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173] I will find them
수천 년간 지구를 지배하던 인간은 교만의 대가로 몰락했다. 인류가 만든 바이러스는 유인원에게 지성을 주었고 인류에게는 역효과를 일으켜 지성과 언어 능력을 빼앗은 것이다. 이 지구는 유인원이 지배하는 세상, 인류가 사냥당하는 세상이 되었다. ‘혹성탈출: 새로운 시대(Kingdom of the Planet of the Apes∙2024∙사진)’는 종(種) 간의 위계가 바뀌어버린 미래 지구를 그린 작품이다.
독수리 부족의 유인원 노아, 수나, 안나야는 죽음의 위험을 무릅쓰고 산꼭대기까지 기어오르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독수리의 알. 독수리 부족은 각각의 유인원이 독수리와 결속하여 평생을 함께한다. 세 유인원은 당장 내일로 다가온 결속 의식으로 마음이 급하다. 드디어 찾아낸 둥지, 알이 세 개밖에 없다. 안나야가 말한다. “다 가져가자(We take them all).” 하지만 현명한 노아가 안나야를 막아선다. “하나는 남겨. 그게 법이야(Leave one always. That is the law).” 독수리 부족은 이렇게 공존하는 법을 터득한 부족이다. 수나와 안나야만 독수리 알을 구하고 빈손이 된 노아는 어른 유인원들도 겁낸다는 가파른 꼭대기 둥지에 도전해 기어이 알을 구한다.
결속 의식을 앞둔 밤, 잡혀 있던 에코(Echoe)가 노아의 알을 깨뜨리고 만다. 에코는 유인원들이 인류를 칭하는 말이다. 노아는 어쩔 수 없이 다시 알을 구하러 밤길을 떠난다. 하지만 프록시무스라는 유인원을 섬기는 적대 부족을 만나 공격당하고 이내 독수리 부족까지 공격받고 만다. 가족과 친구 모두 포로로 끌려간 마을, 간신히 목숨을 지킨 노아는 아버지와 친구들 시신을 보며 다짐한다. “모두 찾아낼게요. 모두 찾아 집으로 데려올게요(I will find them. I will bring them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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