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편하자 3’ PD “솔직한 네 여자의 토크 ‘섹스 앤드 더 시티’ 떠올렸죠”[특집 인터뷰 ①]

하경헌 기자 2024. 5.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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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모바일TV 예능 ‘내편하자 3’ 출연자 풍자(위부터 시계방향), 박나래, 한혜진, 엄지윤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내편하자 3’ 녹화를 마치고 진행된 ‘스포츠경향’ 19주년 창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권도현 기자



함민복 시인의 시구 한 구절에는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적혀있다. 특히 예술에 있어서 ‘경계’는 모든 아이디어의 원천이자 긴장감의 시작이다.

그런 의미로 ‘스포츠경향’의 19년을 기억할 수 있지 않을까. ‘스포츠경향’이 창간 19주년을 맞았다. 우리가 흔히 미성년과 성인의 경계로 삼는 나이가 ‘19세’, 그리고 ‘이건 볼 수 있어’와 ‘이건 보면 안 돼’라고 말하는 경계에 ‘19금’이 있다.

이렇게 익숙한 것과 낯설고 신선한 것, 편안한 것과 발칙한 것 사이의 경계는 대중문화에도 큰 활력이 되고 있다. 방송가에서 그 예시를 꼽으라면 마치 LG유플러스 모바일TV의 토크 프로그램 ‘내편하자’ 시리즈가 있다.

지난해 6월 시작한 ‘내편하자’는 두 시즌을 성황리에 맺고, 현재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자정 시즌 3가 공개 중이다. ‘맏언니’ 한혜진과 수위를 넘나드는 ‘토크 폭격기’ 풍자 그리고 ‘MZ 막내’ 엄지윤이 중심을 잡는다. 이번 시즌에는 ‘예능 대세’ 박나래가 합류해 더욱 단단한 진용을 갖췄다.

LG유플러스 모바일TV 예능 ‘내편하자 3’ 출연자 풍자(위부터 시계방향), 박나래, 한혜진, 엄지윤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내편하자 3’ 녹화를 마치고 진행된 ‘스포츠경향’ 19주년 창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권도현 기자



지난 14일 서울 장한평역 인근의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내편하자’ 촬영현장을 찾았다. ‘스트릿우먼파이터 2’에서 활약한 댄서 바다와 ‘스트릿맨파이터’ 출연 크루 위댐보이즈의 멤버 인규가 게스트로 참여했다.

KBS2에서 오랜 기간 ‘안녕하세요’를 연출했던 양자영PD가 기획한 프로그램은 TV와 OTT, 유튜브와 각종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채널에서 토크 콘텐츠가 쏟아져나오는 분위기에서 재미와 공감을 모두 잡기 위해 기획됐다.

이날 자리에서 만난 양자영PD는 “고민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나 자리는 언제나 늘 필요한 것 같다. LG유플러스 모바일TV 내에서도 오리지널 시리즈를 시작하는 단계였는데 ‘2049 세대’를 목표로 한 프로그램으로 어떤 내용이 좋을 것 같냐‘는 기획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면서 “이 콘셉트가 좋은 점수가 나왔고 안팎으로 필요한 형식이라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LG유플러스 모바일TV 예능 ‘내편하자 3’ 연출자 양자영PD. 사진 STUDIO X+U



마침 ‘안녕하세요’를 통해 외부 사연을 받고 고민을 해결하는 프로그램에 대한 노하우가 있던 양PD였다. 그렇다면 MC 섭외가 문제였다. ‘내편하자’ 시리즈는 한혜진, 풍자, 엄지윤이 1년 가까이 중심을 잡고 있고 박나래가 시즌 3에서 합류했다.

양PD는 “기획 당시 여성들이 주인공이 되는 시점의 서사가 주목받고 있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도 인상 깊게 봤던 미국 드라마 ‘섹스 앤드 더 시티’의 형식을 떠올렸다. 네 명의 여자가 인생에서 고민하는 여러 가지 것들, 그리고 친구의 집에 초대받은 상황에서 장소와 상황에 맞는 옷을 입거나 설정을 하고 토크를 하는 모습이 많았다”며 “자연스럽게 캐리, 사만다, 미란다 등의 이미지를 떠올려 캐스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 결과 모델로서 독보적인 성과를 올렸고 방송인으로도 활약 중인 한혜진, 개인방송으로 시작해 유튜브 시대를 거쳐 지상파에도 안착한 풍자 그리고 KBS 공채 개그우먼으로 데뷔했지만, 유튜브 시대를 맞아 스케치 코미디로 새 장을 열고 노래와 연기로도 모습을 보이는 엄지윤이 발탁됐다. 첫 시즌 방송인 랄랄에 이어 두 번째 시즌 댄서 모니카, 이번에는 박나래가 멤버가 됐다.

