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테네 관광갔다 낭패 볼라"…주민들, 관광객에 `돌아가라` 경고

박양수 2024. 5. 15.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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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반(反) 관광 정서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아테네 주민과 관광객들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거리 곳곳의 건물에는 '관광객은 집에 돌아가라'라고 쓰인 낙서까지 등장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월 아테네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관광객들에게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관광객을 위한 에어비앤비 부동산과 단기 임대 급등이 아테네의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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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스 아테네 중심가에 우뚝 서있는 제우스 신전의 유적. [아테네=연합뉴스]
그리스 아테네 주민들 사이에 '반 관광' 정서가 강해지고 있다. 아테네의 한 건물 벽면에 "관광객들은 유럽의 공동묘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세요"라는 낙서가 쓰여져 있다. [SNS 캡처]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반(反) 관광 정서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아테네 주민과 관광객들 간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거리 곳곳의 건물에는 '관광객은 집에 돌아가라'라고 쓰인 낙서까지 등장했다.

15일(현지시간) 데일리스타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지난 4월 아테네 주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관광객들에게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주민들은 "그들이 몰디브에 사는 동안 우리 집을 빼앗고 있다"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몰려오는 수많은 관광객들로 인해 주민들이 겪고 있는 피해 의식과 함께 좌절감을 동시에 표시한 것이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관광객을 위한 에어비앤비 부동산과 단기 임대 급등이 아테네의 부동산 가격을 올려놓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거리를 메운 채 몰려다니며, 소란을 피우는 관광객 무리에 대한 감정이 호의적일 수 없는 상태다.

아테네의 메탁수르기오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쫓겨난 안나 테오도라키스는 "사람들이 집을 잃고 있다"며 "길거리로 나가서 모든 것을 막고, 차라리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관광객들에 대한 반감이 강해지면서 건물 벽면에 '관광객들은 유럽의 공동묘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라'는 조롱하는 투의 낙서도 등장했다. '유럽의 공동묘지'란 역사적 도시인 아테네를 지칭한다.

부동산 개발업자인 드미트리는 "이 동네의 80%가 에어비앤비"라며 "관광객들은 그리스 문화를 보고 싶어서 오기 때문에 여기 사는 그리스인들이 더 이상 없다면 관광객들도 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스는 다른 많은 지중해 국가과 비교해도 관광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22년 기준으로 관광객 수입이 국내총생산(GDP)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그리스 국민들은 가처분 소득의 40% 이상을 주택에 지출하는데, 이는 유럽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다. 게다가 34세 미만 그리스인 10명 중 7명이 여전히 부모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리스 관광업 협회(Association of Greek Tourist Enterprises)에 따르면 지난해 그리스에는 3340만 명의 관광객이 방문했다. 그 중에서 약 670만 명이 아테네의 엘레우테리오스 베니젤로스 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이같은 기록적인 관광객 유입으로 이들한테서 수익을 내려는 주택 소유자와 집주인의 수가 늘면서, 단기 휴가용 주택 임대 수가 10년도 안돼 500%나 급증했다.

아테네의 과잉 관광 문제와 이를 해결하려는 시도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지난해 이 도시는 미국 출판물 '포더스'가 집계한 여행금지 도시 목록에 추가된 바 있다. 이 잡지는 아테네가 다른 많은 역사적 도시와 마찬가지로 통제되지 않은 관광으로 인해 훼손되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아테네에서 발생한 낙서 사건과 주민 시위는 스페인에서 발생한 유사한 시위와 일치한다. 스페인에서도 현지인들이 시위를 통해 과도한 관광에 대한 반감과 좌절감을 드러낸 바 있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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