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사지휘부 전면교체’ 이후 일어날 일 [5월16일 뉴스뷰리핑]

권태호 기자 2024. 5. 16. 09:0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9월16일 이원석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경제, 사회, 국제 분야를 두루 취재하고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권태호 논설실장이 6개 종합일간지의 주요 기사를 비교하며, 오늘의 뉴스와 뷰스(관점·views)를 전합니다. 월~금요일 평일 아침 8시30분, 한겨레 홈페이지(www.hani.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5.16) 아침신문 1면에는 △미-중 관세 전쟁(3곳)을 다룬 곳이 많았습니다. 또 5.18 주간을 맞아 △광주 항쟁 관련 기획(2곳)을 한겨레, 경향이 각각 1면에 실었습니다.

① 차이의 발견 : 5.13 검찰 간부인사 그후
② 시선, 클릭!
- 구글, ‘AI 비서 시대’ 연다
- 4월은 여름, 5월엔 눈
- 봄에 ‘여름감기’ 급증
③ Now and Then : Johnny B. Goode(척 베리, 1958)

① 차이의 발견

# 5.13 검찰 간부인사 그후

1. 중앙지검 김건희 수사팀 ‘정지’

- 지난 5월13일(월) 서울지검장을 비롯해 김건희 수사지휘부인 검사장을 모두 교체했습니다. 검사장 인사가 끝났으니, 이제 중간간부 인사가 또 이어지게 됩니다. ‘어차피 맞은 매’, 윤석열 정부는 빠른 속도로 후속인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검찰 안팎에선 수사 담당 일선 부장검사들까지 전원 ‘물갈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 김건희 수사지휘부는 ‘서울지검장 - 1차장(명품백 수수) + 4차장(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 형사1부, 반부패2부’ 등으로 단계가 이뤄집니다. 현재 서울지검장과 1차장, 4차장은 모두 교체했습니다. 이제 그 아래 단계인 형사1부(명품백)와 반부패2부(주가조작) 부장이 교체되느냐가 관건입니다. 두 부장들은 지난해 9월 부임했습니다. 만일 교체된다면, 8개월 만에 바뀌는 것입니다.

- 악화된 여론을 의식해 부장 검사는 그대로 두거나, 당장 ‘소환 조사’ 논란을 빚은 형사1부장만 바꾸면 그나마 일종의 타협이라 볼 수 있겠지만, 둘 다 바꿀 것 같습니다.

- 이번 검찰 인사의 목표는 ‘김건희 여사 직접조사’를 막기 위한 것입니다. 현 수사팀은 ‘김 여사 직접조사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직접조사'를 막으려면 지검장-차장 검사보다 더 중요한 지점이 부장검사-주임검사를 바꿔야 합니다.

- 현재 서울중앙지검 1~4차장이 모두 공석입니다. 전직 검찰 관계자는 “서울중앙지검을 마비 상태로 만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겨레 5월16일 3면 그래픽

2. 검찰총장의 ‘침묵’

- 검찰 간부 인사의 임명권자는 법무부 장관입니다. 그러나 검찰청법에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이 만나 ‘인사 협의’를 하도록 돼있습니다. 이전에는 대개 검찰총장이 인사안을 갖고 들어가면, 이를 법무장관이 받아들이는 형태였습니다. 그리고 그 이전에 청와대 민정수석이 비공식적으로 교통정리를 하는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루틴이 깨진 게 ‘추미애-윤석열’이었습니다.

