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사’ 지휘할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그가 ‘친윤’으로 분류되는 이유

김현지 기자 2024. 5. 16.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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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석 총장의 “김 여사 신속 수사 지시” 직후 중앙지검장 전격 교체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변인...성남지청장 시절 이재명 성남FC 등 기소도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이 5월1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으로 첫 출근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시사저널 박정훈

이창수(53·사법연수원 30기)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의 취임 이후 권력형 비리에 대한 수사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수사가 가시화한 직후 서울중앙지검장이 전격 교체된 것도 이에 방아쇠를 당겼다. 서울중앙지검장은 검찰 조직 내 '실질적 2인자'이자 전국 최대 지방청의 수장이다. 이를 이끌어 갈 신임 지검장은 어떤 인물일까.

'추미애-윤석열 갈등' 국면서 윤석열 보좌

법조계에 따르면, 이창수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은 2020년 9월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총장 시절 대검찰청 대변인을 맡았다. 이 지검장이 '친윤(親尹)'으로 분류된 것도 이 무렵부터다.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 총장의 검찰총장 직무를 배제하고 징계를 청구했다. '추-윤 갈등'이 첨예하게 치닫던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이창수 지검장 등 대검 중간간부들이 검찰총장 직무 배제를 재고해 달라는 공동 성명을 냈다. 이후 이 지검장은 대구지검 2차장검사(2021년 7월)로 자리를 옮겼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엔 수원지검 성남지청장에 임명됐다. 이때 성남시민프로축구단(성남FC) 배임 혐의 등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이창수 지검장은 2020년 대검 대변인 발령 전까지만 해도 윤석열 대통령과 별다른 인연을 맺진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검장의 이력은 한동훈·이복현 등 윤석열 사단의 '특수통'과도 거리가 멀다. 이 지검장은 2001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임관했다. 2008년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United Nations Office on Drugs and Crime) 조약국에서, 2013년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각각 파견 근무했다. 이후 서울중앙·서울동부·인천·대구지검에서 형사부 부장검사(2017~2020년)를 지냈다. 이때 환경·보건전담부, 금융·조세전담부, 공정거래·경제범죄전담부, 식품·의료범죄전담부 등에서 수사를 이끌었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차기 검찰총장으로 가는 관문으로 통한다. 검찰총장에 이어 조직 내 '실질적 2인자'로도 불린다. 서울중앙지검장에서 검찰총장으로 직행한 사례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그도 그럴것이, 서울중앙지검은 전국 최대 지방청의 수장이다. 굵직한 권력형 비리 사건이 몰리는 곳이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 등의 사건뿐 아니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등도 수사하고 있다. 지난 정부에선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비리 의혹을 담당했다.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의 수사도 맡는다.

이창수 "친윤? 정치적 용어 동의할 수 없어"

이번 인사 배경으론 '대통령실-검찰 갈등설'이 재점화했다. 주가 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조사 여부를 두고 송경호(54·29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대통령실 간에 이견이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다. 이러한 갈등설은 지난해 말 불거지다 4·10 총선 국면에서 사그라드는 듯 했다. 그러다 이원석(55·27기) 검찰총장의 명품백 수수 의혹과 관련한 전담수사팀 구성과 신속 수사 지시(5월2일) 이후, 법무부가 보름도 안 돼 검사장 이상 고위급 인사를 전격 단행(5월13일)한 것이다(5월13일자 「金여사 수사 지휘부 모두 교체…'이재명·文 전 사위' 겨눈 이창수 전면에」 기사 참조).

이에 따라 이창수 지검장은 지난해 9월 검사장으로 승진(전주지검장)한지 1년도 안 돼 서울중앙지검장에 보임됐다. 이 과정에서 법무부가 검사의 임명 등과 관련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규정(검찰청법 제34조제1항)을 어겼다는 '검찰총장 패싱' 문제도 불거졌다. 법조계 일각에서 서울중앙지검장 교체 배경에 '김건희 여사 구하기'가 거론된 배경이기도 하다.

이를 의식한 듯, 이창수 지검장은 5월16일 첫 출근길에서 '친윤' 논란에 대해 "정치권 용어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김건희 여사의 소환 여부를 두고도 "지금 단계에서는 어렵지만 업무를 빨리 파악해서 수사에 필요한 충분한 조치들은 취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이 지검장은 이어 "(야권을 겨냥한 수사와 관련한 질문에) 어떤 사건이든 오직 정도와 법리에 따라서 좌고우면하지 않고 사건의 실체에 대해 합리적인 결론을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서울 출신의 이 지검장은 서울 대원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검찰 내에서 온화한 성품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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