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자녀 둘이면 연금 1.5배”… “육육육 데이로 육아집중”

박성민 기자 2024. 5. 16.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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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육아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영유아기 자녀의 부모가 오전 또는 오후만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생기면 좋겠어요."

서울의 한 공기업에 다니는 김지은 씨(38)는 최근 1, 3세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북도의 '저출생 극복 아이디어 공모전'에 이같이 제안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북도가 진행한 공모전에 모두 1147건의 저출산 극복 아이디어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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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공모전 저출산 아이디어 쇄도
건강검진에 난소-정자 검사 포함도
“일과 육아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영유아기 자녀의 부모가 오전 또는 오후만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생기면 좋겠어요.”

서울의 한 공기업에 다니는 김지은 씨(38)는 최근 1, 3세 남매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경북도의 ‘저출생 극복 아이디어 공모전’에 이같이 제안했다. 김 씨는 “임금이 삭감되더라도 근무 시간을 줄여 아이에게 더 충실하고 싶은 여성이 많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3일까지 경북도가 진행한 공모전에 모두 1147건의 저출산 극복 아이디어가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심사를 거쳐 본선에 오른 제안 120건을 들여다보니 정부가 귀 기울일 만한 제안도 적지 않았다.

● “자녀 수 많으면 연금-세금 혜택을”

공모전에 접수된 제안 중에는 자녀가 있는 가구에 경제적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제안과 일·가정 양립을 지원해 달라는 주문이 가장 많았다.

이모 씨(35)는 “국민연금 수급액을 자녀가 둘이면 1.5배, 셋 이상은 2배로 늘려주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둘째 이상 자녀 출산 시 연금 가입 기간을 추가로 인정해주는 ‘출산크레딧’ 제도가 있긴 하지만 보다 큰 혜택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씨는 제안서에서 “아이들이 커서 어른이 되면 세금과 연금보험료를 내며 노인을 부양하게 되는 만큼 다자녀 가구에 연금 혜택을 늘리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자녀 수가 많으면 세금을 깎아주는 헝가리 방식을 도입하자는 의견도 있었다. 김승민 씨(27)는 “첫째를 낳으면 소득세를 10%, 둘째를 낳으면 30%, 셋째를 낳으면 50% 감면해주자”고 제안했다.

부모가 일과 가정에 모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제안도 많았다. 박모 씨(40)는 “육아가 업무에 지장을 주면 안 된다는 기업 분위기가 출산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자녀 취학 전까지 매달 6일씩 6시간만 일하며 ‘육아’에 집중하는 ‘육육육 데이’를 도입하자”고 했다. 김모 씨(41)는 “10년 이상 아이를 키우다가 취업하려니 일할 곳이 없다”며 “공공기관 계약직 채용 시 경력단절 여성을 우선 채용하자”고 제안했다.

● “건강검진 때 난소-정자도 검사하자”

지방에서도 아이를 쉽게 키울 수 있도록 교통·의료 인프라를 개선해야 한다는 제안도 있었다. 김모 군(18)은 “대중교통이 불편해 차가 없으면 병원 가기도 어렵다. 임신 때부터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한 번에 100원만 내면 이용할 수 있는 ‘아이행복 택시’를 도입하자”고 했다. 강모 씨(44)도 “아이가 아프면 대도시 병원까지 가야 하는 만큼 농어촌 보건소에 소아청소년과 의사를 배치하자”고 제안했다. 난임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국가건강검진에 난소 및 정자 검사를 포함시키자는 의견도 있었다.

올해 ‘저출생과의 전쟁’을 선포한 경북도는 이 중 60건을 우수 정책 아이디어로 선정하고 총 600만 원의 상금을 전달할 방침이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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