- 2020년 1월, 추미애 법무장관이 한동훈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을 부산고검 차장으로, ‘조국 수사’를 이끌던 배성범 서울지검장을 법무연수원장으로 좌천하는 등의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고, 이에 윤 총장이 ‘총장 패싱’이라며 검찰청법 위반이라고 강력 항의했습니다. 당시 윤 총장은 “법무부에 갔더니 인사안이 다 만들어져 있었다. 인사안을 보여주는 게 인사 협의가 아니다. 실질적으로 논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때 본인이 당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던 일이 지금 그대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현재 이원석 검찰총장과 박성재 법무장관도 13일 검찰간부 인사에 앞서 지난 11일(토) 만났습니다. 이를 ‘인사 협의’라 할 수 있겠지요. 현재 여러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시 이 총장은 ‘인사 시기를 늦춰달라’고 요청했지만, 박 장관은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고, 이틀 뒤 그대로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습니다. 이 인사가 ‘법무장관’에서 비롯된 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 총장은 14일 출근길에 ‘검사장급 인사가 총장과 사전 조율된 것이냐’는 질문에 앞·뒤 두 번에 걸쳐 모두 12초간 침묵했습니다. 답변은 “제가 이에 대해선 더 말씀드리지 않겠다”였습니다. 사실상 ‘내 의사가 아니다’라고 답한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3. 인사는 ‘패싱’

- 그러니 이제 남은 중간간부 인사에서도 이원석 검찰총장 ‘패싱’ 논란이 재현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4. 수사는 ‘지연’

- 중간간부 인사를 통해 부장검사까지 다 바꾸고 나면, 이후 시간을 끌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애초 이원석 검찰총장은 ‘자기 임기내에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를 마무리하겠다’고 했습니다. 검찰총장 임기는 2년이고,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는 오는 9월에 끝납니다.

- ‘명품백 수수’와 관련해 여러 건의 고발이 겹쳐 있습니다. 지난해 12월6일 ‘서울의소리’ 백은종 대표가 윤 대통령 부부를 청탁금지법 위반 등의 혐의로 대검에 고발(서울지검 형사1부 배당)했고, 또 서민민생대책위원회라는 시민단체가 1월28일 김 여사에게 명품백을 선물한 최재영 목사를 주거침입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로 서울지검에 고발했습니다. 서울지검 형사1부는 최재영 목사 피의자 조사(13일)를 한 데 이어,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 고발인 조사(20일)를 예정하고 있습니다. 이후 추가 고발인 조사 등이 마무리되면, 그 다음 수순은 피고발자인 김건희 여사에 대한 조사를 어떤 형태로든 해야 합니다. 이원석 검찰총장 임기 내에 마무리하려면, 김건희 여사 조사가 늦어도 6월에는 이뤄져야 합니다. 그런데 수사팀은 ‘소환 조사’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 검찰총장 임기를 4개월 남겨둔 상태에서, 검찰 간부인사가 이렇게 전격적으로, 그리고 수사지휘부를 전원교체하는 무리한 인사가 단행된 이유입니다. 이번에 부장검사 인사가 나면, 수사는 자연스럽게 미뤄질 수 있습니다. 인사가 났으니, 새 보직 상황 파악 시간이 필요하다고 할 수도 있고, 좀더 잘 살피자고 할 수도 있겠구요. 또 임기 4개월을 남겨둔 시점에서 이 정도의 검찰간부 인사를 낸다는 건, 사실상 검찰총장이 스스로 물러나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새 검찰총장이 이 사건을 맡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였을 겁니다. 그런데 이원석 검찰총장이 임기를 채울 의사를 강하게 내비치고 있습니다. 그러면 할 수 없이 수사를 끌어, 이원석 검찰총장이 물러나고 새 검찰총장이 최종 결재를 하는 시간이 올 때까지 수사는 정체될 것입니다.

- 검찰 수사와 별도로 지난 1월에는 한 보수단체가 최 목사를 스토킹 처벌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고, 또 2월에는 자유언론국민연합 등 보수 성향 시민단체가 최 목사와 서울의소리 관계자 등을 주거침입,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고발했습니다. 경찰 수사는 별도로 진행될 것입니다.

