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할 오늘] '재화가 풍부하다'는 착각

최윤필 2024. 5. 16.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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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영국 리즈대 학제간윤리응용센터 지속가능연구소가 '배급제: 기후변화에 대한 공정한 해법?'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은 2차 세계대전 전시 영국 식량배급제를 환기하며 "배급제는 기후변화뿐 아니라 현재의 에너지 위기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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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배급제, 기후위기의 대안?- 2
영국 리즈대 지속가능연구소는 배급제야말로 기후위기에 대한 공정한 해법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shutterstock

(이어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 영국 리즈대 학제간윤리응용센터 지속가능연구소가 ‘배급제: 기후변화에 대한 공정한 해법?’이란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전쟁으로 우크라이나산 밀가루 수입에 차질을 빚고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다수 국가가 잇달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면서 에너지 및 소비재 물가가 치솟던 무렵이었다.
논문은 2차 세계대전 전시 영국 식량배급제를 환기하며 “배급제는 기후변화뿐 아니라 현재의 에너지 위기와 같은 다양한 사회적·정치적 이슈를 완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논문은 전시의 영국의 강제 배급제로 인해 국민 대다수가 고통을 감당했지만 그 덕에 열악한 식량난에도 불구하고 영양실조 진단 비율이 오히려 감소한 점을 부각했다. 암시장이 있긴 했지만 배급제 덕에 빈부 차에 따른 재화와 부담의 편중이 완화-해소됐다는 것이다. 에너지의 경우, 부자들은 가까운 거리를 이동하면서도 자가용 제트기를 타는 반면 빈곤층은 각자 누려야 할 최소한의 에너지조차 못 쓰고 더위와 추위를 견디는 게 현실이다. 여러 정부가 대안으로 생각하는 개인 탄소세와 탄소배출 거래제 등도 부자들을 위한 정책이라는 한계가 있다.

논문 저자들은 배급제와 가격통제정책이 시행될 경우 에너지 빈곤층, 즉 최하위 탄소배출자들은 보다 나은 에너지 혜택을 누리면서 동시에 탄소배출 총량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으며,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의 재생가능에너지 전환 및 저탄소 대중교통 투자와 지속가능 라이프스타일 정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저자들은 2차대전의 전시와 현 기후위기의 다른 점은 대중의 인식, 즉 ‘재화가 풍부하다’는 착각이라고 지적했다. 수석 저자인 롭 로버 박사는 “우리가 배출할 수 있는 탄소의 양은 한계가 있다. 그런 점에서 재화의 희소성은 엄연한 현실이다”라고 주장했다.

최윤필 기자 proos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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