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변죽 울리는 한동훈의 ‘목격담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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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참패 책임을 지고 사퇴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비공식 활동에 대한 목격담이 이어지고 있다.
한 전 위원장 팬클럽 게시판엔 그를 봤다는 소식과 함께 최근 모습이 담긴 사진이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다.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공식 활동을 중단했던 한 전 위원장의 이런 행보를 놓고 국민의힘에선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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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도서관에서 봤다며 팬클럽 회원들이 11일 게시판에 올린 다수의 인증사진들을 보면 고양이 티셔츠를 입은 한 전 위원장은 분홍색 골전도 이어폰을 끼고 한국 SF소설을 읽는 모습이었다. 앞서 자택 인근에서 통화하며 걷는 뒷모습이나, 식당에서 칼국수를 먹는 사진도 공개됐다.
최근 이런 종류의 목격담이 부쩍 잦아진 것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공공 장소인 도서관 열람실에서 책을 읽는 모습 등은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연출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원 전 장관과의 만찬 소식이 팬클럽을 통해 알려진 것도 마찬가지다. 공개 활동이나 공식 입장 표명은 피하면서도 대중의 궁금증과 관심을 일으키는 일종의 입소문 마케팅을 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전 위원장이 이런 행보를 하는 건 나름대로의 전략에 따른 것일지 모른다. 벌써 정치판에 돌아오려 한다는 비판을 희석시키면서 복귀 시점을 가늠하기 위한 여론 떠보기일 가능성도 있다. ‘나를 잊지 말아 달라’는 지지층을 향한 호소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사후에 ‘누구를 만났다더라’ ‘어디 어디를 다녀왔다더라’는 식으로 팬들을 통해 전달되는 ‘목격담 정치’는 바람직하지 않다. 자신의 입은 열지 않은 채 여론의 관심만 높이려는 의도로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겠다”며 공식 활동을 중단했던 한 전 위원장의 이런 행보를 놓고 국민의힘에선 그의 당권 도전 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다. 한 전 위원장이 실제 어떤 길을 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당의 진로도 흐릿한데 그의 알쏭달쏭한 행보까지 겹쳐 국민은 혼란스럽다. 변죽만 울릴 게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명쾌하게 밝히는 게 국민에 대한 올바른 태도다. 고도의 계산이 깔린 정치 행보를 우연이나 팬들의 자발적 활동으로 포장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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