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원로 유인태 “이재명 황제로 모시는 당 같다…역적될까 다들 눈치 봐”

“당 ‘꼬라지’가 그렇게 돌아가잖나”…원내대표 단독출마에 “당 죽어가”

(시사저널=신현의 객원기자)

더불어민주당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재명 대표의 연임론이 나오는 상황을 두고 "한 사람을 거의 황제로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우려를 표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1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다들 한 번 대표하고 싶을 것이다. 그런데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했다가 또 개딸(이 대표 강성 지지층)들한테 역적 될까봐 다들 눈치를 보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자유당 때 이승만(전 대통령)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했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선거에 나오겠다고 했겠나"라며 "당이 돌아가는 '꼬라지'가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친명(親이재명)계인 박찬대 원내대표가 이번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단독으로 출마한 데 대해서도 "전부 눈치를 보면서 안 나온 것"이라며 "당이 어디로 가려는지 참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는 "보통 3선이 되면 원내대표라는 것이 정치적 성장의 디딤돌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보통 몇 명씩 출마한다"면서 "원내대표가 '정치의 꽃'인데, 후보가 한 명만 나온 것은 당이 죽어가고 있다는 뜻 아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대중 총재 시절 제가 초선 때도 김대중 총재와 이기택 공동대표가 있었는데 둘이 합의해서 김태식 원내총무를 밀었다"며 "그것도 경선을 했는데, 그게 역동적이고 당이 건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국회의장 후보 경선을 두고서도 "똑같은 상황이다. 도대체 왜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당 대표가 개입하나"라며 "정말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민주당은 당내 경선을 통해 추미애 당선자를 꺾은 우원식 의원을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으로 사실상 확정이었다. 앞서 친명 조정식·정성호 의원이 후보직을 사퇴한 바 있는데 이를 두고 당내에서 이른바 '명심(이 대표의 의중)'이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유 전 사무총장은 "우 의원도 (후보직을) 그만뒀으면 하는 전갈을 받긴 받았다고 한다"며 "사퇴하면 어떻겠냐는 타진을 받았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우 의원과 2파전을 치른 추 당선자에 대해선 "원래의 4명이 나왔으면 결선에도 가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3선쯤 된 의원들은 거의 다 겪어봤기 때문에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하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