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 같아서" 장애 초등생 한부모 가정 품어준 요양보호사

박종대 기자 2024. 5. 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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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에서 70대 요양보호사가 일시적으로 가족 돌봄이 부재해 있던 지적장애 초등생 가정을 극진하게 보살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서 새빛돌보미로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 김용자(71)씨는 지난 3월 23일부터 3주 동안 주말마다 15살, 12살 형제가 있는 한부모 가정을 찾아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10년째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 씨는 직장인 'A+굿모닝전문요양센터'가 돌봄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새빛돌보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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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 돌봄 필요한 초등생 형제와 함께 지내며 할머니 온기 전해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에서 새빛돌보미로 활동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김용자(71)씨가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4.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수원=뉴시스] 박종대 기자 = 경기 수원시에서 70대 요양보호사가 일시적으로 가족 돌봄이 부재해 있던 지적장애 초등생 가정을 극진하게 보살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16일 수원시에 따르면 경기 수원시에서 새빛돌보미로 활동 중인 요양보호사 김용자(71)씨는 지난 3월 23일부터 3주 동안 주말마다 15살, 12살 형제가 있는 한부모 가정을 찾아 돌봄서비스를 제공했다.

당시 이 형제들의 엄마가 갑작스럽게 병원에 입원하면서 외할머니가 아이들을 돌봐줬는데, 매일 돌볼 수 없는 형편이었다.

이에 따라 관할인 송죽동 행정복지센터 측은 두 형제를 돌봐줄 돌봄서비스를 긴급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서비스 제공기관에 "돌봄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긴급한 사례가 있다"며 도움을 요청했다.

해당 기관에서는 새빛돌보미로 활동하는 요양보호사 김용자(71) 씨에게 도움을 청했고, 김 씨는 "내가 하겠다"며 흔쾌히 수락했다.

동 행정복지센터가 두 형제를 보살펴 줄 돌봄기관을 서둘러 찾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두 형제 모두 나이가 어리기도 했지만, 첫째의 경우 중증 지적장애를 앓아 혼자 일상생활을 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둘째 역시 낯선 사람을 무척 경계하며 입버릇처럼 욕설을 내뱉었다.

두 형제를 처음 찾아간 김 씨는 아이들을 손주를 대하듯이 따뜻하게 보듬어 줬고, 한 주 한 주 지날 때마다 아이들은 조금씩 마음을 열었다.

경계심이 심했던 둘째에게는 "나쁜 말을 하고 싶을 때마다 예쁜 말을 하면 기분이 훨씬 좋아진다. 예쁜 말을 자꾸 해봐라"고 다독였다. 그런 둘째도 점차 시간이 흐르면서 김 씨가 가면 반갑게 맞아줬다. 이후 두 형제의 모친이 다시 가정으로 복귀했고 돌봄서비스도 끝났다.

그런데 지난 4월 8일 김 씨에게 "사흘 동안 두 형제를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 밤에 아이들과 함께 있어 줄 수 있느냐?"는 요청이 들어왔다. 집으로 돌아온 모친이 다시 병원 신세를 져야 했던 것이다. 김 씨는 두 형제가 놓인 어려운 처지에 잠시의 머뭇거림도 없이 "내가 하겠다"고 답했다.

김 씨는 지난 달 9일부터 12일까지 3일 동안 밤에 아이들의 집으로 가 잠을 자고, 이튿날 아침까지 돌봐줬다. 큰 아이는 "할머니 옆에서 같이 자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김 씨를 좋아했다.

[수원=뉴시스] 경기 수원시에서 새빛돌보미로 활동하고 있는 요양보호사 김용자(71)씨가 다른 동료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수원시 제공) 2024.05.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송죽동행정복지센터 새빛돌봄 담당 직원과 경찰은 장안구에 소재한 특수학교에 재학 중인 큰 아이의 등하교를 도왔다.

김 씨의 돌봄서비스는 두 형제의 엄마가 퇴원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김 씨는 여전히 아이들이 눈에 밟혔다. 그는 돌봄서비스를 마친 그 주말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포도와 바나나를 사들고, 집을 찾아가 엄마와 아이들을 다시 만났다. 김 씨는 두 형제의 엄마에게 "아이들을 잘 보살펴 달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10년째 요양보호사로 일하고 있는 김 씨는 직장인 'A+굿모닝전문요양센터'가 돌봄서비스 제공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새빛돌보미'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새빛돌봄은 마을공동체가 중심이 돼 돌봄이 필요한 이웃을 발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원형 통합돌봄사업'이다. 세부적으로 ▲방문가사 ▲동행지원 ▲심리상담 ▲일시보호 등 4대 돌봄서비스를 제공한다.

김 씨는 "돌봄대상자 집에 가서 잠을 자는 걸 걱정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이들이 걱정돼서 모른 척할 수 없었다"며 "내 나이 되면 무서울 게 없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새빛돌보미로 활동하면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일하며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pj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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