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플러스] 내가 혹시 화병?..정확한 진단은 어떻게 해야할까

2024. 5.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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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리 몸은 어떻게 반응할까요? 한국의 문화 증후군으로 알려져 있는 ‘화병’을 들여다 보면,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우리 몸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힌트를 얻을수 있습니다.

화병은 신체 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의 하나로 정의되기도 하지만, 우울한 기분 없이 분노 위주로 경험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분노조절장애의 범주로도 정의되는 증후군입니다. 우울한 기분이나 분노가 동시에 나타나거나 어느 한쪽이 주로 나타나는데, 화병은 감정의 동요를 유발하는 상황과 관련해서 분노나 억울한 기분 등이 생겨나고, 그러한 감정들이 사라지지 않고 지속적으로 누적되어서 나타납니다. 함께 동반되는 신체증상으로는, 가슴이 답답하고 숨쉬기가 어렵고, 머리가 아프며, 몸과 얼굴로 열이 나는 것 같고, 불안한 기분과 짜증이 나며, 무력감도 흔히 나타납니다.

화병은 우울장애, 만성불안장애, 신체화장애 등이 특징이기 때문에 아래 증상이 있는지 확인해 보고 정확한 진단은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지난 6개월간 다음 증상이 있었다면 체크하세요.
□ 가슴이 매우 답답함을 느낀 적이 있다
□ 숨이 막히거나 목, 명치에 뭉쳐진 덩어리가 느껴진다
□ 열이 치밀어 오르는 것을 느낀다
□ 가슴이 심하게 두근거리거나 뛴다
□ 입이나 목이 자주 마른다
□ 두통이나 불면증에 시달린다
□ 억울하고 분한 감정을 자주 느낀다
□ 마음의 응어리나 한이 있는 것 같다
□ 뚜렷한 이유 없이 화가 나거나 분노가 치민다
□ 자주 두렵거나 깜짝깜짝 놀란다
□ 자신의 모습이 초라하게 느껴진다
□ 삶이 허무하게 느껴진 적이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음양(陰陽)’은 서로 순환하며 균형을 맞추는데, 지나치게 정신을 쏟고 감정을 소모하는 것은 우리 몸의 양기의 작용을 과용한 것이고, 양기의 지나친 사용은 반드시 음액의 소모를 동반하게 됩니다. 화병이 있는 사람의 몸의 상태를 음양으로 표현해 보면, 체내 음양 균형이 무너져 있고, 아마도 양기가 넘치고 음기가 부족한 상태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병을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발생하는 일종의 자율신경 실조증으로 이해할 수도 있는데, 교감신경 항진과 부교감신경 저하일때 상황과 매우 유사합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되고 반대로 부교감 신경이 저하되면, 가슴이 두근거린다거나, 손이 떨리거나 얼굴에 떨림이 느껴진다거나, 돌발성 호흡곤란이 있거나, 소화불량, 두통, 건조증, 불면 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교감신경이 항진된 경우 한약 중에 성미(性味)가 찬약을 이용하는데, 석고, 황련, 치자 등이 대표적입니다. 반대로 부교감신경을 활성화하려면 성미가 따뜻한 약을 이용하는데, 부자, 세신, 건강, 촉초, 마황 등이 대표적입니다. 체내의 음양은 균형이 어우러져야 하고, 자율신경도 균형이 중요하기 때문에, 환자의 상황에 따라 약물과 처방의 방향과 용량을 결정해야 합니다.

현대인들이 쉽게 빠져드는 커피와 술은 양기를 과동시키고, 음액을 소모하는 대표적인 기호식품입니다. 커피에 함유된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각성효과가 있는데, 불면과 불안은 카페인의 흔히 알려진 부작용입니다. 커피로 인해 양기가 과동되고 음액이 소모되는 기전이 강화된 것입니다. 술은 어떨까. 한의학에서는 술로 인한 병을 ‘주상병(酒傷病)’이라고 부르는데, 술은 열기(熱氣)가 매우 강해서, 지나친 음주는 사람의 음액을 마르게 하고 성격을 변화시키며 특히 간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숙취가 있을 때 머리가 아프고 갈증이 심한 것 역시 술로 인해 양기가 과동되고, 음액이 손상된 것입니다.

지나친 스트레스, 커피 중독, 음주 과다. 이 단어들은 현대인들과 매우 밀접합니다. 이들은 모두 음양과 자율신경의 밸런스에 악영향을 줄수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이를 개선할수 있는 방법은 매우 간단한데, 그것은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 커피, 음주 등을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해법은 간단하지만 이미 어느정도 진행된 경우엔 말처럼 쉽게 대응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한의학에서 인체 음양 밸런스의 붕괴는 질병의 원인이 되고, 음양의 과다 또는 음양의 부족을 바로잡아 균형을 회복하는 것이 한의학 치료의 핵심입니다. 복용하기 편한 캡슐과 알약 형태의 한약도 있으며, 화병 치료에 있어서 매우 효과적입니다.

충청북도한의사회 세명대학교 부속제천한방병원 내과 김기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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