- 참여연대는 지난해 12월19일 김건희 여사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국민권익위에 신고했습니다.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한 주무관청인 국민권익위는 신고를 받으면, 60일 이내에 해당 사건을 조사한 뒤 △수사기관 이첩 △공공기관 송부 △무혐의 종결처리 등을 내려야 합니다. 권익위는 한 차례 조사기간을 연장한 뒤, 현재 또 한번 연장하려 하고 있습니다. 공식적인 통지나 공문 형태도 아니고, 권익위 실무자가 고발자인 참여연대에 전화해 ‘쟁점이 남아있고 조사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사건 처리를 또 미루고 있습니다. `무혐의 종결처리'를 하지도 못한 채 엉거주춤한 형국인데, 검찰 수사 진행과정을 살피며 계속 미루려 할 것입니다.

5. 여당도 ‘비판’

- “검찰 인사 관련해 (윤 대통령이) 국민의 역린이 무섭다는 것을 인지하고, 눈치 좀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검찰 인사교체는 대통령 기자회견 후에 이루어진 것이어서 국민들께서 속았다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해 위험했다”(김용태 국민의힘 경기 포천·가평 당선자, 15일 SBS 라디오)

- “이번 검찰 인사는 잘못했다. 김 여사 사건에 대해서 수사를 제대로 하느니 안 하느니, 할까 안 할까 이런 이목이 집중되고 있는 초미의 상황에서 왜 검사장 (인사를) 해서 오히려 논란을 더 증폭시키는 일을 했을까라는 점에서 참 지혜롭지 못하다”(이상민 국민의힘 의원, 15일 KBS 라디오)

- “총선 참패에도 여전히 (윤 대통령이) 민심을 전혀 읽지 못한다. 소통한다는 다짐이 무색하다”(수도권 한 낙선자)

6. 야당은 ‘특검’

- “검찰 인사는 (윤 대통령이) 수사의 묵시적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이기 때문에 우리(야당) 입장에서는 더욱 더 특검이 필요한 이유가 생긴 것”(양부남 민주당 광주서을 당선자, 15일 CBS 라디오)

7. 홍준표의 `지능적 안티(?)'

- 야당에서 이번 검찰 인사를 두고 `김건희 여사 수사 방탄용'이라고 비판하자, 홍준표 대구시장이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기 여자 하나 보호 못하는 사람이 5000만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수 있겠느냐. 당신이라면 범법 여부가 수사중이고 불명한데 자기 여자를 제자리 유지 하겠다고 하이에나 떼들에게 내던져 주겠느냐. 방탄이 아니라 최소한 상남자의 도리다. 비난을 듣더라도 사내 답게 처신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입니다만, 이번 검찰 인사가 결국 `김건희 지키기'를 위한 것이라는 것을 기정사실화한 것입니다. 윤 대통령이 오히려 당황했을 듯합니다.

- 홍 시장은 16일 페이스북에 글을 또 올렸습니다. "내가 윤통을 옹호하는 건 그의 정책이 좋아서가 아니라 2017(박근혜 탄핵)사태 재발을 막자는 거다. 또 다시 그런 사태가 오지 말라는 법이 있나. 나만 살겠다고 윤통 탓하는 그런 비겁한 생각으로 6월 난장판 국회를 어떻게 대처하겠다는 건가"라고 말했습니다.

=> 이 역시 윤 대통령을 생각하는 글이지만,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대통령 탄핵'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이제 앞으로는 점점 `탄핵'이란 단어를 여당도, 야당도, 언론도, 시민들도 큰 거부감 없이 쓰게 만들었습니다.

8. 언론보도

② 시선, 클릭!

# 구글, ‘AI 비서 시대’ 연다

## 4월은 여름, 5월엔 눈

### 봄에 ‘여름감기’ 급증

③ Now and Then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이 오는 9월30일 문을 닫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이 알려진 뒤, 많은 이들이 대한극장에 얽힌 추억을 이야기 하곤 했습니다. 1958년 문을 연 대한극장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70㎜ 대형 스크린, 최대 규모인 2000석 등을 보유한 국내 최대 영화관이었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 국내 영화산업이 멀티플렉스 3사 체제로 재편되면서 단관 극장들은 쇠락했습니다. 단성사 부도(2008), 명보극장 폐업(2008), 피카디리 극장 CGV에 인수(2015), 그리고 서울극장 폐업(2021) 등 하나씩 사라져 갔습니다. 대한극장도 멀티 상영관으로 바꿔 과거 단관시절 극장으로는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해 왔습니다.

