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리마을에 가우디 ‘구엘공원’이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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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증평군 증평읍 죽리마을엔 귀농인의 집 7채가 있다.
박문수(68) 죽리마을 이장은 "체험 공간은 지난 1일부터 휴업 중이지만, 빈집 재활용과 깔끔한 마을 만들기를 배우려는 기관과 단체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증평군은 얼마 전부터 '죽리마을형 빈집 활용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지역 안 빈집 활용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빈집을 정비해 임대주택, 청년 주거공간, 도서관·마을회관·주민운동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조례에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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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이장 “방치되던 흉가, 수익공간으로”
충북 증평군 증평읍 죽리마을엔 귀농인의 집 7채가 있다. 서울·청주 등에서 온 예비 귀농·귀촌인 일곱 가족이 산다. 이곳에 귀농인의 집이 조성되기 시작한 건 2015년이다. 흉가에 가까운 빈집들이었다. 마을 주민들이 힘을 모았다. 빈집 15채를 허물거나 새로 단장했다.
빈집을 허물어낸 자리에 가장 먼저 만든 것은 ‘모두를 위한’ 공간이었다. 죽리 ‘구엘공원’(330㎡)이 그렇게 탄생했다. 스페인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가 바르셀로나에 만든 구엘공원의 축소판으로, 타일로 꾸민 벽면과 벤치 등이 가우디 작품과 판박이다. 고친 집들은 소시지와 떡갈비를 만드는 체험 공간으로 꾸몄다. 지난해 3939명이 찾아 6281만원, 올해 4월까지 970명이 방문해 1723만원의 수익을 냈다. 박문수(68) 죽리마을 이장은 “체험 공간은 지난 1일부터 휴업 중이지만, 빈집 재활용과 깔끔한 마을 만들기를 배우려는 기관과 단체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곳을 마을 가꾸기 우수 사례로 선정하기도 했다. 지난해 마을을 찾은 김영환 충북지사는 “여기가 농촌의 나아갈 길”이라고 극찬했다.
증평군의 성공에 충북의 이웃 지방자치단체들이 자극받았다. 옥천군은 최근 청성·청산면의 빈집을 새로 단장해 ‘학부모의 집’ 5채를 조성한 뒤 유치원생 및 초·중·고 자녀를 둔 귀농·귀촌인에게 임대했다. 집세는 월세 10만원으로 저렴하다. 청주시도 지역 안 빈집 활용을 위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증평군은 얼마 전부터 ‘죽리마을형 빈집 활용 시즌2’를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달 26일 ‘증평군 농촌 빈집 정비 지원 조례 전부 개정 조례안’을 입법 예고했다. 지역 안 빈집 활용도를 높이려는 취지로, 빈집을 정비해 임대주택, 청년 주거공간, 도서관·마을회관·주민운동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조례에 담았다. 박주현 증평군 주택팀장은 “지역에 빈집 200여동이 있는데 이를 정비해 주민 공유 공간, 농촌 재생 등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지난 연말을 기준으로 충북 지역에만 보은 461채, 옥천 441채, 청주 401채, 음성 340채 등 빈집 3179채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식품부도 농촌 빈집 실태조사에 나섰다. 농식품부는 14개 시·도, 63개 시·군·구와 50억원을 들여 농촌 빈집에 대한 공동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를 마치면 빈집 정보 플랫폼 ‘소규모·빈집 정보 알림이(e)’(binzib.reb.or.kr)에 공개하고, 민간에서 빈집 정보를 매매나 임대에 사용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하는 ‘빈집 은행’도 구축할 참이다.
2022년 기준으로 전국 농촌 빈집은 6만6024채에 이른다. 이와 관련해 농식품부는 취약 지역 생활여건 개조(1050억원), 농촌 유휴시설 활용 지역 활성화(29억원), 농촌 공간 정비(680억원) 관련 예산을 빈집 철거·활용에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st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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