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캄보디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한국기업 대상 '특별경제구역' 협의(종합)

김승민 기자 2024. 5. 16.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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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 공동성명' 채택
해군 안보협력 확대, 북 안보리 준수 촉구
캄 지뢰제거 지원…윤 "시민, 어린이 보호"
캄 한국기업 전용 SEZ제안…"구체화 협의"
EDCF 차관, 기간 확대·규모 15억→30억불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한국과 캄보디아가 1997년 재수교 27년 만에 '전략적 동반자 관계' 정립에 합의했다. 캄보디아는 한국 기업을 위한 특별경제구역(SEZ) 설정 계획을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는 16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정상회담을 열고 '한국-캄보디아 전략적 동반자 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 정상은 공동성명을 통해 ▲정치·안보·국방 ▲경제·금융 ▲사회·문화 및 환경 ▲개발협력 ▲지역 및 국제 협력 등 다양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제1차장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기점으로 정치·국방·외교·경제·금융·사회·문화, 기후변화와 환경 이슈까지 망라한 포괄적 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어 "올해 들어 우리의 '한-아세안 연대구상(KASI)'을 캄보디아와의 관계를 시작으로 본격 추진한다는 의미도 있겠다"고 덧붙였다.

국방협력 확대…'북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촉구

양국은 먼저 우리 해군 함정의 하반기 중 캄보디아 최초 기항을 추진하는 등 국방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2018년 체결한 국방협력 양해각서(MOU), 2022년 체결한 평화유지활동(PKO) 협력 MOU 등 육군 및 PKO 분야에서 협력해왔는데, 이번 회담을 통해 해군 분야로 협력을 넓히는 것이다.

김 차장은 "이번 기회로 양국간 해군 공동훈련 같은 것도 한 번 모색해보기로 했다"며 "캄보디아 측에서 해군 교류, 해군 훈련을 적극 희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또 올해부터 캄보디아 지뢰제거사업 4단계 지원 프로젝트에 돌입한다. 윤 대통령은 "선량한 시민과 어린이들의 생명을 우선적으로 보호하고 지키겠다는 인도적 견지에서의 협력"이라며 지속 추진 의지를 밝혔다.

김 차장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대테러 특수부대 사령관을 지낸 훈 마넷 총리는 양국간 대테러 정보교류 등 협력을 적극적으로 제안해왔고, 한국은 사이버 협력을 함께 포함시키자고 화답했다.

마약밀수를 포함한 초국경 범죄에 대한 양국간 대응 협력도 강화된다. 캄보디아측 현지 마약 단속 역량 강화를 지원함으로써 한국행 마약 밀수 차단 효과를 높인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과 훈 마넷 캄보디아 총리가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4.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나아가 한국의 대북정책에 대한 캄보디아의 지지를 재확인하고, 양국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캄보디아는 지난 2019년 안보리 대북제재 이행 차원에서 캄보디아 내 북한 노동자를 추방하고 북한식당을 폐쇄한 바 있다. 최근에는 북한과 연루된 불법 선박도 나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에 따르면 캄보디아는 한국의 '담대한 구상' 전략에 환영을 밝히면서 인도태평양 전략, 한-아세안 연대구상 및 올해 한-아세안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에 대해서도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오는 10월 개최 예정인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이 상대국과 맺는 최상위 관계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이 추진된다.

캄, '한국기업' 대상 SEZ 제안…EDCF 15억→30억불 확대

양국은 경제협력 확대도 논의했다. 캄보디아는 올해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높은 5.8% 성장을 달성한 국가다. 2022년 12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지난해 교역 규모 10.5억 달러를 기록했다.

훈 마넷 총리는 이날 캄보디아에 한국 기업만을 위한 특별경제구역(SEZ)을 설정하겠다는 계획을 제안해왔다.

김 차장은 "특별경제구역을 통해서 한국의 자동차와 전자 관련 기업들이 활발하게 투자해서 마음껏 캄보디아에서 기업 활동을 할수있도록 계획을 세워보자는 제안"이라고 설명했다.

양국은 주캄보디아한국대사관과 캄보디아개발위원회 간에 신설하기로 합의한 정례 협의체를 통해 특별경제구역 계획과 준비를 논의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초기 아이디어 단계로, 일본 등 다른 선진국에도 비슷한 제안을 캄보디아가 해오고 있다"며 "어떻게 구체화하고 발전시켜나가느냐는 당사자국간 협의과정이 중요할 것"이라고 했다.

양국은 또 인프라 협력 분야에서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의 공여기간 연장과 가용 규모를 증액하기로 했다.

기존 기간인 2022~2026년을 2022~2030년으로 늘리고, 가용 금액은 15억 달러에서 30억 달러로 증액한다.

프놈펜 도심의 2개 강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2개 교량을 짓는 2.46억 달러 규모의 '한-캄보디아 우정의 다리' 사업은 내년 말 착공될 전망이다. 이 사업은 훈 센 전 총리 제안으로 시작됐다.

또 캄보디아 지방도로 개선사업 4차 EDCF 차관 계약 체결을 통해 6개 주 37개 노선(총 391.1km)의 지방도로 및 교량에 1.2억 달러를 투입한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한·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5.16. photo1006@newsis.com


문화교류 분야에서는 양국간 가교 역할을 하는 한국 내 다문화가족 약 1만 가구와 캄보디아 이주근로자 관련 협력을 강화한다.

2006년 양국이 고용허가제 MOU를 맺은 후 현재까지 총 10만 명의 캄보디아 인력이 한국에 입국했고, 현재 고용허가제를 통한 약 4만6000명의 근로자와 계절근로자 제도를 통한 1800여명이 체류 중이다.

우리 문화재청이 향후 3년간 캄보디아의 상징인 세계문화유산 앙코르와트의 보수·정비사업에 착수하는 등 문화교류 증진에도 합의했다.

양국은 이날 ▲대한민국 정부와 캄보디아왕국 정부 간의 2022년-2026년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에 관한 기본약정의 개정의정서 ▲대한민국 산업통상자원부와 캄보디아개발위원회 간 투자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대한민국 특허청과 캄보디아왕국 상무부 간 지식재산분야 심화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 ▲대한민국 관세청과 캄보디아 관세총국 간 마약류 단속에 대한 상호협력 강화 의향서 ▲한국국제협력단과 캄보디아 노동직업훈련부 간 산업인재 양성 프로그램에 관한 양해각서 ▲지방도로 개선사업 4차 대외경제협력기금 차관 계약 6개 문서를 체결했다.

지난 15일 공식 방한을 시작한 훈 마넷 총리는 18일까지 한국에 머무르며 일정을 소화한다. 지난해 8월 취임 이후 첫 방한이자, 2014년 훈 센 당시 총리 방한 이후 10년 만의 양자 방한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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