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 토막 리뷰] 자동이 나보다 너무 잘해!
기자를 포함해 원작 소설 및 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을 재미있게 본 독자라면 이 게임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이라는 마음으로 출시를 기다렸을 것이다. 이미 사전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나름대로 괜찮은 게임성을 예고했지만, 기자도 출시된 게임이 어느 정도인지는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일단 모바일 게임이니 안드로이드 게임기에 게임을 설치하고, 게임 시작을 눌렀다. 이후 추가 데이터 다운로드까지 받고 나니 언어 설정을 고를 수 있었다. 언어 중에는 반가운 '한국어'가 있어 바로 선택했다.
이후 이어지는 웹툰 풍의 중간 내용 설명. 고(故) 장성락 작가의 웹툰 원본에 움직임을 살짝 가미한 수준으로 펼쳐졌다. 여기에 한국어 더빙이 함께 이어졌다. 이후 3D로 제작된 캐릭터들이 등장해 대화하는 장면도 나왔는데, 크게 어색한 수준은 아니었다.
그래픽만 보면 넷마블이 '제2의 나라: CROSS WORLDS', '일곱개의 대죄: GRAND CROSS'에 이어 애니메이션 풍의 IP(지적재산권)에 적합한 그래픽을 구현하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 했다.
본격적인 튜토리얼 겸 강제 진행 초기 스테이지 진행이 이어졌다. 원작에서도 나왔던 시크릿 퀘스트 '무력한 자의 용기'를 유저 입장에서 경험할 수 있었다. 다만, 게이머들이 중간 설명을 지겨워하는 것을 고려해서인지 원작에서 석상의 비밀을 푸는 장면은 생략됐고, 각성 뒤 일일퀘스트 거부에 따른 패널티 퀘스트 공략에 대한 내용으로 이어졌다.
원작 팬이라면 스토리 중간 마다 빈 부분이 있다고 느낄 수 있는데, 이 부분은 사이드 퀘스트로 풀어주는 방식을 택했다. 사이드 퀘스트에서는 원작에서 다루지 않았던 부분까지 다룰 수 있어 좋은 선택으로 보인다.
그리고 첫 번째 보스 다운 보스라고 할 수 있는 '푸른 독니 카사카' 공략, 이후에는 원작 초반의 약간 어벙한 캐릭터 대신 날카로운 인상의 성진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원작 내용들을 즐길 수 있었다.
일단 액션에 대해 평가를 하자면, 꽤 잘 만들었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소위 AAA급 게임 만큼 정밀하게 만들어 진 것은 아니지만, 초반에 한정해 조금 쉽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액션은 기본 공격과 스킬, 그리고 회피기와 강력한 한방을 꽃아 넣는 필살기가 기본이며, 여기에 특정 조건에 따라 QTE 액션(일정 시간 내 특정 버튼을 눌러 액션을 발동하는 방식)이 추가됐다. 여기에 적의 공격 발동에 맞춰 회피를 선택하면 뜨는 '극한 회피' 등의 액션이 게임 공략의 핵심이었다.
물론 어느 정도 진행하면 유저들 대부분이 '벽'을 호소하며 과금에 대한 압박을 받는다고 하지만, 적어도 초반에는 호쾌한 액션을 즐기는데 무리가 없었다.
다만 이는 사람마다 다르게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기자는 안드로이드 게임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조이패드로 게임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나중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해 본 결과 조작성이 조이패드를 사용하는 것만큼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이후 PC로도 진행을 해 봤는데, 마우스와 키보드를 이용한 액션은 나쁘지 않았다. WASD로 방향을 이동하고 일반 스킬이 Q, E, 여기에 R과 F로 필살기류, 그리고 스페이스키가 회피기로 지정돼 있어 무난한 조작이 가능했다. 아마 실제로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은 PC를 이용해 난이도 있는 던전 공략을 시도하지 않을까 한다.
PC의 경우도 솔직히 액션 게임을 잘 못하는 사람이라도 조작 난이도 때문에 불만을 토로할 수준은 아니었다. 굳이 평가하자면 조이패드로 즐기는 것이 가장 만족스러웠고, 다음이 마우스와 키보드, 마지막이 화면 터치를 통한 액션이었다. 화면 터치 액션은 화면을 살펴 가며 순간적으로 적절한 터치를 통한 공격을 하기 쉽지 않았다.
다만 여기에서 자동사냥이 변수였다. 국내 모바일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자동사냥이 생각 이상으로 너무 잘 설정돼 있었다. 스킬을 순서에 맞춰 자동으로 사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극한 회피까지 알아서 사용하며 적을 잡는 수준이었다.
예를 들어 한 스테이지에서 어렵게 보스를 잡았다면, 자동으로 설정해 두면 너무 쉽게 보스를 잡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보스를 잡으면서 '극한 회피 2회 사용' 등의 조건까지 너무 쉽게 만들어 낼 정도였다.
물론 한 스테이지를 처음 클리어 할 때는 자동이 적용되지 않았지만, 그 다음부터는 굳이 수동으로 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정도였는데, 이는 액션성을 중요시 여기는 유저에게는 "내가 아니라 게임이 게임을 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시간을 많이 내기 어려운 직장인 유저에게는 "이렇게라도 즐길 수 있어 다행"이라는 경험을 줄 것이다.
또 자동인 경우 굳이 조작성을 따질 필요가 없어 스마트폰으로도 플레이하는데 지장이 없어 보였다. 즉, 어려운 스테이지는 PC나, 조이패드를 스마트폰에 결착해 클리어 하고, 그 다음부터는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면서 '자동 사냥'을 즐기면 되는 구조였다.
게임의 BM(비지니스 모델)은 주로 정액제와 게임패스 위주로 구성돼 있었는데, 마정석을 바로 구입해 뽑기를 하는 것보다는 비교적 저렴하게 운용할 수 있었다. 큰 무리를 하지 않는다면 한 달에 약 5만 원 내외 정도가 적절해 보였는데, 길게 본다면 그 이하로도 충분히 게임 진행은 가능할 듯 했다.
이같은 BM 구조로도 운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경쟁 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리니지 라이크'가 아니라 솔로 게임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이다. 경쟁 요소는 순위를 보여주는 정도이고, 현재는 타 유저들과 싸우거나 할 일은 전혀 없었다. 소위 '분재 게임', 즉 하루에 짬짬히 조금씩 진행하는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라면 3만 원 이하의 월정액 정도 투자로 충분히 즐길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이라면 BM이 주로 뽑기 위주인데, 뽑기가 캐릭터와 무기가 혼재된 방식이라 원하는 캐릭터를 뽑을 때까지 필요 이상의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대신 원하는 뽑기를 할 수 있는 커스텀 픽업 등이 있으니 이는 유저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기에 스마트폰에서 게임 초기화를 지원하므로 '리세마라'(리셋 마라톤, 원하는 캐릭터를 뽑을 때 까지 게임 리셋을 반복하는 것)까지 더한다면 적은 투자금으로 초기 진행을 원활하게 할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원작 팬들에게는 선물 같은 게임이며, 경쟁을 통해 극한 경험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싱거운 느낌이겠지만, 꾸준히 스토리를 즐기며 짬짬이 캐릭터를 키우는 것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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