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핏이 '비밀'로 해달라며 산 주식 공개…스위스에 있었네

정혜인 기자 2024. 5. 16.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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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밀리에 매입해온 주식의 정체가 공개됐다.

버크셔는 이날 처브 주식 매입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 3~4분기의 13-F 신고서도 수정했다.

수정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처브 주식의 수는 약 800만주였다.

버핏의 처브 주식 매입 사실이 알려지면 주가가 급등할 경우를 고려해 투자 사실을 기밀로 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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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비밀리에 매입해온 주식의 정체가 공개됐다. 스위스 취리히에 본사들 둔 손해보험사 '처브'(Chubb)가 그 주인공이다.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의 버스켜해서웨이가 지난해 하반기 비밀리에 매입한 주식은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인 '처브'인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은 5월3일(현지시간)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 참석한 버핏 최고경영자(CEO) /로이터=뉴스1

15일(이하 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는 이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13-F 서류를 통해 올해 1분기(3월31일 기준) 보유 주식 내역을 공개했다.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버크셔는 1분기 기준 처브 주식 약 26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67억달러(약 9조919억원) 상당의 지분이자 처브 발행 주식 수의 약 6%에 해당한다. 앞서 매입으로 버크셔 포트폴리오 내 처브의 비중은 큰 순서로 9번째가 됐다. 버크셔는 이날 처브 주식 매입을 반영하기 위해 지난해 3~4분기의 13-F 신고서도 수정했다. 수정된 서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버크셔가 보유한 처브 주식의 수는 약 800만주였다.

미 규정에 따라 대규모 투자자들은 SEC 13-F 서류 제출을 통해 분기 말 기준 주식과 옵션 보유 규모를 공시해야 한다. 서류 제출 기한은 분기 말 45일 후까지다. 하지만 버크셔는 지난해 3~4분기에 하나 이상의 거래 내역을 기밀로 요청했다. 버크셔의 기밀 처리 요청은 2020년 이후 처음이었고, 지난 3일에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도 관련 종목들에 대한 질문을 받지 않았다.

당시 월가에서는 버크셔의 은행, 보험, 금융 주식 매입 금액이 증가했다는 것을 근거로 기밀 처리된 주식이 은행 종목일 가능성이 크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이날 서류 제출로 '기밀 매입 주식'은 처브인 것으로 드러났다.

2024년 1분기 기준 버크셔해서웨이의 투자 포트폴리오 상위 10개 종목. 표시된 종목은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매수 사실을 기밀로 요청한 손해보험사 '처브' /사진=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미 투자전문매체 배런스는 "버크셔의 워런 버핏 최고경영자(CEO)가 처브 주가가 오르지 않는 상태에서 주식을 매입하려고 (처브 매입 사실을) 기밀로 했을 수 있다"고 짚었다. 버핏의 처브 주식 매입 사실이 알려지면 주가가 급등할 경우를 고려해 투자 사실을 기밀로 했다는 것이다. 미 메릴랜드대 로버트 H. 스미스 경영대학원의 데이비드 카스 교수 역시 "수백만 명이 버핏이 하는 일(투자)을 따른다. 버핏은 다른 사람들보다 이 문제(투자 종목 공개)에 더 민감할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실제 처브 주가는 이날 정규 거래에서 0.075% 빠진 252.97달러로 약보합을 기록했지만, 버핏의 보유 소식이 전해지자 시간 외 거래에서 10%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올해 상승률은 11.27%다.

15일(현지시간) 기준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된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 처브의 올해 주가 추이 /사진=구글

세계 최대 상장 손해보험사인 처브는 지난 2016년 에이스생명과 합병했고, 현재 세계 54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회사의 CEO는 미국 보험업계의 공룡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 회장인 모리스 그린버그의 아들 에번 그린버그다. 보험 분야에 정통한 버핏은 버크셔의 손해보험사업을 회사의 '핵심'으로 부르며 재투자할 수 있는 '유동자금'을 창출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평가한다.

한편 올해 1분기 기준 버크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애플 주식은 1354억달러로 확인됐다. 공시에 따르면 회사는 보유 애플 주식을 1억1600만주 이상(약 13%) 줄였다. 하지만 애플은 여전히 버크셔의 최대 보유 주식(포트폴리오 비중 41%)이다. 버핏은 최근 연례 주주총회에서 애플에 대한 찬사를 쏟아내며 극적인 변화가 없는 한 올해에도 애플이 버크셔 최대 투자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 주가는 올해 2.2% 올랐다.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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