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배우 히잡 안씌워 징역형’ 이란 영화감독, 유럽으로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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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사진)가 조국을 탈출해 유럽으로 망명했다.
앞서 라술로프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히잡 없이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년 형에 태형·벌금형·재산몰수형을 함께 선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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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통치자에 “당신들을 역사에 묻길 기다리는 망명자 대열 합류”
여배우에게 히잡을 씌우지 않았다는 이유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란의 유명 영화감독 모하마드 라술로프(사진)가 조국을 탈출해 유럽으로 망명했다.
14일(현지 시간)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술로프 감독은 1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영상에서 탈출 사실을 알렸다. 눈 덮인 산봉우리를 담은 이 영상물에서 그는 “안전한 장소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이어 이란 통치자들을 향해 “당신들의 탄압과 만행 탓에 떠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이제 나는 당신들과 당신들의 탄압 기구를 깊은 역사 속으로 묻어버리기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이란 망명자 대열에 합류했다”고 했다.
그의 새 영화 ‘더 시드 오브 더 세이크리드 피그’는 이달 프랑스에서 열리는 제77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개봉한다. 하지만 라술로프 감독의 영화제 참석 여부는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라술로프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가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거나 히잡 없이 촬영한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8년 형에 태형·벌금형·재산몰수형을 함께 선고받았다. 라술로프 감독은 2020년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데어 이즈 노 이블’로 최고상인 황금곰상을 받았지만 이란 정부의 출국 금지 조치로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그에 대한 이란 정부의 탄압은 이뿐만이 아니다. 2010년 당국 허가 없이 영화를 촬영했다는 이유로 징역 6년 형을 선고받은 뒤 1년으로 감형받았고 2017년 뇌물 상납을 거부하다 박해당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집념의 남자’로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을 받았으나 여권을 몰수당했다.
2022년 7월에는 아바단 쇼핑몰 붕괴 사고에 대한 당국의 대응을 비판했다가 악명 높은 에윈 교도소에서 수감 생활을 했고 이후 건강이 악화해 지난해 2월 석방됐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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