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전쟁서 반격 나선 애플

한여진 기자 2024. 5. 16.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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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칩 M4 장착 아이패드 출시… 데이터센터 서버용 AI 칩도 개발 나서

애플이 '괴물 칩' M4를 장착한 아이패드 출시를 알리며 인공지능(AI)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5월 7일(현지 시간) 애플은 온라인 이벤트 '렛 루즈(Let Lose)'를 열고 AI 기능 향상에 집중한 자체 개발 시스템 반도체 'M4'와 함께 이 반도체를 탑재한 아이패드 시리즈를 공개했다. AI 시장에서 뒤처졌다고 평가받는 애플이 주도권 확보를 위해 M4를 노트북 맥북보다 아이패드에 먼저 적용해 승부수를 띄운 것이다. 애플은 2022년 10월 M2를 탑재한 아이패드를 선보인 이후 18개월간 신규 아이패드를 출시하지 않았으며, 매출도 지지부진한 상태였다.

5월 2일 1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콘퍼런스 콜에서 “조만간 인공지능(AI) 관련 큰 발표가 있을 계획”이라고 말하며 기대감을 키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왼쪽). 초당 38조 회 연산 처리가 가능한 애플 시스템 반도체 ‘M4’. [뉴시스, 애플 제공]

팀 쿡 "AI 큰 계획 있다"

챗GPT를 시작으로 불기 시작한 AI 열풍에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메타 등은 그동안 관련 기술 및 제품을 선보이며 적극 대응했으나 애플은 더딘 행보로 우려를 키웠다. 시장 우려는 실적으로 나타났다. 아이패드는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판매량이 급증했으나 최근 판매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5월 2일 발표한 1분기 실적에서도 아이패드 매출은 시장 예상치에 7%나 미치지 못했다. 1분기 아이패드 매출은 55억5900만 달러(약 7조6200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6% 떨어졌다. 또한 전체 매출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아이폰 매출도 10.4% 감소했다(그래프 참조). 하지만 이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AI와 관련해 "큰 발표가 있을 계획"이라고 밝혀 기대를 키웠다. 당시 전문가들은 6월 열리는 세계개발자콘퍼런스(WWDC)에서 아이폰에 탑재될 AI에 대한 발표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M4를 탑재한 아이패드를 공개하며 예상보다 빠르게 움직였다. 3㎚ 공정으로 제작한 M4는 기존 아이패드에 사용된 M2보다 중앙처리장치(CPU) 처리 속도가 50% 빠르고, 그래픽 엔진은 4배까지 빠르다. 또한 M4에는 2017년 선보인 것보다 60배 빠른 신경망처리장치(NPU)도 탑재돼 초당 38조 회 연산 처리가 가능하다(표 참조). 애플 측에 따르면 M4를 탑재한 아이패드는 음성 내용을 곧바로 문자로 바꿔주는 실시간 자막, 영상이나 사진 속 피사체를 식별하는 시각 정보 찾아보기 등 AI 작업을 빠르게 수행할 수 있다. 조니 스루지 애플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부사장은 "M4는 AI를 활용하는 최신 애플리케이션(앱)에 최적화된 칩"이라고 설명했다. 팀 밀레 애플 부사장은 "M4는 현존하는 어떤 AI PC(개인용 컴퓨터)의 NPU보다도 강력하다"고 강조했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형 아이패드에 탑재된 M4의 NPU 성능은 38조 회로 M3의 18조 회 대비 대폭 개선됐다"며 "애플은 AI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하드웨어는 이미 준비된 상태"라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애플은 신형 아이패드를 시발점으로 전 제품 영역에서 온디바이스 AI로 전환하며 AI 중심의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시작할 것"이라면서 "애플은 2018년부터 구글에서 36명 넘는 AI 엔지니어를 영입해 생성형 AI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시장 지각변동 전망

애플이 엔비디아에 맞서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5월 8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TSMC와 손잡고 AI 칩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전 세계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MS, 구글, 아마존, 메타, 테슬라는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고자 자체 칩 개발에 나서고 있다. 애플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출시하면 AI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5월 7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애플은 몇 해 전부터 'ACDC(Apple Chip for Data Center)'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를 직접 개발하면 AI 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리라고 본다. 다만 WSJ는 애플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는 엔비디아가 우위를 점한 AI 학습용이 아닌,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론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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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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