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공사 승진비리' 급여반환소송, 이례적 두 번째 파기환송

황윤기 2024. 5.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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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전모가 밝혀진 '농어촌공사 승진 비리' 사건 관련 소송에서 하급심 법원이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르지 않았다가 이례적으로 두 번 파기환송됐다.

그러나 농어촌공사의 재상고를 심리한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파기환송심)은 피고들이 승진 전후 실제로 담당해 수행한 구체적 업무를 비교하지 않았다"며 "환송판결의 파기 이유와는 다른 기준으로 승진 전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를 판단한 것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이라며 다시 재판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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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판결 취지 안 따라"…재판만 10년째
대법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황윤기 기자 = 10년 전 전모가 밝혀진 '농어촌공사 승진 비리' 사건 관련 소송에서 하급심 법원이 대법원판결 취지에 따르지 않았다가 이례적으로 두 번 파기환송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한국농어촌공사가 전직 공사 직원 3명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판결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1997년부터 공사 승진 시험에서 문제 유출을 대가로 돈을 받는 비리가 있었다는 수사 결과를 2014년 1월 발표했다.

돈을 주고 문제를 구입한 승진자들은 승진 발령이 취소되고 해임됐으며 형사재판에도 넘겨졌다.

농어촌공사는 2015년 7월 일부 승진자들을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을 냈다. 승진해서 부당하게 받아 간 급여 상승분을 돌려달라는 취지다.

1심과 2심은 농어촌공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승진자들이 승진에 따라 변경된 업무를 수행했고 그 대가로 급여를 받았으니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법원은 2022년 8월 이 같은 2심 판결에 잘못이 있다며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소송법에 따라 대법원은 원심판결에 법리 오해 등 잘못이 있다고 판단되면 새로이 형벌이나 명령 등을 정하지 않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돌려보내는 파기환송 판결을 한다. 이때 사건을 돌려받아 심리하는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판결 취지를 반드시 따라야 한다.

대법원은 사건을 파기환송하면서 승진 전후로 담당한 업무에 실질적 차이가 없으면 승진자는 오로지 승진했다는 이유만으로 높은 임금을 받은 것이므로 돈을 반환해야 한다고 봤다. 이에 승진자가 수행한 구체적 업무가 무엇인지 비교하라고 주문했다.

그런데 광주고법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승진자들의 실제 업무가 아니라, 승진 전 직급과 승진 후 직급에서 수행할 수 있는 다양한 업무의 평균 난이도를 비교했다. 이후 직무 가치에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며 농어촌공사의 청구를 재차 기각했다.

당시 재판부는 승진자들이 받은 급여는 직무에 따라 지급된 부분과 직무능력에 따라 지급된 부분이 불가분하게 혼재된 점, 같은 직무여도 구체적으로 수행하는 업무는 제각각인 점 등을 고려해 평균을 산출해 비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봤다.

그러나 농어촌공사의 재상고를 심리한 대법원은 "환송 후 원심(파기환송심)은 피고들이 승진 전후 실제로 담당해 수행한 구체적 업무를 비교하지 않았다"며 "환송판결의 파기 이유와는 다른 기준으로 승진 전후 제공된 근로의 가치를 판단한 것은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반하는 것"이라며 다시 재판하라고 사건을 돌려보냈다.

wate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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