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후 '수술 or 재활' D-1, 동료는 "미래에 어떤 문제도 없을 것"이라지만 관건은 '습관성 여부'

안호근 기자 2024. 5. 16.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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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안호근 기자]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메이저리그(MLB) 진출 첫 해부터 크나 큰 암초를 만났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복귀 시기에 큰 영향을 미칠 중대기로 앞에 섰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15일(한국시간) "이정후의 자이언츠가 시즌 첫 위기에 빠졌다"며 이정후의 부상 소식에 대해 전했다.

어깨 탈구로 인해 부상자 명단(IL)에 오른 이정후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 결과가 나왔고 구단은 왼쪽 어깨의 '구조적 손상(structural damage)'이라고 밝혔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전 1회초 수비에서 부상을 입었다. 2사 만루에서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잘 맞은 타구를 잡기 위해 펜스 앞까지 질주했고 점프해 캐치를 시도했으나 이 과정에서 이정후의 왼쪽 어깨가 담장 구조물과 충돌했고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트레이너가 나와서 상태를 점검했고 이정후는 부축을 받으며 교체 아웃됐다.

당초 구단은 어깨 염좌라고 발표했지만 경기 후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탈구'라고 정정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지난 14일 경기를 앞두고 "이정후가 왼쪽 어깨 탈구(left shoulder dislocation)로 인해 10일 부상자 명단에 등재됐다"며 "오늘 MRI를 촬영한 후, 팀 닥터를 만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왼쪽 2번째)가 13일(한국시간) 신시내티전에서 1회 초 수비 도중 어깨 통증을 느끼고 교체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어깨 수난사가 이어지고 있다. 이정후는 KBO 리그 시절에도 이 부위를 두 차례나 다쳤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인 2018년 6월 19일 잠실 두산전에서 타격 후 슬라이딩 과정에서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진단을 받고 한 달 동안 결장했고 그해 10월 20일 한화 이글스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9회말 다이빙캐치 과정에서 같은 부위를 다쳐 결국 수술대에 올랐다. 그렇기에 더욱 우려를 키운다.

결국 '어깨 부상 치료 권위자'를 찾기로 했다. MRI 결과를 발표한 샌프란시스코 구단은 "17일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닐 엘라트라체 박사에게 의견을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엘라트라체 박사는 스포츠의학의 권위자로 과거 류현진(한화 이글스)은 물론이고 국내 많은 선수들과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의 팔꿈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이기도 하다.

한 가지 다행인 점은 우투좌타인 이정후의 부상 부위가 공을 던지는 왼쪽이 아닌 오른쪽이라는 점이다. 강력한 힘으로 송구를 해야 하는 왼쪽보다는 공을 잡는 오른쪽의 근육 사용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도 "이정후의 왼쪽 어깨 부상에 긍정적인 점 하나가 있다면 그가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고 왼손으로 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어깨 탈구 부상은 가동 범위의 제한을 일으키는데 좌타자의 경우 왼팔을 막아둔 채로 스윙을 하고 오히려 오른팔이 더 큰 범위로 움직인다. 우투좌타인 이정후에겐 불행 중 다행인 일이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난 뒤 수술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수술과 재활의 일장일단이 있다. 수술을 하게 되면 부상 부위에 대한 확실한 치료와 불안감을 덜어놓을 수 있는 점이 생긴다. 매체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와 LA 다저스의 트레이너였던 스탠 콘테는 "(수술을 하면) 어깨의 부담이 어느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관절순의 일부만 수술을 받는다면 6~8주면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재활을 택한다면 복귀 시기를 더 당길 수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선 시기가 더 늦어질 수도 있다. 두산 베어스 김인태는 지난해 4월 오른쪽 어깨 탈구 이후 수술 대신 재활을 택했다. 당초 4주 이탈을 예상했지만 재활 시기가 훨씬 더뎌져 8월에서야 복귀할 수 있었다.

엘라트라체 박사의 소견이 가장 중요해졌다. 그는 설명이 필요 없는 '어깨 치료 권위자'다. 콘테는 그는 어깨에 대해선 최고"라며 "이런 부상에 대한 모든 종류의 새로운 기술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어깨 탈구로 인해 수술을 거쳐 2022년을 제대로 뛰지 못했던 팀 동료 마이클 콘포토는 이정후에게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던지는 쪽의 어깨 수술은 꽤 힘든 일이다. 그렇기에 정후에게는 (던지는 쪽 반대팔 부상이) 좋은 소식"이라며 "엘라트라체가 내 어깨를 고치는데 아무런 문제도 갖지 않았고 그들이 지금 할 수 있는 건 10년 전에 했던 것보다도 훨씬 낫다"고 말했다.

이어 "미래에 어떤 문제도 일으키지 않을 것이다. 내가 그 두 가지 사례의 예시"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왼쪽에서 3번째)와 마이클 콘포토(왼쪽에서 2번째). /사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공식 SNS
콘테는 이정후의 재활 기간을 3개월로 전망했다. 그는 "이정후가 3개월 안에 복귀할 것이라고 믿는다. 다만 문제는 어깨가 얼마나 안정적인가 하는 것"이라며 "앞뒤로도 다 찢어지면 6개월은 걸릴 수 있다"고 했다. 이정후의 부상이 어깨 관절의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구조물 중 하나인 관절와순의 전반적인 손상을 일으켰다면 전체적인 수술이 이뤄질 수 있고 이 경우 복귀까지 더 오랜 기간이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남부 캘리포니아 스포츠 의학센터의 전 이사를 맡았던 앤드류 아인혼은 "어깨는 매우 불안정한 관절"이라며 "내 어깨를 수술했던 프랭크 조브 박사는 어깨를 코 위에서 공의 균형을 맞추는 물개라고 묘사했다. 매우 섬세하고 선수들로선 최소한의 피해를 입어도 보통 2,3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대학교 샌프란시스코 캠퍼스(UCSF) 정형외과 교수인 니라브 판디야 박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어깨 탈구는 보통 관절 와순이 찢어진 것뿐만 아니라 뼈에도 일부 영향이 있음을 나타낸다"며 "관절와순이나 뼈 손상 정도에 따라 반복적인 탈구 위험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 KNBR에 따르면 전 샌프란시스코 투수인 숀 에스테스는 "'구조적 손상'이나 '2차 소견' 이야기가 나오는 걸 보니 수술이 필요할 것 같다"며 "최소 2개월 정도 결장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앞서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도 "어깨 탈구는 수술이 필요한 부상이다"며 "보스턴 레드삭스 유격수 트레버 스토리는 지난 4월 수비 도중 어깨가 탈구돼 수술을 받아 시즌아웃됐다"고 보도했다.

어깨 탈구의 가장 큰 우려는 재발 가능성이다. 어깨를 잡아주는 관절과 주변 뼈가 탈구로 인해 약화되면 자칫 '습관성 탈구'로 이어질 수 있다. 수술과 재활을 하더라도 부상을 유발한 장면 같은 충격이 다시 가해질 경우 재발할 우려가 있다. 샌프란시스코와 6년 계약을 맺은 이정후다. 아직 보여주지 못한 게 많다는 생각에 조급할 수 있지만 서두른 복귀 시도는 팀이나 본인 모두에게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아직 수술 혹은 재활에 대해 단언할 수 있는 건 없다. 엘라트라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밥 멜빈 감독은 "이정후가 엘라트라체에게 도착하면 타임라인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FPBBNews=뉴스1

안호근 기자 oranc317@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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