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이, 달러가 낄 자리 없다?"…시진핑·푸틴 다시 손 잡았다
다섯 번째 임기의 첫 해외 순방으로 중국을 찾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양국의 돈독한 경제적 협력 관계를 재차 강조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서방의 경제 제재를 거의 중국의 도움에 힘입어 버텨내는 러시아의 상황을 반영한 행보다. 시 주석도 러시아가 푸틴의 새 임기를 맞아 더 강한 나라로 거듭날 거라고 덕담했다.
양 정상은 16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 회담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회담 본격 개시에 앞서 푸틴을 영접하고, 양국 국가연주, 예포 발사, 의장대 사열을 포함한 국빈 환영 행사를 주최했다.
소규모 정상회담인 소인수회담(restrictive meeting)에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5선에 대해 푸틴 대통령 본인과 러시아 국민들에게 축하를 전한다"며 "러시아는 반드시 국가 발전에 새롭고 더 큰 진전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진 확대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이 새 임기를 시작한 후 첫 외국 방문으로 중국을 찾은 것은 푸틴 대통령 자신과 러시아 정부가 중러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을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의미이며, 중국은 이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과 협력해 양국 관계의 방향을 공동으로 잡고,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계획을 수립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돈독한 양국의 경제적 협력 관계를 강조하며 우호 의지를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양국 간 무역의 모든 결제대금 중 90%가 러시아 루블과 중국의 위안화"라며 "자국 통화로 결제하기로 한 러시아와 중국 당국의 시기적절한 결정이 양국 무역을 강화시켰다"고 말했다. 달러로 대변되는 미국의 영향력이 양국 경제 상황에 타격을 주지 못한다는 의미다.
그는 이어 "지난 5년간 전염병과 우리의 발전을 억제하려 하는 일부 국가들의 조치에도 양국 무역은 좋은 속도로 증가해 왔다"며 "다양한 분야에서 80여개 공동 투자 프로젝트 포트폴리오가 형성됐고, 계획한 모든 것은 반드시 이행될 것이며 이는 모두 러시아와 중국 경제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기화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국제사회 입지가 축소되고 있는 러시아로서는 중국과 관계 설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러시아는 서방의 경제 제재를 거의 중국의 지원에 기대 극복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간 무역액은 지난해 기준 무려 25% 늘었다. 중국이 푸틴의 러시아로부터 에너지와 천연자원을 사주면서, 러시아가 전쟁을 수행하고 국정을 운영하는 데 숨통이 트이는 구조다.
실제 시 주석과 푸틴 간 밀월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더욱 공고해지고 있다. 푸틴의 중국 방문 자체가 지난해 일대일로 포럼 이후 불과 7개월여 만이며,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만 따져도 중러 정상회담이 벌써 네 번째다. 푸틴은 새 내각에도 중국 관련 라인을 거의 그대로 남겼다. 반면 중국 입장에서도 미국과 갈등 속에서 러시아를 중심으로 하는 우방의 결속이 필요하다.
양 정상은 공식 정상회담에 이어 공원 산책과 차담, 비공식 정상회담과 만찬을 이어간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구체적인 양국 간 협력 사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방문한 시 주석에게 부탁했던 파리 올림픽 기간 휴전 요청 문제 등은 비공식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이튿날인 17일에는 하얼빈에서 방중 일정을 이어간다. 시 주석은 동행하지 않는다. 지난해 러시아를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북한 답방 요청을 받았던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 직후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설도 지속적으로 제기된다. 아예 중국에서 바로 넘어갈 수 있다는 건데, 아직 공식적으로 방문 여부가 발표되지는 않았다.
푸틴의 답방 여부를 떠나 북한에서는 최근 러시아와 연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읽힌다. 북한 노동신문은 16일 김 위원장의 평양에 신설된 당중앙간부학교 현지지도 사실을 보도했다. 이 영상에서 학교 외벽에 사회주의 사상가 칼 마르크스와 러시아 볼셰비키 혁명의 주역 블라디미르 레닌의 초상화가 포착됐다. 김정은은 집권 첫 해 노동당사에서 이들의 초상화를 철거했었다.
베이징(중국)=우경희 특파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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