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인결제’에 당했다…식당 돌며 800만원 먹튀한 대담한 수법

카드 단말기에 허위 정보 입력하는 피의자. [부천 원미경찰서 제공]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신용카드 단말기에 허위 정보를 입력하는 수법으로 경기도 부천과 인천시 부평 일대에서 비용을 내지 않고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한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천 원미경찰서는 상습사기 혐의로 A(43)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8일까지 부천과 부평 일대 주점과 식당 26곳에서 41차례에 걸쳐 술을 마시거나 식사를 한 뒤 800만원가량의 비용을 내지 않고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실물 카드 없이 단말기에 카드 정보를 입력해 비용을 내는 '키인 결제' 방식을 악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키인 결제를 할 때 카드사에서 받은 승인번호가 아닌 허위 승인번호를 입력할 경우 실제 결제는 이뤄지지 않지만 단말기에서 영수증은 출력된다는 점을 노린 것이다.

이로 인해 카드 단말기 사용이 서툰 60∼70대 고령층 업주들이 대부분 피해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들은 단말기에서 영수증이 발급되자 결제가 이뤄진 것으로 오인했다.

한 노래방 업주는 지난 8일 A씨가 실제로 결제했는지 의심하면서 실랑이를 벌이다 A씨로부터 폭행을 당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업주의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서 A씨가 상습적으로 범행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실물 카드 없이 손님이 직접 카드 단말기를 조작하는 것은 사기 수법일 수 있다"며 "절대로 이런 요구에 응하지 말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better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