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도(道)는 하나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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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道)는 하나로 통한다(吾道一以貫之·오도일이관지)."
10여 년 전 TV 드라마('전우치')에서 주인공인 율도국 도사 전우치가 자주 외던 주문이다.
전우치가 외던 다른 도술 주문도 있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어쨌건 공자가 얘기한 '나의 도(道)'는 "도를 아십니까?"의 도(道)와 완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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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도(道)는 하나로 통한다(吾道一以貫之·오도일이관지)."
10여 년 전 TV 드라마('전우치')에서 주인공인 율도국 도사 전우치가 자주 외던 주문이다. 아이들이 하도 좋아하던 드라마여서 잠깐씩 보곤 했다. 전우치가 외던 다른 도술 주문도 있었지만 기억나지 않는다.
약 2500년 전에 공자(이름 공구)는 많은 제자 앞에서 오도일이관지를 설파했다. 제자 중 한 명인 증자(이름 증삼)는 이를 "스승님 도는 한마디로 말해서 충(忠)과 서(恕)일 뿐"이라고 짤막하게 풀이했다. 충(忠)은 마음(心)의 중심(中)이니 진정 어린 마음이고, 서(恕)는 마음(心)이 같음(如)이니 너그럽게 이해하는 마음이다. 논어 이인(里仁)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공자는 사실 충과 서를 그다지 말한 적이 없기에 증자의 해석이 맞는지는 좀 논란이 있다. 더구나 각별한 효심에 비해 증자의 학문적 성과는 더딘 편이었다. 심지어 공자는 제자인 그를 노둔(우둔)하다고 박하게 평가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공자의 도를 이 한 문장으로 개념화한 증자는 대단하다.
어쨌건 공자가 얘기한 '나의 도(道)'는 "도를 아십니까?"의 도(道)와 완전 다르다. 전우치 같은 도사들이 부리는 도술(道術)의 도(道)와도 다르다. 그래도 TV 드라마에서 공자 말씀을 도술 주문으로 사용한 건 재미있다.
우리가 오늘날 많이 쓰는 표현인 일관(一貫)은 일이관지(一以貫之)를 줄인 말이다. 초지일관, 시종일관 등의 용례에서 보듯이 한결같음을 뜻한다.
지방자치단체장을 부르는 이름 중에 필자를 유독 거슬리게 하는 이름이 있는데 바로 구청장이다. 시장·동장·읍장·면장·통장·이장 등의 자치단체장 이름과 비교하면 안 어울린다.
일관성이 없기 때문이다. 도지사나 군수처럼 오래된 관직명과 비교해도 역시 어울리지 않는다.
도서관에서 제일 높은 도서관장, 과학관을 총괄하는 과학관장, 병원 운영을 책임지는 병원장 등과 비교해봐도 역시 어색하다. 구청은 시청·도청·군청처럼 건물에 붙여진 이름일 뿐이다. 행정구역인 구 전체를 책임지는 공무원이 어쩌다 구청에서 제일 높은 분이 된 걸까. 시장이나 도지사, 군수를 시청장, 도청장, 군청장 등으로 부르지 않는 것을 봐도 역시 일관성이 떨어진다.
일관성을 위해 구청장 대신 구장으로 부른다면 종로구장이나 용산구장은 그래도 괜찮을 것이다. 만약 동대문구장이나 서대문구장이라면 어감상 동대문과 서대문에 있는 축구장 혹은 야구장처럼 들린다는 문제는 있겠다.
변리사를 직업으로 가진 필자는 일관성이 결여된 문서 등을 보면 거의 본능적으로 반응한다. 요리에 관심 있는 필자는 요리 유튜브를 즐겨 보는 편이다.
한식 요리에 쌀뜨물을 넣는 요리 레시피가 꽤 있다. 아니, 쌀뜨물은 쌀을 씻은 물이 아닌가. 씻는다는 행위는 애초에 내용물을 그냥 먹기 더러우니 씻어내고 물은 버리는 것일 텐데 씻은 물을 요리에 쓴다면 애초에 왜 씻는 거지.
속으로 구시렁거리면서도 요리 레시피를 따라하기 위해 쌀뜨물을 만든다. 쌀뜨물을 넣으면 대부분 국물 요리는 마법처럼 맛이 살아나니 희한하다. 직업 본능과 현실은 다른가 보다. 현실은 사유를 구체화하지 않는다.
[김두규 대한변리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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