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출산 후 팔다리 절단한 英 여성… ‘이 병’ 때문이었다

정아임 기자 2024. 5. 1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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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 출신 케디자 티피(29)가 팔다리 절단 후 재활 운동을 하는 모습./더선

한 영국 여성이 쌍둥이를 출산한 후 팔다리를 절단한 사연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12일(현지 시각) 영국 매체 더 선에 따르면 영국 런던 출신 케디자 티피(29)는 쌍둥이를 낳은 후 산후 패혈증에 걸려 목숨은 구했지만 대신 두 다리와 왼팔, 오른손 손가락 일부를 절단했다. 산후 패혈증은 출산 직후 자궁과 주변 부위가 박테리아에 감염돼 생기는 합병증이다. 출산 후 ▲과다출혈 ▲잔여 태반 조각 ▲세균성 질염 ▲제왕절개 등이 원인일 수 있다. 사망률이 높고 회복 기간이 길어 영구 장애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극적인 초기 치료가 요구된다.

작년 4월, 케디자는 런던 세인트 조지 병원에서 자연분만으로 쌍둥이를 출산했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후 심한 복통을 느끼기 시작했고 이를 조산사들에게 알렸다. 그러나 그들은 출산 후유증이라 생각하며 단순 진통제를 권할 뿐이었다.

하지만 케디자의 통증은 더욱 심해졌고, 구토에 이어 설사와 몸살 증상까지 나타났다. 그는 식욕이 없어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고, 몸이 떨리기 시작하자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이후 구급차를 타고 출산한 병원으로 향했다.

의사는 케디자에게 산후 패혈증 진단을 내렸다. 당시 케디자의 심박수는 위험할 정도로 높았고, 혈압은 낮아져 있었으며, 의식도 오락가락했다. 의식을 되찾았을 때 의사는 시커멓게 변한 팔다리를 절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케디자는 “의사들은 제가 구급차를 부르지 않았다면 자다가 죽었을 수도 있다고 했다”며 “사람들은 패혈증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아야 한다”고 했다.

2023년 8월 케디자는 신체 절단 동의서에 서명했고 다리, 왼팔, 오른손 손가락을 절단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부터 재활 치료를 시작했다. 그는 매일 재활 치료를 하고, 운동을 배우고 새로운 몸에 적응했다. 주말에는 집에서 가족들과의 시간도 보냈다.

케디자는 “가끔은 ‘왜 하필 나일까’라고 묻는다. 하지만 제가 아이들의 엄마가 되기 위해 여기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이어 “이제 제 쌍둥이들을 오른팔에 안고 들어 올릴 수 있다. 우리 가족은 제가 집에 돌아온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당시에는 엄청난 충격이었지만 우리 아름다운 가족을 이어나갈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간이 흐르면서 걷는 법을 배우기 시작했다. 새해가 된 후 내 몸에 맞는 보철물을 받았다. 센터에서 거의 4개월을 보낸 후 집에 돌아갈 수 있었다. 이제는 혼자 걸을 수 있다”며 “제 인생은 달라졌지만 적어도 아이들에겐 여전히 엄마가 있다. 패혈증에 대해 더 많은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다”고 했다.

케디자는 고급 보철 팔다리, 휠체어 유지 관리, 치료, 이동 보조 장치, 가정 적응·가족 지원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고펀드미(GoFundMe)’ 단체를 설립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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