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5월 눈폭탄에 '구름위 땅' 안반데기 황홀한 설국…농심은 가슴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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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울 때 다 됐는데, 폭설이라니."
이곳에서 만난 김종근씨(70·강릉)는 "왕산(안반데기)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해서 아침 먹고 드라이브 삼아 올라와 봤다"며 "강릉 고지대에 봄눈 내리는 것이 신기한 일은 아니지만, 매미 울 때가 다 된 5월 중순에 폭설이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강원 산간엔 사상 유례없는 '5월 대설주의보'가 발효, 설악산엔 40㎝ 안팎의 눈이 쌓였고, 고성 향로봉도 14.9㎝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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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매미 울 때 다 됐는데, 폭설이라니."
강원 산간을 중심으로 사상 유례 없는 '5월 중순 대설특보'가 지나간 16일 오전 '구름 위의 땅'이라고 불리는 강원 강릉시 왕산면 안반데기 마을. 전날 내린 하얀 눈이 오월의 푸르름을 뒤덮고 있었다.
안반데기는 1100m 고산지대로 떡메로 떡을 치는 안반처럼 우묵하면서도 널찍한 지형이 있는 것이 지명의 유래가 됐다. ‘안반’은 떡메로 반죽을 내리칠 때 쓰는 오목하고 넓은 통나무 받침판을, ‘데기’는 평평한 땅을 말한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마을에서 쏟아지는 은하수가 장관인 곳이기도 하다.
이날 마을 도로 가장자리 풀밭에 내려 앉은 눈은 형형색색의 오월 봄꽃을 하얀 물감으로 덧칠한 것처럼 신비한 풍경을 자아냈다.
이곳에서 만난 김종근씨(70·강릉)는 "왕산(안반데기)에 눈이 많이 왔다고 해서 아침 먹고 드라이브 삼아 올라와 봤다"며 "강릉 고지대에 봄눈 내리는 것이 신기한 일은 아니지만, 매미 울 때가 다 된 5월 중순에 폭설이 내린 것은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고랭지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에겐 가슴앓이를 가져온 폭설이다.
안반데기 마을에서 재배되는 산나물도 때 아닌 눈이 내려 앉아 꽁꽁 얼었다. 주민들은 새벽 일찍부터 나와 밭에 쌓인 눈을 치워내는데 바빴다.
이곳은 3년 전에도 '5월 봄눈'에 냉해를 입어 농가 피해가 컸다.
한 농민은 "갑작스런 눈에 심어놓은 나물이 모두 얼어붙었다"며 "출하를 앞두고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강원 산간엔 사상 유례없는 '5월 대설주의보'가 발효, 설악산엔 40㎝ 안팎의 눈이 쌓였고, 고성 향로봉도 14.9㎝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5월 중순을 지나 강원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건 기상관측 이래 처음이다.
강원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지난 2021년 5월 1일 강원 중부와 북부 산지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된 적이 있다"며 "이후 5월 대설특보가 발효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설악산국립공원 사무소 관계자도 "2020년 5월 19일 이후 가장 늦은 날짜에 내린 눈"이라고 전했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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