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검색도 AI로… 구글 “이젠 제미나이 시대”

실리콘밸리/오로라 특파원 2024. 5. 16.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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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년 만에 ‘AI 회사’로 대변신 선언
14일(현지 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열린 ‘구글 I/O 2024’에서 데미스 허사비스(왼쪽)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가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와 함께 웃고 있다. 이날 구글은 ‘제미나이의 시대’를 선언하며 모든 사업 부문을 인공지능(AI) 중심으로 재설정한다고 밝혔다. /사진=AP 연합뉴스

“구글은 이제 완전한 ‘제미나이의 시대’에 진입했습니다.”

14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쇼어라인 앰피시어터’. 구글의 최대 연례 개발자 대회 ‘구글 I/O 2024′가 열린 가운데 무대 위로 모습을 나타낸 순다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처음으로 제미나이를 소개한 후 일년 동안 (구글 사상) 가장 흥미로운 변화들이 일어났다”며 이렇게 말했다. 제미나이는 구글의 자체 인공지능(AI) 모델로, 오픈AI ‘GPT’의 주요 대항마로 꼽힌다.

구글은 이날 검색·지도·사진·워크스페이스 등 모든 사업 부문을 AI중심으로 재설정하고, 강력한 구글만의 ‘제미나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특히 글로벌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검색 부문에서 AI를 활용해 획기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행사를 지켜보던 테크 기업 관계자는 “인터넷 시대의 플랫폼 최대 권력이던 구글도 AI시대에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혁신을 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래픽=백형선

◇25년 만의 검색 혁명

피차이 CEO는 “구글 검색을 완전히 개편한 ‘AI오버뷰(Overview·개요)’를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지 테크 업계에선 25년 전 출범한 구글 검색의 혁명적 변화라는 평가가 나왔다.

구글이 주도해 온 온라인 검색 기술은 그 동안 ‘키워드 중심’이었다. 찾고 싶은 내용을 검색창에 짧은 단어로 입력하고, 검색 결과로 나온 수 많은 웹사이트를 클릭하며 원하는 답을 찾는 식이었다. 하지만 검색 기능에 생성형 AI가 장착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구체적으로 원하는 내용을 문장 형식으로 길게 입력하면, AI가 그에 가장 적합한 답을 찾아 결과를 보여주는 식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리즈 리드 구글 검색 담당 부사장은 “이제부터 구글이 여러분 대신 ‘구글링(googling·구글 검색)’을 해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리즈 부사장은 ‘AI오버뷰’를 시연하며 검색창에 ‘보스턴 비컨힐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고, 평점 4.1점 이상인 필라테스 스튜디오를 찾아줘’라고 입력했다. 그 결과 이 같은 조건에 모두 알맞은 필라테스 스튜디오만 선별적으로 노출됐다. 현재는 이렇게 입력하면 ‘비컨힐, 평점, 필라테스’ 같은 핵심 검색어가 들어 있는 정보 사이트를 쭉 보여주는 식이다. 기자가 직접 ‘커피 애호가에게 줄 선물을 추천해줘. 가격은 30~50달러 사이로, 상대방은 검은색을 좋아해’라고 입력해봤다. 그 결과 검은색 커피 주전자·검은색 커피콩 그라인더와 같은 조건에 딱 맞는 제품들만 검색 결과로 나왔다. 더 이상 ‘정보의 홍수’ 속에서 원하는 내용을 찾느라 진땀을 빼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이날 구글은 검색창 옆 카메라 기능을 통해 실시간으로 고장난 턴테이블을 찍어 ‘이걸 어떻게 고쳐야해?’라고 물어보는 ‘동영상으로 검색하기’ 신기능을 시연해보이기도 했다. AI는 턴테이블의 브랜드와 제품명을 빠르게 찾아내고, 고장난 부분을 인지해 이를 수리하는 방법을 요약한 웹사이트를 추천해줬다.

‘AI 오버뷰’는 무료 서비스로, 이번 주 미국 시장 출시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각국별로 순차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한국에선 올해 연말쯤 시작될 전망이다.

◇AI 생태계, 공격적 확장

이날 구글은 검색외에도 AI를 접목한 신규 서비스들을 대거 내놨다. ‘구글 포토에 물어보기’ 기능은 구글 포토 앱에 새롭게 생긴 제미나이 버튼을 누르고 ‘내 차 번호판 찾아줘’라고 하면 AI가 수많은 사진 중에 나의 차량 번호판이 찍힌 사진을 정확하게 찾아준다. 이 같은 시연과 동시에 현장 4300명 이상의 참석자들 사이에선 우렁찬 환호와 박수가 터져나왔다.

지메일·드라이브 등이 포함된 ‘워크스페이스’도 AI ‘제미나이’로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지메일에 새롭게 생긴 제미나이 버튼을 통해 “파리로 떠나는 비행편의 출국 시간을 찾아줘”라고 요청하면, 수천통의 이메일 중에서 여행사가 내게 보낸 항공권을 빠르게 찾아내 시간을 알려주는 식이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에도 AI가 접목된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당장 돈을 입금하라’고 말할 경우, AI가 이를 인지하고 곧바로 ‘스팸 위험’ 경고를 띄워주는 식이다. 이 외에도 고품질 동영상을 명령어 몇줄만으로 생성할 수 있는 ‘비오’, 속도에 초점을 맞춘 경량 AI모델 ‘제미나이 1.5 플래시’, 서버용 AI반도체인 TPU 신제품 ‘트릴리움’을 공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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