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인형 2만 개로 종묘재례악 재현…향대청 새단장

이수지 기자 2024. 5.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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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 향대청 전시관 지오실에 '레고' 작가 콜린 진이 구현한 '레고 오향친제반차도'가 전시돼 있다. 2024.05.16. bluesoda@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종묘는 조선왕조 조상을 모시는 사당으로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왕과 황제, 왕비와 황후의 신주가 모셔져 있다. 종묘에서는 14세기부터 지금까지 제례가 거행되고 있다.

조선시대 제관들이 종묘제례 때 대기하던 향대청이 새 단장을 마쳤다.

임경희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는 16일 종묘 향대청에서 열린 언론공개회에서 향대청 전시관에 대해 "종묘는 조선시대와 대한제국 왕과 왕비 황제와 황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던 왕실 사당으로 그 건축물과 구조는 17세기 때 모습이 현재까지 남아 있다"며 "이번 향대청과 망묘루 전시에서는 이러한 종묘와 종묘제례의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종묘의 유형적 무형적 가치를 통합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소개했다.

항대청 문을 통과하면 오른쪽에는 '드오'실, 왼쪽에는 '지오'실이 보인다. 임 연구사는 "종묘 제례를 시작하고 마무리할때 집박이 '드오'라 외치면 음악이 시작되고 '지오'라 외치면 음악이 끝난다"며 "이를 사용해서 전시실 이름을 지호실과 지오실로 명명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시관은 왕실 유교 사당 종묘, 종묘제례, 종묘제례악 의미와 가치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담긴 신주, 축문, 홀기, 영상 등 다양한 자료들로 채워졌다.

임 연구사는 "향대청은 유물을 직접 전시할 수 없는 공간이란 한계가 있다"며 "그렇지만 복제품과 각종 영상을 적극 활용해 종묘 관련 정보는 간략하고 쉽게 전달하면서 더 많은 내용을 깊게 이해하고 싶은 관람객들을 위해 키오스크 영상을 적극 활용해 정보를 전달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 향대청 전시관 드오실에 종묘 주인인 신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이 전시돼 있다. 2024.05.16. bluesoda@newsis.com


종묘를 주제로 하는 '드오'실에는 종묘 주인인 신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담은 한국어판과 영문판 그림책이 각각 1권씩 놓여 있다.

그림책들 앞에는 국왕 신주, 일반 사대부 신주, 공신당에 모셔진 배향공신 신주, 현대 가정에서 제사 때 모시는 지방이 전시되어 있다. 전시된 신주들은 밤나무로 제작된 복제품이다.

이홍주 문화재청 학예연구사는 신주에 대해 "신분과 시대에 따라서 모양은 다르고 크기도 다르지만 돌아가신 분의 상징물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그 본질을 같다"며 "제사를 통해서 돌아가신 분과 살아 있는 사람이 만나게 하는 매개체 되는 것이 신주"라고 설명했다.

"종묘에 모셔진 임금님의 신주와 그다음에 사당에 사대부 신주 그다음에 공신당에 모셔진 배양 공신 신주, 일반적으로 현대 가정에서 제사를 지낼 때 쓰는 지방을 한꺼번에 비교해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왼쪽에는 왕과 왕비의 신주들을 모신 신실이 재현되어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 향대청 전시관 지오실에 '레고' 작가 콜린 진이 구현한 '레고 오향친제반차도'가 전시돼 있다. 2024.05.16. bluesoda@newsis.com


종묘 제례와 종묘제례악을 주제로 한 '지오'실에는 종묘제례 절차에 따라 연주되는 종묘제례악 전곡이 계속 흘러나온다.

전시실 한가운데는 레고 인형들이 조선시대 국왕이 직접 지내는 종묘제례 때 반차(班次)를 재현했다.

'레고' 작가 콜린 진이 구현한 '레고 오향친제반차도'에는. 왕과 왕세자, 제관들, 종묘제례악을 연행하는 악대와 무용수, 제례를 참관하는 문무관원 등 209명과 악기 26종이 2만 개가 넘는 레고블록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학예연구사는 "종묘 제례 중에 가장 중요한 다섯 번의 제사를 임금님이 진행할 때 자리 배치가 어떻게 되는지를 그림으로 그린 것이 반차도"라며 "레고 블록을 색칠하거나 자르거나 하지 않고 있는 블록 모양 그대로 사용해서 맞췄기 때문에 자세히 보시면 정말 기상천외하고 재미있는 블록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야금이나 거문고에 줄들이 엮여 있는 분들은 크루아상 모양 레고 블록으로 구현되어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 향대청 전시관 지오실에 '레고' 작가 콜린 진이 구현한 '레고 오향친제반차도'가 전시돼 있다. 2024.05.16. bluesoda@newsis.com


조선 건국부터 오늘날까지 살아있는 전통으로 이어지는 종묘제례와 종묘제례악 전승자들의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들어볼 수 있다.

이 전시관은 상설 운영된다. 종묘 평일 시간제 관람 일정 중에는 해설사와 1시간 동안 종묘 일대 관람 후 전시를 볼 수 있다. 일반 관람 일정 중에는 해설 없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 망묘루가 특별 개방되고 있다. 향대청 옆 망묘루 내부는 국가유산청 출범을 맞아 오는 17일부터 6월30일까지 특별 개방된다. 2024.05.16. bluesoda@newsis.com


국가유산청 출범을 앞두고 향대청 옆 망묘루 내부도 특별 개방된다.

망묘루는 조선시대 종묘 관리를 담당했던 관서인 종묘서(宗廟署)가 있던 건물이다. 제례를 지내러 온 국왕이 이곳에서 선왕을 추모하며 남긴 글을 현판으로 만들어 걸어두기도 했다.

망묘루 왼쪽에 누마루에서는 못과 종묘 전경이 내려다보인다. 가운데는 종묘 정전 모형을 조립하는 체험을 할 수 있는 탁자가 놓여있다.

이곳에서는 조선시대 종묘서부터 오늘날 궁능유적본부 종묘관리소까지 종묘를 관리하는 유산관리자들을 조명한다.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 망묘루가 특별 개방되고 있다. 향대청 옆 망묘루 내부는 국가유산청 출범을 맞아 오는 17일부터 6월30일까지 특별 개방된다. 2024.05.16. bluesoda@newsis.com


강정인 궁능유적본부 전시 큐레이터는 "조선시대 때 임금님들은 여기서 제례를 준비하면서 정전을 바라보고 돌아가신 선대 왕을 추모했다"며 "여기 앞에 있는 예쁜 연지 보시고 우리 관람하시는 분들도 그리운 누군가를 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셨으면 하는 마음에 공간을 구성해 봤다"고 설명했다.

망묘루 내부는 오는 17일부터 6월30일까지 특별 개방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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