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도망가면 음주처벌 면한다?…나쁜 선례 남지 않길 [핫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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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후 다음 날 나타나는 사람은 음주운전으로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유명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가 17시간 만에 나타나 음주 측정을 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음주 측정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이런 선례가 음주운전 중 사고가 나면 일단 도주했다가 술이 깬 후 나타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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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트로트 가수 김호중 씨가 교통사고를 낸 후 도주했다가 17시간 만에 나타나 음주 측정을 했다는 기사에 달린 댓글이다. 김 씨는 지난 9일 밤 11시 40분쯤 압구정동의 한 도로에서 중앙선을 넘어 마주 오던 택시를 들이받은 후 달아났다. 사고 2시간 만에 매니저는 자신이 운전자라며 자수했다. 매니저는 김 씨가 운전 당시 입고 있던 옷까지 입고 나타났다고 한다. 사고 다음 날 오후 4시 30분쯤 경찰서에 출석한 김 씨는 경찰의 추궁 끝에 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김 씨가 음주운전을 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음주 측정 결과는 음성으로 나타났다. 술을 마셨더라도 이미 17시간이 지난 후니 측정이 될 리 없다. 자동차 내부에 설치된 블랙박스의 메모리카드도 사라진 상태였다. 이런저런 정황으로 미루어 보면 뭔가 켕기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곧바로 사고처리를 하지 않고 도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런 경우 처벌 수위는 어떻게 결정될까. 운전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를 측정하지 못했다면, 혈중알코올농도가 시간당 0.015%씩 감소하는 것으로 계산해 사고 당시의 음주 상태를 추정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주변 폐쇄회로(CC)TV나 신용카드 사용 내역, 목격자 증언 등으로 음주 여부와 시간, 음주량을 파악해볼 수도 있다.
그런데 법원이 이런 ‘음주량 추정’을 항상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 문제다. 2018년 방송인 이창명 씨의 음주운전 무죄 판결이 대표적이다. 이 씨는 당시 늦은 밤 교차로에서 교통신호기와 충돌한 후 차량을 버려둔 채 도주했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저녁 자리에 술이 반입됐고, 대리운전을 요청했다가 취소한 것 등을 고려할 때 당시 이 씨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정지 수준 이상이었던 것으로 인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사고 후 미조치에 대해서는 유죄판결을 내렸지만, 음주운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피고인이 술을 마시고 운전했다는 합리적 의심은 들지만, 술의 양이나 음주 속도 등이 측정되지 않아 혈중알코올농도 0.05% 이상 상태에서 운전했다는 것이 증명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국민 법감정으로는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 판결이다. 이런 선례가 음주운전 중 사고가 나면 일단 도주했다가 술이 깬 후 나타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으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있다.
경찰은 김 씨 차량의 사라진 메모리 카드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다. 매니저에게 대리출석을 부탁했던 녹취록도 확보했다고 한다. 하지만 김 씨는 여전히 음주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경찰이 수사를 통해 그날의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만약 음주가 사실이라면 합당한 처벌이 내려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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