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태 "민주당, 황제 모시나? 당 죽어가"…박지원 "명심 개입, 서투른 정치"

곽재훈 기자 2024. 5. 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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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 일색 민주당 분위기에 원로들 우려…劉 "자유당 때 분위기", 朴 "건강하지 않다"

야권 원로인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표직 연임설과 원내대표·국회의장 경선 등 당내 상황에 대해 "거의 황제를 모시고 있는 당 같다"고 쓴소리를 했다.

유 전 사무총장은 16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차기 당권에 도전자가 아무도 없다는 지적에 "(이 대표가) 안 하면 나올 사람 많다. 5선, 6선들이 저렇게 있는데 다 한 번 대표를 하고 싶지 않겠나"라며 "그런데 저런 분위기에서 괜히 (도전)했다가 또 개딸들한테 역적될까 봐 다들 눈치 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전 총장은 그러면서 "자유당 때 이승만이 '나 이제 안 한다'고 한다고 겁 없이 누가 대통령 나오겠다고 했겠느냐. 지금 그런 분위기 같더라"고까지 했다.

그는 "당 돌아가는 꼬라지가 지금 그렇게 돌아가고 있지 않느냐"며 "원내대표도 다들 한 3선 되면 정치적 성장의 디딤돌이라 다 꿈을 가지고 있고 보통 (경선에) 몇 명씩 나오는데 그것도 한 명이 나오고…. 당이 왜 이렇게 돼가는지 정말 이해가 안 간다"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정치사를 언급하며 "제가 초선 때, 김대중 총재 시절에 김 총재와 이기택 공동대표 둘이 합의해서 원내총무를 누구로 밀었는데 정대철·김상현 등 비주류에서 경선을 붙어서 (비주류 후보가) 됐다"며 "그 동교동계와 김대중 총재,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던 쪽에서 김태식 총무를 밀었는데 경선해서 신기하 의원이 됐다. 그게 역동적이고 당이 건강한 거지, 그렇게 비주류가 전부 눈치 보고 안 나오는 당이 어디로 가려고 그러는지 참 걱정스럽다", "당이 죽어가는 것"이라고 했다.

유 전 총장은 이날 치러지는 국회의장 후보 경선에 대해서도 "도대체 국회의장 경선에 아무리 영향력이 있다 한들 왜 대표가 개입을 하는지, 저건 정말 해선 안 될(일)"이라며 "하려고 그러면 처음부터 의중을 좀 밝히든지 해야지, 결선까지 만들어 놓고 나왔다가 사퇴한 사람은 얼마나 면구스럽나. 속된 말로 쪽팔리게 됐지 않느냐"고 이 대표에게 비판적 인식을 보였다.

그는 또 "원래 그 4명이 나왔으면 개딸들은 어떨지 몰라도 추미애 의원은 결선에도 가기 어려운 사람"이라며 "그 동안 살아온 행적과 정치적 행보를 아는 사람들은 굉장히 불안하게 여기지 않느냐. 제일 불안한 후보로 취급을 받던 사람"이라고 유력 후보인 추미애 당선인에게도 날을 세웠다.

그는 "상임위원장 할 때 자기 당 의원들 (못 들어오게) 문 걸어 잠그고 당시 여당 의원들하고 노동관계법을 처리하지 않았느냐"면서 "장관이 돼가지고는 다선 의원이면 의회를 존중을 해야지 국회에 와서 '소설을 쓰시나' 이러고,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의 갈등 과정에서 내가 옳았는데 옳은 나를 잘랐다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을 그렇게 비판을 하고 해서 지금 친문하고는 다 원수가 돼 있지 않느냐. 그쪽도 다 지금 우원식 쪽으로 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쨌든 결선이 있는데"라며 "의장 추대, 이런 일이 한 번도 없었다. 다 경선을 했지"라고 탄식하며 이같이 말했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 ⓒ프레시안

역시 민주당 원로인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도 같은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의 국회의장 도전 의사를 접은 데 대해 "이재명 대표가 분명히 그러한 명심, '박지원 당신은 나가지 마라' 이런 말씀은 하지 않았지만 그 대화의 흐름을 보면 알 수 있지 않느냐"고 이 대표와의 오찬 회동 분위기를 전하며 "사퇴한 후보까지 네 분이 지나치게 '명심'을 강조하고 또 대표가 '나한테 뭐라고 하더라'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정치가 좀 미숙한 것 아닌가"라고 비판 목소리를 냈다.

박 전 원장은 "지금 후보들이 다 얘기했지 않느냐. (추 당선인이) '이재명 대표가 나한테 잘하라고 했다', (우원식 의원이) '형님이 딱이네'"라며 "개입한 것 아니냐. 그리고 박찬대 원내대표가 정성호·조정식(의원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고 하면 개입한 것"이라고 지적하고는 "모든 언론들이, 신문 사설까지 '이건 아니다'라고 비판하지 않느냐. 그래서 정치를 좀 국민들이 생각하는 상식 선에서 해야지, 매끄럽지 못하게 한 것은 우리 민주당이 반성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에서 소통하면서 솔직하게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단일화하고 합종연횡하는 것은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것을 명심팔이를 하고, 또 그렇게 보이게 하는 것은 서투른 정치"라고 부연했다. 그는 "좀 과열되는 현상도 있었기 때문에 정리를 한 것 아닌가 하지만, 어떻게 됐든 정치를 그렇게 하면 다 지적받지 않느냐"며 "그렇기 때문에 좀 나이스하게 했어야지, 서투르다"고 거듭 비판했다.

박 전 원장은 '이재명 1극 체제', '대표도 이재명 대표가 연임하고 원내대표도 찬반투표, 국회의장도 명심'이라는 비판에 대해 "저도 그것은 건강하지 않다고 누차 지적을 했다"며 "(지금은) 이재명의 시간이기 때문에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하는 것은 옳지만 어느 정도 탕평인사를 해서 해소시킬 의무는, 몫은 이재명한테 있다"고 지적했다.

박 전 원장은 차기 의장 후보들에 대해서도 "국회의장은 설사 (결과적으로) 민주당의, 야권의 손을 들어주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앞장서서 '나는 민주당 출신이니까 민주당 손을 들겠다' 이런 것은 정치가 아니다. 국민이 불안하지 않느냐"며 "그러한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뼈 있는 충고를 건넸다.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프레시안

[곽재훈 기자(nowhere@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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