지난 3월 막을 내린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공통의 1990년대를 상징한다면, 대한극장은 영화 한 편 보려면 시내까지 나와 줄 서서 표 끊던 각자의 1960~80년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제게는 1987년 여름 ‘빽 투 더 퓨쳐’로 대한극장이 기억됩니다. 극장 앞에 바글바글했던 인파들, 시계를 내려다보는 영화 속 주인공 마티 맥플라이(마이클 J. 폭스)의 거대한 돌출형 입간판 등이 뇌리에 그대로 박제돼 있습니다. 아이와 함께 봤던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 시리즈도 화면이 큰 대한극장에서 본 적이 많았습니다. 그리 큰 추억이라 할 것까진 없으나, 이렇게 또 하나가 곁을 떠납니다.

몇 년 전부터는 어쩌다 대한극장을 찾게 되면, 자그마하게 나뉘어진 상영관에 몇 사람 덩그러니 앉아있는 풍경에 영화도 보기 전에 쓸쓸함이 먼저 밀려왔던 적이 많았습니다. 대한극장이 문 닫는 것에 많은 사람들이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 것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 그 사라져 가는 것에 함께 묻어있는 내 청춘 한 자락, 그리고 그 ‘사라져 가는 것’ 에는 나도 포함돼 있는 듯한 느낌 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위 영상은 ‘빽 투 더 퓨쳐’에서 제목과는 달리 미래(future)가 아닌 과거(past) 1955년으로 간 마티가 댄스 파티장에서 1958년 로큰롤 곡인 척 베리(1926~2017)의 ‘Johnny B. Goode’을 열정적으로 노래하는 장면입니다. 1985년 미국에서 1955년을 그린 영화가 큰 흥행을 기록한 것에는 지금 우리가 사라지는 대한극장을 향한 느낌과 비슷한 감정도 한 몫 한 게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당시 영화에서 영화 속 주인공(마티)인 마이클 J 폭스는 기타를 맨 채 오리걸음, 풀쩍풀쩍 뛰어오르는 것까지 원곡 가수인 척 베리를 그대로 흉내냈습니다.(흥이 넘쳐 마지막엔 기타를 두드리듯 연주하는데, 이는 1980년대 록밴드 연주여서 50년대 청춘들이 이것까진 소화하지 못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척 베리는 비틀즈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인물로, 무대 위에서 다리를 오무렸다 폈다 하며 폴짝폴짝 뛰어오르는 김수철의 모션도 척 베리가 원조입니다. ‘뉴오올리안즈의 소년 자니 굿이 글은 몰라도 기타 하나는 멋들어지게 잘 친다며, 앞으로 성공할 것’이란 가사가 반복됩니다. 1950년대 청년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과 희망이 노래 속에 담겨 있습니다. 이 노래 발표된 때가 대한극장 설립한 해이기도 하네요. 척 베리가 노래하던 50년대에도, ‘빽 투 더 퓨쳐’가 상영되던 80년대에도, 그리고 대한극장이 사라지는 2020년대에도 늘 청춘은 불안과 희망이 공존하는 시간이겠지요.

척 베리의 오리지널 흑백 화면이 더 좋습니다만, 오늘은 대한극장을 추억하는 취지에서 ‘빽 투 더 퓨쳐’ 영화 속 장면입니다.

(*일부 포털에서는 유튜브 영상이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을 보시려면, 한겨레 홈페이지로 오시기를 권합니다. 기사 제목 아래 ‘기사 원문’을 클릭하시면 됩니다.) (끝)

권태호 기자 ho@hani.co.kr

Copyright © 한겨레.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크롤링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