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만에 잠행 깬 김 여사…정상외교 배우자 역할 고려한 듯

유영규 기자 2024. 5. 16.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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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1월 '캄보디아 환아' 로타 초청한 윤석열 대통령 부부

명품백 수수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약 5개월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김건희 여사가 오늘(16일) 캄보디아 정상 부부 오찬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개 활동을 재개했습니다.

이달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정상외교 일정이 줄줄이 예고된 상황에서 김 여사가 영부인의 역할을 비공개로만 소화하기에는 제한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공개 활동을 재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 여사가 공개 일정에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해 12월 15일 윤 대통령의 네덜란드 순방 동행 귀국 이후 153일 만입니다.

지난 2월 김 여사가 고(故) 유재국 경위 유가족에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고 윤 대통령의 넷플릭스 최고경영자 오찬에 함께 참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긴 했으나 모두 비공개 일정이었습니다.

4·10 총선 전인 지난달 5일 윤 대통령과 별도로 용산구에서 비공개로 사전 투표한 사실이 수일 후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또 지난달 루마니아, 앙골라 정상 부부 방한 당시에 별도의 배우자 친교·환담 일정을 소화했으나 역시 사진이나 영상 등이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김 여사는 이처럼 비공개로 최소한 일정만 소화하면서 공개 활동 재개 시점을 저울질해 온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김 여사가 이달 초 어린이날 등 가정의달 행사에 참석하는 방안을 검토했다가 윤 대통령이 혼자 참석하는 것으로 결정했다는 후문입니다.

이후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 여사의 명품백 의혹과 관련해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을 끼쳐 사과드린다"고 직접 사과하며 김 여사의 활동 재개가 임박했다는 관측을 낳았습니다.

윤 대통령이 김 여사 논란에 대해 처음으로 명확하게 사과하고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김 여사가 공개석상에 나설 명분을 나름 마련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아울러 이달 말 개최가 유력한 한·중·일 정상회의, 다음 달 한-아프리카 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열릴 주요 외교 일정에 더해 각종 해외 순방외교 일정이 예정된 점도 김 여사의 공개 활동 재개 필요성을 키웠다고 합니다.

'캄보디아 환아' 로타와 공 차는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이처럼 정상 배우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필요성이 커지면서 김 여사는 오늘 캄보디아 정상 내외 오찬을 공개 활동 재개의 계기로 삼은 것으로 보입니다.

영부인 역할을 계속 비공개로만 할 수는 없는 데다, 잠행이 길어질수록 공개 활동 재개에 대한 부담이 점점 더 커질 것이란 우려도 고려된 듯합니다.

김 여사는 부처님오신날인 전날 조계사 봉축법요식에 윤 대통령과 함께 참석할지 검토했다가, 참석 시 언론의 관심이 몰려 행사 취지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해 막판에 참석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 여사가 캄보디아와 각별한 인연을 지닌 점도 자연스럽게 오늘을 공개 활동 재개 시점으로 삼은 이유가 된 것으로 보입니다.

김 여사는 지난 2022년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윤 대통령과 동행했을 당시, 심장병을 앓는 어린이 로타 군의 사연을 접하고 로타 군의 집을 찾아 위로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그해 말 로타 군은 우리나라로 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받았습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지난해 1월 로타 군을 대통령실로 초청해 격려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늘 김 여사와 훈 마넷 총리의 배우자 뺏 짠모니 여사는 배우자 친교·환담 일정을 진행했고, 이어 양국 정상 부부가 오찬을 함께했습니다.

훈 마넷 총리는 오찬에서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로타 군을 도운 데 대해 각별한 감사를 전했고, 윤 대통령은 "손흥민 선수 사인이 적힌 축구공을 로타 군에게 선물했었는데 축구 실력이 좋아졌느냐"고 안부를 물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여사는 오늘 공개 일정 이후 정치권 반응과 국민 여론 등을 고려하며 활동 수위를 조절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옵니다.

지난 14일 검찰 인사 이후 야권에서 '김 여사 방탄용'이라는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고, 22대 국회 개원 이후 야당이 김 여사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예고해 놓은 점은 여전히 부담입니다.

대통령실은 오늘 김 여사 일정 공개에 대해 확대 해석은 경계하면서도 정상외교에서 배우자로서 역할은 계속해왔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김 여사는 올해 들어 방한한 외국 정상 일정에서 계속 역할을 하고 있고, 특히 배우자 프로그램에 일관되게 참여하고 있다"며 "오늘 캄보디아 정상 공식 오찬에 배우자들이 함께 참석하는 게 좋겠다고 양측 정부가 합의에 이르러 이전(루마니아·앙골라 정상 방한)보다 일정이 더 추가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언론 통화에서 "그동안에도 김 여사는 영부인으로서 필요한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연합뉴스)

유영규 기자 sbsnewmedia@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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