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완은 `와인`·송호성은 `MVP` 소통…달라진 CEO 리더십

장우진 2024. 5. 16.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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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현대제철·기아
수평적인 조직문화 정착
조주완(왼쪽부터) LG전자 사장,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각 사 제공

국내 주요 기업들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직원 소통 강화에 나서고 있다. 이는 기업 총수들이 소통을 중시하면서 정착된 기업 문화의 일환인 동시에, MZ세대 중심의 새로운 조직문화에 발맞추고 인재 관리 차원에서 CEO들도 적극적인 교류의 장을 만들어간다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 11일(이하 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서 진행한 해외 우수인재 채용프로그램 '북미 테크 콘퍼런스'에서 오후 내내 참석한 인공지능(AI) 분야 인재들과 소통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행사는 AI 분야 인재들과 네트워킹에 집중하기 위해 호텔 등 정형화된 장소가 아닌 와이너리 공간에서 진행했다는 후문이다. 조 사장은 와이너리 내·외부 공간을 활용해 기술 분야 토론, 와인 테이스팅과 만찬 등을 모두 함께 참여하며 진솔한 소통에 임했다. 이번 행사는 AI 우수 인재 영입을 목적으로 조 사장이 직접 주관한 만큼 진정한 소통에 의미를 뒀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현대제철로 복귀한 서강현 사장은 올 초 사원-대리급의 소통 행사인 주니어보드 자리에 직접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서 사장은 회사 복귀 등에 대한 직원들의 여러 질문에 시원시원한 답변을 내놓아 매우 뜨거운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 사장은 2019~2020년 현대제철 재경본부장(전무)로 근무했으며, 2021년 현대차 기획재경본부장(부사장)으로 이동했다. 그는 재무·회계통이면서도 직원간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올해 초 기아 오토랜드광명에서 열린 그룹 신년사에서는 현대제철 박진희 책임이 "중국에서 근무했을 당시 사장님을 뵀는데 매우 반갑다"고 말하자 서 사장은 "당연히 기억한다. 아주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했던 모습으로 기억한다"고 "현대제철로 다시 부임한 것을 반겨주는 임직원이 많아 힘이 난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송호성 기아 사장도 조용한 소통가로 유명하다. 우선 기아 양재 본사 송 사장실은 직원 휴게 라운지 옆에 위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제든지 문을 열고 나와 직원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그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송 사장은 또 작년 10월 열린 '기아 EV 데이'에서의 질의응답에 직접 답변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현장에는 기아디자인센터장, 조상윤 글로벌 사업기획 사업부장, 류창승 글로벌 고객경험 본부장 등도 같이 자리했지만 다소 예민한 질문에도 거침없이 비전을 제시하자 내부에서는 '차는 MPV, 송호성은 MVP'라는 말까지 나왔다는 후문이다. MPV(다목적차량)는 카니발 등 기아가 경쟁력이 높은 차급으로 꼽힌다.

자동차 부품사 비테스코 테크놀로지스 코리아의 경우 김준석 대표부터 임원들이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에 솔선수범을 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전 직원의 호칭을 'OO님'으로 통일했는데, 처음 어색한 분위기를 깨기 위해 김 대표부터 회식자리서 '준석님'으로 어필(?)했다는 후문이다.

그 동안 소통 경영은 주로 기업 총수에게 초점이 맞춰졌다. 오너 일가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같이 식사하고, 셀카를 찍고, SNS 활동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업 문화를 바꾸는 동시에 이미지 쇄신의 효과가 더해졌다.

이런 기업문화가 자연스레 기업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CEO들의 소통 경영으로 이어졌다는 게 재계 평이다. 대표적으로 현대차그룹의 경우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자율복장 체제 등 수평적 조직문화가 정착되고, 타운홀 방식의 신년회를 진행하는 등 소통 중심의 경영을 펼치면서 CEO들도 자연스레 영향을 받았다는 평이 나온다.여기에 CEO들은 실적은 물론 성과와 관련한 노사관계에도 중요한 위치에 있어 소통의 중요성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특히 성과주의 요구가 높은 MZ세대들은 과거와 같은 서열 중심의 조직문화로는 통솔이 어려워진 것도 배경으로 꼽힌다.

대기업 한 임원은 "직급 체계가 축소되는 등 수평적 조직문화가 조성되면서 CEO들도 자연스럽게 직원들과의 소통 확대에 나서는 분위기"라며 "R&R(역할과 책임) 조직문화 정착과 함께 MZ세대와의 교류 확대로 수평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서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장우진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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