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철 한전 사장 "202조 부채 못갚아… 전기요금 인상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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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사진)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6일 "한전은 누적적자 43조원, 총부채 202조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재무 위기로 고통받으며 글로벌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자구책을 강구해나가고 있지만,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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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철(사진) 한국전력 사장이 전기요금 정상화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16일 "한전은 누적적자 43조원, 총부채 202조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재무 위기로 고통받으며 글로벌 위상이 갈수록 추락하고 있다"며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해 자구책을 강구해나가고 있지만, 최소한의 전기요금 정상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세종시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요금 정상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폭증하는 전력수요에 대비한 막대한 전력망 투자와 정전·고장 예방을 위한 필수 전력설비 투자에 소요되는 재원조달이 더욱 막막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전은 2020년까지만 해도 4조1000억원(연결 기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1년 5조8000억원 적자로 돌아선 뒤 2022년에는 무려 32조7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전기요금 인상 등으로 실적이 개선된 지난해에도 4조5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한전 부채비율은 2020년 133%(연결 기준)에서 2023년 543%까지 불어났다. 이에 따라 한전이 내는 이자 비용도 2020년 2조원에서 2023년 4조5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한전의 재무상황이 단시간에 급속도로 악화한 것은 정부의 강력한 에너지 요금 인상 억제책 탓이 크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빠르게 상승했던 2021~2022년 우리나라의 전기요금 인상률은 21.1%로 일본(44.4%)과 독일(46.5%) 등 주요국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같은 기간 영국은 173.7%, 이탈리아는 702.7%의 요금 인상을 단행했다.
정학준 한전 요금전략처장은 "한전은 2021년부터 전기요인 인상요인을 자체 흡수하며 방파제 역할을 수행했다"며 "자체 분석 결과 46조원의 가계 가처분 소득을 보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영업비용에도 못 미치는 판매단가를 유지하면서 심각한 역마진 구조를 감내해왔다는 주장이다. 2022년의 경우 한전의 판매단가는 kWh당 120.5원이었는데, 한전이 전기를 사오는 구입전력단가는 162.5원으로 이보다 이보다 34.9% 높았다.
한전은 자산매각과 사업조정 등으로 2022~2023년 2년 간 매출액의 5%에 달하는 7조9000억원을 확보했고, 구입전력비도 7조1000억원 절감했다. 여기에 본사조직을 20% 축소하고 입사 4년차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한국전력은 최근 3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했지만, 그동안 쌓인 부채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전기요금 인상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전기요금 조정은 산업통상자원부와 기획재정부의 협의를 거쳐 전기위원회에서 심의·의결을 통해 결정된다. 그러나 관계부처는 물가 안정을 구실로 요금 인상 시기에 대한 명확한 지침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최근 "(전기요금) 정상화는 반드시 해야하고 시급하다"면서도 "아직 중동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지난달 18일 "물가 상황이 여러 가지로 아직 어려워 공공요금에 대해 보수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김 사장은 "21대 국회 마지막 회기에서 '국가기간 전력망 확충 특별법(전력망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등으로 수도권 전력 수요가 늘어나 송전선로와 변전소 등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지만, 낮은 주민수용성과 지자체 비협조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범정부차원의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주민 보상과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의 특별법이 지난해 10월 발의됐지만, 아직도 국회 상임위에 계류된 상태다. 최상현기자 hy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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