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홍수 AI가 예보…위험한 곳으로 車 진입하면 내비 '경고'

홍수예보 발령되면 지자체 부단체장에게 직접 통보

한화진 환경부 장관이 1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년 여름철 홍수대책, 충분한 대피시간 확보 및 현장 사각지대 최소화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올 여름부터는 집중호우가 내렸을 때 인공지능(AI)이 홍수 발생을 예측해 경보를 발령한다. 홍수 경보가 발령된 곳이나 물을 방류하고 있는 댐 가까운 곳으로 차량이 진입하면 운전자가 피할 수 있도록 내비게이션으로 안내한다.

환경부는 16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여름철 홍수대책’을 발표했다. 최근 기후 변화로 예측하기 어려운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고 있어 홍수가 발생하기 전 예측 능력을 높이고 피해를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먼저 AI 홍수 예보를 본격 시행한다. 이달부터 AI 기술로 홍수 발생 전 예측해 발령하는 홍수 예보 지점을 기존 ‘대하천 중심 75곳’에서 ‘지류와 지천을 포함한 223곳’으로 확대한다. 작년 서울 도림천에 처음으로 실시된 도시침수예보는 올해 광주광역시 황룡강과 경북 포항시 냉천, 경남 창원시 창원천에서 확대 운영한다.

7월부터 홍수 경보 발령 지점 1.5㎞ 안쪽이나 댐 방류지점 근처에 차량이 진입하면 내비게이션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지하차도나 저지대 등 침수위험이 있는 곳을 피해 운행하도록 유도해 ‘제2의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막는다. 홍수경보 발령지점과 댐 방류지점 안내는 티맵·카카오·네이버 등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앱과 차량용 내비게이션 대부분에서 이뤄진다. 다만 내비게이션이 우회로를 안내해주지는 않는다. 운전자가 스스로 지하차도나 저지대를 피해 운전해야 한다.

홍수주의보·경보 알림 문자에는 ‘현재 침수우려지역에 있는지’와 ‘침수우려지역 지도’가 포함된다. 침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에서 신속히 벗어나도록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기존에는 문자에 수위 정보만 제공됐다.

지방자치단체 등 관계기관에 ‘보이스 메시지시스템’(VMS)과 재난안전통신망을 통해 홍수예보를 전달하는 체계도 운영된다. 홍수예보 발령 시 VMS로 지자체 부단체장에게 직접 통보, 수신을 확인받아 신속하고 책임 있는 대응이 이뤄지도록 한다.

작년 12월까지 국가하천 전 구간(3602㎞)에 0.5~1㎞ 간격으로 총 8000대의 폐쇄회로(CC)TV가 설치됐다. 7월부터는 지자체도 이 CCTV 영상을 확인할 수 있도록 시스템이 개선된다. 홍수 발생 시 지자체가 더 잘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환경부 내에는 홍수 대응 컨트롤타워인 ‘물재해종합상황실’이 운영된다. 환경부는 홍수기(6월 21일부터 9월 20일까지)가 시작하기 전까지 전국 20개 다목적댐에 61억4000만t의 홍수조절용량을 확보한다. 지난해 집중호우로 물이 월류한 충북 괴산댐은 올해부터 홍수기제한수위를 3m 낮춰 운영한다.

환경부는 제방 등 하천시설과 하천을 점용하고 진행되는 공사 현장 일제 점검 시 확인된 문제점은 홍수기 전 보완·보강한다. 하천공사 현장을 비롯해 홍수에 취약한 구간은 홍수취약지구로 추가로 지정해 관리한다. 임진강과 북한강 등 남북 공유하천 홍수 대비도 강화한다. 북한이 상류의 댐에서 예고 없이 방류하는 상황에 대비해 위성영상을 활용한 모니터링을 실시한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앞으로 홍수기 전 남은 기간 동안 필요한 사전 현장조치를 신속히 완료해 홍수 대응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하겠다”라며 “올 여름 집중호우로부터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지자체, 관계기관과 협력해 홍수 대응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