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고쳐?” 묻자… 단 한 번 검색으로 해법 준 AI 구글

강윤혁 2024. 5. 16.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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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검색혁명 ‘제미나이 시대’ 선언
오픈AI ‘GPT-4o’ 공개에 맞대응
“미국 모든 이용자 ‘오버뷰’ 시작”
‘사진에 질문 기능’ 올여름 출시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를 탑재한 검색엔진 출시를 알리고 있다. 마운틴뷰 AP 연합뉴스

“생성형 인공지능(AI) ‘제미나이’ 생태계에 상상 가능한 AI의 모든 것을 담았습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의 대형 공연장 ‘쇼어라인 엠피시어터’는 구글의 미래 방향성을 직접 확인하기 위한 참석자들로 가득 찼다. 전 세계에서 몰려온 4300여명의 시선은 단 한 사람,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에게 집중됐다. 회색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무대에 모습을 드러낸 피차이 CEO는 “우리는 10년 이상 AI에 투자해 오고 있다”면서 “이번 주부터 미국 내 모든 이용자에게 완전히 개편된 경험인 ‘AI 오버뷰’(AI 개요)를 시작한다는 것을 발표하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AI 오버뷰는 제미나이를 이용해 검색 결과를 빠르게 요약하고 질문자의 요구사항에 맞는 결과를 스스로 찾아 주는 AI 검색 서비스다. 대화 형태로 검색할 수 있고 사진, 동영상으로도 검색이 가능하다.

구글은 검색창 옆의 카메라 기능을 켜고 고장 난 턴테이블을 영상으로 촬영하면서 “이걸 어떻게 고쳐야 해”라고 묻는 시연을 했다. 제미나이는 실시간으로 턴테이블의 브랜드와 제품명을 알아내고 고장 난 부분을 고치는 방법을 텍스트 형태로 제공했다. 리즈 레이드 검색 담당 부사장은 “이제부터 구글이 여러분 대신 ‘구글링’(구글로 검색하기)을 해 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외신에선 “구글이 검색엔진에 생성형 AI를 탑재한 건 구글 검색 등장 이후 25년 만의 가장 큰 변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검색 서비스에 AI를 접목하면 다양한 검색 조건을 한 번에 입력할 수 있어 이용자 입장에선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열 번 검색할 것을 한 번이면 끝낼 수 있는 검색 혁명이다. 예를 들어 주변에 다닐 만한 필라테스 스튜디오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검색창에 ‘걸어서 30분 거리’, ‘평점 4.1점 이상’ 등의 조건을 한 번에 입력해도 AI의 ‘다단계 추론’ 기능을 통해 찾아낸다는 것이다. 제미나이가 탑재된 새 검색 기능은 연말까지 10억명 이상에게 제공될 예정이다.

올여름 출시 예정인 구글 포토의 AI 검색 기능(Ask Photo·사진에 질문하기)도 이용자의 불편함을 줄여 주는 기술로 참석자들로부터 박수갈채를 받았다.

피차이 CEO는 “당신이 잠깐 깜박한 자동차 번호를 찾기 위해 고생하지 말고 구글 포토에 간단하게 물어보라”며 직접 시연에 나섰다. 제미나이가 적용된 구글 포토에 피차이 CEO가 “내 차 번호판을 찾아 줘”라고 하자 금세 번호판을 확대해 보여 줬다. 구글 포토에 저장된 차량 사진 중 많이 찍힌 사진을 이용자 차량이라고 추론한 것이다.

이날 눈에 띄는 AI 기능 중 하나는 사람처럼 보고 들을 수 있고 음성으로 대화하는 ‘프로젝트 아스트라’다. 휴대전화 카메라로 주변 상황을 보여 준 뒤 “내 안경이 어디 있는지 기억해?”라고 묻자 “아까 몇 번째 테이블 위 사과 옆에 있던데요”라며 안경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해 답변했다. 구글은 스마트안경을 착용하고 AI와 대화하는 영상도 공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10년 전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던 증강현실(AR) 헤드셋인 구글 글라스가 AI 덕분에 부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알파고로 유명한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도 처음 무대에 서 “우리는 오랫동안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될 수 있는 범용 AI 에이전트를 만들고 싶었다”며 “휴대전화나 안경과 같은 제품 형태를 통해 전문 비서를 곁에 둘 수 있는 미래를 쉽게 상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구글은 또 사람처럼 대화하고 이미지를 인식할 수 있는 ‘제미나이 라이브’도 선보였다. 구글은 제미나이 라이브를 수개월 내에 먼저 출시한 뒤 시각, 청각 등의 기능을 추가해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100개의 이메일을 몇 초 만에 요약하고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제미나이 1.5 프로’도 이날부터 한국어를 포함해 35개 언어로 출시된다. 다만 어느 한 제품, 기능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다양한 제품에 제미나이를 녹여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글의 구상이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윤혁·김헌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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