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6.25 전쟁때 인민군 피해 땅굴 생활하던 내 고향 포항, 발전상 새삼 놀라워 [현장르포]
경주이씨 재실 이상재 현판 제막식 참석 뒤 주민과 오찬, '환영 고마워'
어디 가도 포항 시민이라는 걸 늘 자랑스럽게 생각
방문 새벽까지 강풍 불었지만 도착하자 날씨 '화창'
"6.25 전쟁 당시 인민군을 피해 땅굴 생활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제 고향 포항이 이렇게 발전한 모습에 새삼 감개무량합니다"
그는 2013년 이후 11년 만에 고향을 방문한 셈이다.
1박 2일간 고향에 머무르며 경주 이씨 종친들과 지인, 친구. 주민들을 만나 17일까지 포항에 머무르며 모처럼 회포를 푼다.
이 전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 모습을 비춘 것은 지난 4·10 총선일 서울의 한 투표장을 찾은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 48분쯤 자신이 재임당시 개통한 KTX 포항역에 도착해 모습을 나타냈다.
회색 정장에 파란색 와이셔츠, 파란색 넥타이를 맨 정갈하게 차려입은 건재한 모습이었다.
이 전 대통령은 마중 나온 이강덕 포항시장, 국민의힘 이상휘(포항남·울릉) 당선인, 죽마고우인 이대공 선린애육복지재단 이사장 등과 반갑게 악수를 한 뒤 "바람이 많이 불어서 덕실마을에 설치한 천막이 다 날아갈까 봐 걱정했다"며 웃으며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합실에서 환영 꽃다발과 현수막을 준비한 포항향토청년회 등 지역 단체 및 정치권 관계자 등을 만나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이 전 대통령은 "모처럼 왔는데 여러분이 이렇게 환영해주셔서 정말 고맙고 여기 나와주신 마음은 따뜻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는 역무실에 잠시 들른 뒤 유년 시절을 보낸 포항시 북구 흥해읍 덕실리로 이동했다.
이 전 대통령은 덕실리 도착 직후 지난달 20일 중건식을 연 경주이씨 재실 '이상재(履霜齋)' 기념식수 행사와 현판 제막식에 잇따라 참석했다.
행사에는 이철우 경북도지사, 이강덕 포항시장, 국민의힘 김정재 국회의원, 국민의힘 이상휘 당선인, 이달희 당선인, 종친 등이 함께했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은 재실 이상재를 둘러보며 "어릴 때 여기서 놀던 때가 생각난다. (한국)전쟁 때도…"라며 잠시 회상에 잠기기도 했다.
자신이 적은 글씨가 새겨진 현판을 보고는 "젊은 사람들도 와서 알아볼 수 있게 한글도 적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대통령기념관인 덕실관 앞에 도착하자 기다리고 있던 풍물단과 주민들이 박수치며 크게 환영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 "당시 포항시 인구가 3만명에 불과 할 만큼 작은 시골도시였지만 지금은 포항시 인구가 50만명을 유지 할 만큼 큰 도시로 성장했다"며 "이철우 도지사, 이강덕 시장, 김정재, 이상휘, 이달휘 당선인 등 정치인이 힘을 합쳐 포항발전에 큰 역할을 담당해 달라"라고 고향 포항에 대한 애정어린 마음을 전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이강덕 포항시장 등은 인사말을 통해 이 전 대통령 내외의 방문을 환영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MB의 치적을 논하자면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중에서도 4대강 사업, 청계천 공사, G20 회의 유치 등이다"며 "김윤옥 여사님의 경우 한식의 세계화를 주창해 현재 프랑스에는 한식당 숫자가 300개가 넘을 정도로 한식의 세계화에 기틀을 마련한 분"이라고 치켜세웠다.
김정재 의원은 "계절의 여왕 5월에 대통령님 내외분께서 고향을 방문하신 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대통령 재직 당시 경제성장률이 4.5%에 달한데다 당시 의욕적으로 추진한 자원외교가 현재 포항의 이차산업의 근간이 된데다 방사광가속기 도입은 물론 녹색성장도 상당한 성과를 냈다"라고 밝혔다.
맹형규 전 행정안전부 장관,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모습도 보였다.
이 전 대통령은 오찬 이후 포항시 아동양육시설인 선린애육원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그는 고향방문 이틀째인 17일 오전 포스코국제관에서 시·도 관계자, 종교 지도자 등과 조찬 기도회를 갖고 어릴적 다녔던 포항제일교회를 방문한다.
이어 포항 지역 경제인들과 오찬을 한 뒤 천신일 세중 회장의 포스텍 명예박사 학위수여식에 참석해 축사한 뒤 귀경길에 오른다.
포항=글·사진 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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