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장애 아들 26년간 보살피다 결국 살해한 母…법원 선처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2024. 5. 16. 11:2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선천적 장애를 앓던 아들을 26년간 뒷바라지하다 우울증 등이 겹치며 건강이 악화되자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법원의 선처를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A 씨는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한 주거지에서 지적 장애와 뇌 병변 등을 앓던 20대 아들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하지만 A 씨는 B 씨를 장애인 시설 등에 보내라는 주변 권유에도 아들이 그곳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을 우려해 26년간 직접 보살펴 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선천적 장애를 앓던 아들을 26년간 뒷바라지하다 우울증 등이 겹치며 건강이 악화되자 아들을 살해한 친모가 법원의 선처를 받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김인택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50대 여성 A 씨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A 씨는 지난 1월 경남 김해시 한 주거지에서 지적 장애와 뇌 병변 등을 앓던 20대 아들 B 씨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혼자 걷거나 배변 조절이 불가능하고 A 씨의 도움 없이는 음식 섭취조차 힘들어 일상생활이 완전히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A 씨는 B 씨를 장애인 시설 등에 보내라는 주변 권유에도 아들이 그곳에서 괴롭힘을 당할 것을 우려해 26년간 직접 보살펴 왔다.

아들 간병에 집중하면서 밝았던 A 씨는 점차 외부 사람들과 점차 단절됐고, 십여 년 전에는 우울증 진단을 받아 계속 약을 먹어왔다. 또 2022년에는 만성 골수성 백혈병 진단까지 받으면서 더욱 건강이 악화되고 말았다.

그러던 중 A 씨는 지난해 9월부터 아래층 주민이 층간 소음 민원을 계속 제기하자 B 씨로 인한 것인지 우려하며 심한 불안 증세를 느끼게 됐다. 범행 전날에도 층간 소음 민원을 받게 된 A 씨는 더 이상 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B 씨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자신은 목숨을 건졌다.

재판부는 “A 씨에게 전적으로 의지해 왔던 B 씨는 어떠한 저항도 못 한 채 생명을 잃어 A씨에게 합당한 처벌이 마땅하다”면서도 “다만 A 씨가 B 씨를 26년간 밤낮 없이 돌봐 왔고 자신이 사망할 경우 B 씨를 수용할 마땅한 시설이 없는 데다 남편 등 나머지 가족에게 부담과 고통을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범행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