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매출 26억 대전역 성심당, 월세 1억→4억…“과하다” “지금이 특혜”

최예린 기자 2024. 5. 16.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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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역에서 성심당 '튀김소보로' 세트를 사서 기차에 오르는 건 추억이 될까? 성심당이 대전역에서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성심당이 쓰고 있는 대전역사 내 300㎡(90평) 규모 2층 매장 임차인을 구하는 경쟁 입찰을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성심당 대전역점 지난 5년간 월세는 약 1억원이었다.

성심당 대전역점 월평균 매출이 25억9800만원임을 고려하면, 현재 임대료는 3% 수준에도 못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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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당 대전역점, 10월까지 영업 계약 임시 연장
성심당의 ‘튀김소보로’. 한겨레 자료 사진.

대전역에서 성심당 ‘튀김소보로’ 세트를 사서 기차에 오르는 건 추억이 될까? 성심당이 대전역에서 사라질 상황에 놓였다.

코레일유통은 현재 성심당이 쓰고 있는 대전역사 내 300㎡(90평) 규모 2층 매장 임차인을 구하는 경쟁 입찰을 진행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성심당 대전역점 지난 5년간 월세는 약 1억원이었다. 계약이 만료된 지난 4월 코레일유통은 새 임대 조건으로 4배가 오른 최소 4억4100만원의 월 수수료를 제시했다. 지금까지 3차례 입찰 모두 유찰됐고, 3억5300만원까지 월 수수료 조건을 낮춰 4차 입찰을 진행했고, 이날은 마감 마지막 날이었다.

성심당이 처음 대전역에 분점을 낸 건 2012년 11월이다. 원래 위치는 지금 위치가 아닌 탑승입구 쪽 작은 간이매장이었다. 어느 날부턴가 대전역 탑승입구에는 빵을 사려는 줄이 늘 길게 늘어섰다. 튀김소보로 세트가 큰 인기를 끌면서다.

대전역점에서만 하루 수천개의 튀김소보로가 팔리던 중 천장에 물이 새는 일이 발생했고, 지금의 2층 맞이방으로 매장을 넓혀 자리를 옮겼다. 성심당 유명세와 함께 대전역에서 빵을 사려는 승객도 점점 더 늘었다. 치솟은 인기로 대전이 목적지가 아닌 승객들도 대전을 환승역 삼아 성심당 빵을 산 뒤 다시 기차에 오르는 풍경도 흔해졌다.

성심당은 오는 10월까지 코레일과 임시 계약을 연장한 상태이지만, 계속 대전역에서 영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현재 대전역 입점 업체 임대 수수료는 월 매출액 대비 약 17%로 정해져 있다. 성심당 대전역점 월평균 매출이 25억9800만원임을 고려하면, 현재 임대료는 3% 수준에도 못 미친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은 성심당 대전역점 매출 규모에 비해 임대료가 지나치게 낮다고 지적했다. 감사원도 코레일유통이 임대료 수익 수십억원을 포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혜 논란 속에도 “성심당이니까 그런 매출이 나오는 것인데, 무조건 매출 기준으로 월세를 3∼4억원씩 내라는 것은 오히려 비합리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2017년 부산역에 있던 ‘삼진어묵’ 경우도 코레일유통이 77㎡ 매장에 대해 월 임대료 3억원을 제시했다가, 너무 비싼 금액에 입찰이 유찰됐다. 이후 코레일유통 쪽이 삼진어묵에 월세를 2억원으로 깎아줄 테니 입찰에 참여하라고 한 사실이 경찰 조사로 드러나기도 했다. 결국 삼진어묵은 부산역 맞은편으로 매장을 옮기고, 기존 부산역 자리에는 다른 어묵 브랜드가 들어와 있다.

성심당 대전역점 전경. 성심당 누리집 갈무리

코레일유통 관계자는 “애초 성심당이 지금 자리에 입점할 때와는 임대료 책정 방식이 달라졌다. 지금은 매출 대비 수수료 방식으로 임대 계약을 맺기 때문에 다른 입점 업체와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성심당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할 순 없다”며 “4차 입찰이 유찰되더라도 수의계약으로 바뀐다든지 하진 않는다. 유찰이 반복되면 업종을 바꿔서라도 현재의 수수료 기준에 맞게 입점 업체를 선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대전역에서 튀김소보로를 만나긴 어려워질까.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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