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뱀이 꼬리 자르듯 붕괴 시작점만 무너뜨려 건물 전체 붕괴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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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은 포식자와 마주쳤을 때 주저하지 않고 꼬리를 잘라 버려 주의를 분산시킨 후 안전한 곳으로 도망친다.
과학자들은 위기 순간에 도마뱀이 꼬리를 사용해 방어하는 전략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이 지진 등 재난 상황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작은 규모의 붕괴를 예방할 수 있지만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계층 기반 붕괴 격리' 기술은 건물 전체의 붕괴를 방지할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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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마뱀은 포식자와 마주쳤을 때 주저하지 않고 꼬리를 잘라 버려 주의를 분산시킨 후 안전한 곳으로 도망친다. 도마뱀의 꼬리에는 연골로 된 골절면이라는 특수한 부위가 있어 위험을 감지하는 순간 꼬리를 자를 수 있다. 신체 일부를 잃지만 포식자에게 먹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다. 과학자들은 위기 순간에 도마뱀이 꼬리를 사용해 방어하는 전략에서 영감을 받아 건물이 지진 등 재난 상황으로 인한 막대한 피해를 피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다.
호세 아담 스페인 발렌시아공과대(UPV) 건축공학과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건물의 여러 부분을 연결하는 보에 충분한 힘이 가해지면 해당 보가 부러지도록 하는 일명 '계층 기반 붕괴 격리' 기술을 1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건물 내 구조물 간 연결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 재난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구조물들을 튼튼하게 연결하면 구조물의 일부가 손상돼도 다른 구조물로 하중이 분산될 수 있다. 작은 규모의 붕괴를 예방할 수 있지만 건물 전체가 무너지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계층 기반 붕괴 격리' 기술은 건물 전체의 붕괴를 방지할 수 있게 해준다. 지진이나 기타 대형 재난이 발생했을 때 가장 먼저 흔들리는 구조물이 무너지도록 하면서 다른 구조물로 피해가 확산되는 것을 막을 수 있게 한다.
연구팀은 기술을 테스트하기 위해 도마뱀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2층 콘크리트 건물을 짓고 지게차를 이용해 건물 하중을 견디는 주요 기둥들을 쓰러뜨렸다. 지난해 6월 진행한 실험에서 먼저 서로 인접하지 않은 두 개의 기둥을 동시에 제거했다. 이어 제거된 기둥 사이에 있는 모서리 기둥 하나를 제거했다. 그러자 사라진 기둥이 직접 지탱하는 모든 영역이 붕괴됐지만 건물 나머지 부분은 무너지지 않았다. 전체 구조물의 붕괴를 성공적으로 막은 것이다.
안토니 클라데라 스페인 발레아레스제도대학교 건설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에 대해 "간단하고 논리적으로 보이지만 건설 분야의 일반적인 관행을 뒤집는 연구"라며 "분명 교량과 같은 다른 구조물에도 동일한 원리를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는 2026년까지 UPV 콘크리트 과학기술 연구소에서 계속 진행될 예정이다. 연구팀은 '계층 기반 붕괴 격리' 기술이 앞으로 생명을 구하고 구조 활동을 지원하며 재난 발생 후 건물 재건에 필요한 자재량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박정연 기자,김하은 인턴기자 hesse@donga.com,har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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