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월경통에 난임까지 부르는 자궁내막종··· 효과 높인 치료기법 개발

김태훈 기자 2024. 5. 16.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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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내막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곳에서 자라는 질환인 자궁내막증 가운데 난소에 발생하는 경우는 자궁내막종이라 부른다. 국가건강정보포털 제공

가임기 여성에게 흔히 발생해 월경통·골반통을 유발하는 자궁내막종 치료에 카테터를 활용한 새로운 치료기법이 보다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신지훈 교수, 산부인과 김성훈 교수 연구팀은 카테터를 이용한 에탄올 경화술의 자궁내막종 치료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국제학술지 ‘심혈관 및 인터벤션 영상의학(CardioVascular and Interventional Radiology)’에 게재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2020년 6월부터 2023년 3월까지 2번에 걸쳐 해당 치료를 받은 자궁내막종 환자 22명(31개 병변)의 치료 효과를 6개월 간 추적관찰했다.

자궁내막종은 매달 월경을 할 때 빠져나가야 할 자궁 내막 조직이 난소에 착상해 증식하는 질환이다. 심한 월경통과 만성적인 골반통, 난임까지 유발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만 수술로 혹을 제거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난소 조직에 손상을 유발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이미 난소 기능이 떨어진 환자나 수술 후 재발한 환자 등에게는 남아있는 난소 기능을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에탄올 경화술을 주로 시행해 왔다.

기존의 에탄올 경화술은 얇은 바늘로 자궁내막종 안의 이물질을 빨아들여 제거한 뒤 혹 안에 에탄올을 넣어 화학적으로 세척·파괴시키는 방법을 썼다. 문제는 그동안 사용된 바늘이 매우 가늘어서 점도가 높은 물질을 깨끗하게 흡인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시술 시간이 길어질 뿐 아니라 재발률이 약 15% 정도로 높은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연구진은 바늘 대신 카테터를 삽입하는 에탄올 경화술의 효과를 관찰했다.

새로운 치료법의 효과를 살펴본 결과, 자궁내막종의 지름은 시술 전 평균 5.5㎝에서 시술 6개월 후 평균 1.4㎝로 감소했다. 부피는 같은 기간 동안 114.6㎤에서 3.4㎤로 약 96.4% 감소했다. 연구진은 환자의 난소기능을 측정하는 혈중 AMH 호르몬 농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 없이 시술 전후 평균 1.37ng/㎖에서 1.18ng/㎖로 건강하게 유지됐고, 관찰기간 동안 자궁내막종이 다시 성장하거나 주요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도 없었다고 밝혔다.

신지훈 교수는 “카테터를 이용한 2세션 에탄올 경화술은 환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난소 기능을 보전할 수 있고,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 질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시술이 진행되므로 흉터가 남지 않고 통증이나 합병증도 적다”며 “아직까지 대부분 난소 기능이 저하된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고 있지만 꾸준한 연구를 통해 시술 대상을 확대해 더 많은 자궁내막종 환자들이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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