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에] 5·16 쿠데타와 박정희

정인수 2024. 5. 1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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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희는 1961년 5월 16일 새벽 탱크를 앞세우고 한강을 건너 총칼로 멀쩡한 민주당 정권을 찬탈했다.

민주당은 만약의 정권교체에 대비한 청사진을 준비했다.

이때 호시탐탐 정권 탈취를 노리던 박정희 도당이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했다.

쿠데타 직후 박정희 정권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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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수 소설가·전 도의원

박정희는 1961년 5월 16일 새벽 탱크를 앞세우고 한강을 건너 총칼로 멀쩡한 민주당 정권을 찬탈했다. 당시 정치 상황을 회고해 보자. 앞서 이승만은 1948년 간접선거인 국회에서 초대 대통령으로 선출되었다. 이후 1960년까지 12년 동안 권좌를 차지했다. 장기 집권에 눈이 어두운 이승만은 사사오입 개헌을 강행하여 3번씩이나 대통령을 했다. 그것도 3·15부정선거를 저지른 결과였다.

국민은 부패한 장기정권에 맞서 일제히 봉기했다. 역사적인 4·19 혁명이었다. 이승만은 처와 함께 하와이로 도망쳤다. 절대 권력자의 말로는 비참했다. 자유당은 몰락하고 합법적인 민주적인 선거를 통해 민주당이 등장했다.

민주당은 만약의 정권교체에 대비한 청사진을 준비했다. 나름의 국가 백년대계를 위한 플랜이었다. 민주당은 내각책임제를 택했다. 제왕적 대통령제를 폐지한 것이다. 명목상 대통령은 윤보선, 총리는 장면이었다. 민주당 정권은 이승만 정권의 실정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힘찬 발걸음을 시작했다.

이때 호시탐탐 정권 탈취를 노리던 박정희 도당이 무력으로 정권을 탈취했다. 군사 쿠데타였다. 국가에 대한 반역이었다. 민주 정권 9개월 만에 정권을 강탈한 것이다. 쿠데타의 뜻은 무력으로 정권을 빼앗는 일을 말한다. 혁명과는 완연 성격이 다르다.

정치에 전혀 경험 없는 박정희가 대한민국을 통치하는 국가 원수가 됐다. 국가 운영은 주먹구구식이었다. 만주군 장교 출신 박정희가 배운 것이라고는 일본과 만주에서 익힌 병영문화가 전부였다. 박정희는 한때 공산주의를 신봉했다. 형을 비롯해 가계(家系)가 공산주의자였다. 이런 경력으로 국가 통치는 역부족이었다. 국정 운영이 생각처럼 호락호락하지 않자 민주당 청사진을 베꼈다. 아무리 민주당 정책을 카피한다 해도 국가 운영의 기술은 정치의 요체다. 쿠데타 직후 박정희 정권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박정희는 쿠데타 명분의 하나로 기아 해결을 내세웠다. 하지만 보릿고개라 하여 춘삼월을 넘기기 어려웠다. 기층민은 산이나 들판을 누비며 쑥 같은 풀을 뜯어 밀기울에 섞어 멀건 죽을 끓여 먹고 물배를 채웠다. 밀기울은 돼지 사료였다. 중농정책은 철저하게 실패했다. 살기 위해 농어촌에서 서울로의 대탈출이 이어졌다.

군사 정권과 결탁한 신흥재벌이 생겨났다. 당시 중앙정보부와 재벌이 결탁해 공화당 정치 비자금을 조달하기에 급급했다. 이른바 쿠데타 주체세력은 온갖 부정을 예사로 배 불려가면서 큰소리치며 살았다. 하지만 힘없는 민중은 근근이 살아야 했다. 신악이 구악을 뺨쳤다.

부익부 빈익빈이라는 신조어가 널리 퍼졌다. 온통 정치군인이 세상을 지배했다. 박정희 조카사위로 육군 중령 출신 김종필은 초대 중앙정보부장이 되어 야당을 탄압하고 국민을 감시했다. 악랄한 공포 분위기를 한껏 조성했다. 군사 정권을 반대하면 빨갱이로 몰았다. 그리고 엉터리 재판을 통해 반정부 인사를 감옥에 가두거나 사형에 처했다. 인혁당 사건이 대표적 경우였다. 필자 역시 박정희 독재 18년 동안 적지 않은 핍박을 받았다. 그러나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지조를 지켰다.

박정희는 심복이 쏜 총에 유명을 달리했다. 올해로 5·16 쿠데타 53년이 되었다.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으로서 박정희 시대를 떠올리면서 새삼 영고성쇠와 인생무상, 정치 무상을 생각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박정희 #쿠데타 #민주당 #이승만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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