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카페]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지역 경제 ‘효자’ 되려면

경기일보 2024. 5. 16.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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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각 성신여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이른바 ‘축제의 시간’이다. 탁 트인 외부 무대를 자신의 안방처럼 받아들이는 음악 마니아에게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최적의 선물이다.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특정 가수의 콘서트와 달리 한 번의 비용 지불로 다양한 국내외 장르별 유명 아티스트의 라인업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소비적 환경이 매력적이다.

최근 인천시가 8월 열리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2024’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앞서 부산시도 ‘부산 록 페스티벌’을 10월에 개최하기로 함으로써 대중음악 분야의 올해 페스티벌이 사실상 막을 올리게 됐다.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방송 등 제도권 매체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인디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접할 기회일 뿐 아니라 음악 소비자들의 자발적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문화민주주의 측면에서도 이해할 수 있다.

국내 대중음악 페스티벌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커지는 만큼 그 의미와 특성, 한계를 면밀하게 살필 때가 됐다. 이는 음반과 음원 판매의 성장세가 감소하고 있지만 라이브 공연을 통한 수입은 급증하고 있는 대중음악 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라는 맥락과 맞닿아 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우리나라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록과 재즈를 비롯해 월드뮤직, 힙합, 레게 등의 장르로 영역을 확장하는 특징을 보인다. 이를 즐기는 소비자는 20~40대가 중심이지만 통상 단독 콘서트가 2030 여성 비율이 압도적인 데 비해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남성 비율이 높다. 운영적 측면에서는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의 재정적 지원을 받는 사례가 많았지만 최근 공적 지원 비율이 다소 낮아지는 추세다.

여기서 주시해야 할 점은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종의 ‘문화이벤트’이자 ‘계절성 문화소비’로 인식되는 대중음악 페스티벌은 개최 기간 몰려드는 인파로 지역의 관광 수요를 유발하고 도시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데 톡톡히 역할을 한다. 이는 인천시 주최로 2006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연 400억원(2022년 기준)이 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는다는 연구 결과에서 입증된다. 문제는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과 같은 사례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전국적으로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급증하면서 양적 성장은 이뤄졌다고 볼 수 있으나 지역경제에 ‘효자’ 역할을 할 정도로 경제적 효과 창출로 이어지기엔 미흡한 흐름이다.

대중음악 페스티벌이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음악·관광축제가 되려면 아티스트 라인업(출연진) 구성 못지않게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부대 프로그램을 다양화하는 등 치밀한 전략이 요구된다. 특히 공적 지원이 투입되는 대중음악 페스티벌의 경우 콘텐츠와 라인업을 차별화하고 음악 소비자들이 공연 관람만이 아닌 해당 ‘지역’을 경험할 수 있도록 체류형 축제로 이끄는 정책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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