LG유플러스 모바일TV 예능 ‘내편하자 3’ 출연자 풍자(왼쪽부터), 엄지윤, 위댐보이즈 인규, 바다, 박나래, 한혜진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내편하자 3’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권도현 기자



양PD는 “(박)나래씨는 한혜진씨와 친했고 게스트로서의 섭외도 많이 드렸던 분이다. 매니지먼트에서도 부탁을 많이 담아두셨던 모양인지 감사하게도, 어렵지만 이번에 합류하실 수 있었다. 워낙 재미있는 분이지만, 프로그램이 이제 모바일 기반에서 더욱 많은 시청자를 만날 수 있으려면 힘을 줄 수 있는 분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장에서도 네 명의 호흡은 톱니바퀴처럼 돌아갔다. 한혜진이 ‘맏언니’로서 주제를 끌어내고 상황을 만들면 박나래는 에피소드나 연기로, 풍자는 특유의 촌철살인의 표현으로 분위기를 이끌었다. 엄지윤 역시 적재적소에 섞어주는 자신만의 표현으로 웃음을 끌어냈다.

‘내편하자’ 시리즈는 ‘마라 맛 토크쇼’를 지향한다. 이는 ‘19금’의 ‘19’를 향한 지향이기도 하다. 실제 아들이 콘돔을 사용하는 어머니의 사연이나 ‘원나잇’ 문화를 돌아보는 소재도 있다. 하지만 이 마라 맛은 ‘솔직함’의 다른 표현이기도 하다. 이는 TV가 아닌 OTT 플랫폼, 모바일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시도이기도 하다.

LG유플러스 모바일TV 예능 ‘내편하자 3’ 출연자들이 지난 14일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내편하자 3’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권도현 기자



양PD는 “이러한 토크쇼의 첫 번째 가치나 재미라고 생각하는 것은 진정성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것을 열어놓고 내려놓고 하는 것이 재미와 치환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은 좁지만, 집에 초대받는 느낌으로 스튜디오 녹화를 지속하는 것이고 술이나 음식을 조금 갖다 놓고 토크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마라맛이 양념이라면 진짜 토크 재료의 맛은 사연을 보내는 시청자들 즉 ‘쓰니’들의 이야기다. 양PD는 “영화에만 이야기가 있는 것이 아니다. 예능도 결국 다양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서로의 삶을 변주하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소재가 필요했다. 한 명 한 명의 이야기가 다 개별적인 이야기다. 공감의 단계는 물론 어렵긴 하지만 그게 제작진의 능력이자 출연자들의 역량이라고 본다”며 “LG유플러스 모바일TV의 콘텐츠들은 재미와 공감을 책임지는 콘텐츠를 만들자고 한다”고 말했다. ‘마라맛’이 재미라면, 한 명 한 명의 이야기는 공감을 자아내는 역할인 것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성수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LG유플러스 모바일TV 예능 ‘내편하자 3’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방송인 풍자(왼쪽부터), 박나래, 한혜진, 엄지윤. 사진 STUDIO X+U



이날 현장에서도 그랬지만 최근 한혜진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개된 ‘내편하자’ 멤버들의 솔직한 토크 방송에서도 ‘정규 편성’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나왔다. 네 명의 MC들은 ‘스포츠경향’에 “다음에는 시즌제가 아닌 정규 편성이 프로그램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한 확률은 얼마나 있을까.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고 웃어 보인 양자영PD는 “저 역시 계속 갔으면 좋겠다. 멤버들도 많이 친해졌고, 멤버십 버라이어티가 아닌데도 멤버들의 책임감도 크다. 좋은 기운이 오면 순항할 수 있지 않을까요?”라고 조심스러운 희망을 밝혔다. (②에서 계속)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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