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걸더니 "자기 어떡하냐고"…만취 사망사고 내곤 도주

이자연 기자 2024. 5. 15.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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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중알코올농도 0.19%…폐지 노인 참변
[앵커]

빈 병과 폐지를 모은 돈으로 아내와 생활하던 70대 노인이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숨졌습니다. 만취 상태였던 20대 운전자는 제대로 사고 수습도 하지 않은 채 달아났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손에 재활용 쓰레기 든 70대 노인은 천천히 차도를 건넙니다.

차량 적은 밤 시간대, 2차선 도로였습니다.

멀리서 다가오던 검은색 차량,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노인이 고개를 돌리는 순간, 그대로 밀고 지나갑니다.

공중에 뜬 노인은 세바퀴를 돈 뒤 떨어졌습니다.

그만큼 충격이 강했습니다.

지난 13일 밤 10시 50분쯤 인천 숭의동 한 도로에서 난 사고 모습입니다.

29살 남성 운전자는 차에서 내린 뒤 인도에 걸터 앉습니다.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 전화했지만 '사람을 치었다'는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며 횡설수설했습니다.

그리고 부모에게 연락했습니다.

[인근 상인 : 놀라서, 자기 어떡하냐고 그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경찰이 발신지를 추적하고 목격자들이 신고해 그제야 사고 수습이 시작됐습니다.

운전자는 저곳에서 사고를 낸 뒤 이곳에 차를 세웠습니다.

하지만 구급대원과 경찰이 출동하자 사람들의 눈을 피해 어두운 골목으로 달아났습니다.

달아난 운전자는 500m가량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습니다.

[인근 상인 : 우리 (CCTV) 카메라 보고 추적해서 경찰이 잡았지.]

노인은 결국 숨졌습니다.

운전자 혈중알코올농도는 0.19%, 만취 상태였습니다.

숨진 노인은 아내와 둘이 살며 빈 병과 폐지 판 돈으로 생활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인근 상인 : 24시간. (새벽) 두 시에도 세 시에도 엄청 다녀.]

경찰은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입니다.

처벌은 할 수 있어도 생명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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