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거장’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 별세

황지윤 기자 2024. 5. 15.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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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앨리스 먼로가 캐나다 온타리오주 포트호프에 있는 요양원에서 13일(현지 시각) 사망했다고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 등 외신이 전했다. /AP 연합뉴스

‘단편소설의 거장’으로 불리는 캐나다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앨리스 먼로(93)가 13일(현지 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한 요양원에서 별세했다. 캐나다 일간 글로브앤드메일은 유족의 말을 인용해 먼로가 10여 년간 치매를 앓았다고 전했다.

먼로는 노년에 여러 질환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9년 심장 수술과 암 치료를 받았다는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2013년 6월 단편집 ‘디어 라이프’로 캐나다 문학상인 트릴리움상을 받았다. 먼로는 당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은 내가 아마도 더 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특별하다”며 “멋지게 마무리하고 퇴장하는 것도 기쁜 일(It’s nice to go out with a bang)”이라고 말했다. 사실상의 은퇴 선언이었다.

그가 말한 ‘멋진 마무리’는 영예로운 문학상을 뜻한 것일까. 그로부터 4개월 뒤, 캐나다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단편소설에 천착한 작가에게 노벨문학상이 돌아간 것은 먼로가 처음이었다. 스웨덴 한림원은 “먼로는 현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며 “장편소설의 그림자에 가려진 단편소설을 가장 완벽하게 예술의 형태로 갈고 닦았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여러 문학상을 휩쓸었던 거장이다. 노벨문학상 외에도 캐나다 총독문학상, 길러상 등을 수차례 받았다. 2009년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로 꼽히는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거머쥐었다. 1998년과 2001년에 두 차례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받았다.

먼로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시골 마을 윙엄에서 태어났다. 작은 마을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로 썼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우주를 유영했다. 인간의 모순과 갈등, 비극을 탁월하게 들춰냈다. 19세기 러시아 극작가이자 단편의 대가인 안톤 체호프의 명맥을 잇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행복한 그림자의 춤’(1968), ‘미움, 우정, 구애, 사랑, 결혼’(2001), ‘런 어웨이’(2004) 등은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베스트셀러였다. 국내에도 그의 작품이 다수 번역·출간됐다. 문학동네 세계문학 선집에 ‘디어 라이프’와 ‘거지 소녀’가 포함됐고, 웅진지식하우스에서는 먼로의 3부작 컬렉션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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