엘 아탈 총리는 “앞으로 몇시간 동안 우리의 최우선 순위는 질서와 평온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16일 오전부터 12일간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비상사태가 선포되며 프랑스 정부는 시민들에 대한 가택 구금, 무기 압수, 이동 제한 등을 실행할 수 있다.

이는 지난 13일부터 누벨칼레도니에서 시작된 개헌 반대 시위가 폭력 사태로 이어지며 이뤄졌다. 프랑스 하원은 12일 누벨칼레도니의 투표권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개헌안을 결의했다. 하원은 이날 자정 직후에 찬성 351표 대 반대 153표로 개혁안을 채택했고, 누벨칼레도니에서는 수도 누메아를 중심으로 격렬한 폭력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 정부에 따르면 이번 폭력 사태로 130명 이상이 체포됐고 300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으며, 시위에 참여한 원주민 3명 등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프랑스24등 현지 언론은 “1980년대 이후 프랑스 해외 영토에서 볼 수 있었던 최악의 불안”이었다고 보도했다.

프랑스 정부가 통과시킨 개헌안의 골자는 누벨칼레도니에서 10년 이상 거주한 주민들에 대해 지방의회 선출 선거인단 자격을 부여한다는 내용이다. 누벨칼레도니는 1853년 프랑스의 식민지로 병합됐으나 1988년 마티뇽 협정과 1998년 누메아 협정을 통해 상당 부분 자치권을 부여받아 ‘특별 공동체’의 지위로 관리됐다. 프랑스령 특별공동체는 누벨칼레도니가 유일한데 이는 투표를 통해 프랑스로부터 독립이 가능한 지역을 의미한다.

누메아 협정의 내용 중에는 프랑스 본토나 다른 곳에서 이주한 이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기 위해 유권자 명부를 갱신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그러나 최근 프랑스 정부는 인구 구조가 변하며 누벨칼레도니 성인 인구 가운데 20%가 투표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개헌을 시도했는데, 원주민인 카나크족을 중심으로 누메아 협정 위반이라며 반대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이번 개헌이 친프랑스 정치인들에게 유리하고 자신들을 소외시킬 것이라고 우려한다.

앞서 누벨칼레도니에서는 2018년과 2020년, 2022년 세 차례 독립 찬반 주민투표가 실시되기도 했다. 모두 반대표가 우세하며 프랑스령으로 남아 있으나, 시위를 주도한 카나크족은 분리·독립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나크족은 누벨칼레도니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원주민이다.

16세기부터 해외 식민지 개척에 나섰던 프랑스는 제국주의 시대가 저문 이후에도 남태평양 등지에 일부 해외 영토를 유지했다. ‘특별 공동체’인 누벨칼레도니와 함께 타히티라고도 불리는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남아메리카 북동 해안에 있는 프랑스령 기아나, 카리브해의 과들루프 등이 현재까지 프랑스령으로 남아 있는 해외 영토다. 프랑스 정부는 이들에 ‘해외 데파르트망’, ‘해외 집합체’ 등의 지위를 부여해 관리해왔다. 자체 법률을 제정할 권한 유무 등으로 구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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